고종석 저, <고종석의 문장>. 읽고 있는 책이 두 권 있어서 이 책을 나중에 읽으려 했다. 그저 맛만 보려고 책을 펼쳤는데 읽다 보니 손에서 놓지 않게 돼 계속 읽게 되었다. 웃게 만드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도 아닌데 이 책 참 재밌다. 흡인력이 있다. 이틀을 읽었더니 어느새 300쪽이 넘어 버렸다. 읽은 것 중 ‘가장 아름다운 우리말 열 개’에 대한 글이 있다. 흥미로워 소개한다.

 

 

‘가장 아름다운 우리말 열 개’를 뽑아 보는 것.  

 

 

‘가장 아름다운 우리말 열 개’를 고종석 저자는 어떻게 뽑았을까?

 

 

 

 

저도 예전에 <가장 아름다운 우리말 열 개>라는 글에서 제가 좋아하는 한국어 단어 열 개를 꼽아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 고른 낱말 열 개는 ‘가시내’ ‘서리서리’ ‘그리움’ ‘저절로’ ‘설레다’ ‘짠하다’ ‘아내’ ‘가을’ ‘넋’ ‘그윽하다’였습니다. 좋아하는 말이 있으면 글을 쓸 때 그 말을 더 자주 쓰게 됩니다.

 

- 고종석 저, <고종석의 문장>, 305쪽.

 

 

 

 

 

‘가장 아름다운 우리말 열 개’를 김수영 시인은 어떻게 뽑았을까?

 

 

 

 

김수영이라는 시인 다 아시지요? <풀>이나 <사랑의 변주곡>같은 시로 유명한 분입니다. 김수영 선생도 생전에 <가장 아름다운 우리말 열 개>라는 산문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그 양반이 꼽은 낱말 열 개가 뭐냐 하면, ‘마수걸이’ ‘에누리’ ‘색주가’ ‘은근짜’ ‘군것질’ ‘총채’ ‘글방’ ‘서산대’ ‘벼룻돌’ ‘부싯돌’이었습니다.

 

- 고종석 저, <고종석의 문장>, 307~308쪽.

 

 

 

 

나도 뽑아 봤다. 나는 두 낱말 이상이 모인 것도 포함하였다.

 

 

‘가장 아름다운 우리말 열 개’를 내가 뽑은 것.

 

 

‘해 질 무렵’ ‘쏜 살 같이’ ‘비 오는 풍경’ ‘저녁 산책’ ‘가을비’ ‘우산 속’ ‘가로수’ ‘허수아비’ ‘예술가’ ‘우리들의 젊은 날’

 

 

이런 것도 덧붙이고 싶다.

 

 

‘눈부신 아침’

‘숲 속의 빈 터’

‘한여름 밤의 꿈’

‘새벽이슬이 맺힌 나뭇잎’

‘일요일 낮의 평화로운 동네’

‘등이 휠 것 같은 삶의 무게’(이건 어느 노래 가사에 있다.)

 

 

가장 맘에 드는 것은 ‘해 질 무렵’

 

 

여러분도 뽑아 보시길...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루쉰P 2014-08-02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장 아름다운 우리 말이라 ㅋ 한번도 생각을 못 한 거 같아요 게다가 써 볼려고 해도 도무지 생각이 안 나네요 아하하
이런 빈곤한 우리 말 실력 ㅡ..ㅡ
저는 뭐 반항하다 저항하다 이런 류 인데 왠지 우리 말이 아닌 듯한 이 느낌...
단어라는 게 쓸려고 하면 생각이 잘 안나요 ㅎ 표현이 빈곤해 지는 것도 단어가 생각이 안 나는 거 같아요
날씨가 폭염이에요 불 태우는 태양 아래에서 도서관 가는 길에 댓글 남깁니다 후후

페크pek0501 2014-08-02 15:16   좋아요 0 | URL
이 무더운 여름 어떻게 지내시나요?
으음~ 님 나름대로 피서법을 찾으신 듯합니다. 도서관에 가는 것...
도서관은 에어컨으로 시원하겠지요.
어제와 오늘 무지 덥네요. 마지막으로 찌는 듯한 더위가 아닐까 해요.
7일이면 벌써 입추와 말복이랍니다. 6월부터 더위로 고생한 우리에게 앞으로 남은 며칠이 마지막 관문인 셈... 힘내자고요...
곧 나가봐야 하는데 끔찍하군요. 해가 진 다음에 도서관에서 나오시길...
반가웠어요. ^^

루쉰P 2014-08-02 21:37   좋아요 0 | URL
예 지금 해가 졌는 데도 나가지 않고 있어요 ㅎ 에어컨을 떠나 아스팔트 길을 가려니 두려움이 앞서네요. 하하하하
오~~마지막 관문이군요. 얼른 폭염이 가면 좋겠어요. 땀에 쩔어 길을 다니니 정말 힘들더군요. ㅋ 오늘도 즐겁게 마무리 하세요 ㅋ

페크pek0501 2014-08-03 14:29   좋아요 0 | URL
폭염을 견딘 사람들에게 어제 비 선물이 내려졌어요. ^^

잘잘라 2014-08-02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지금 생각나는대로,
‘봄, 여름, 가을, 겨울, 나무, 구름, 바람, 들판, 곡식, 친구’예요.
봄만 빼고 다 두 글자라니 너무 즉흥적이네요.
음.. 가시내, 은근짜, 쏜 살 같이 같은 그런 말을 한 번 더 찾아봐야겠습니다.

늘 재미있는 숙제를 내주시는 페크님.. ㅎㅎ

페크pek0501 2014-08-02 15:19   좋아요 0 | URL
봄 여름 가을 겨울... 참 예쁜 낱말이라는 걸 지금 알았어요.
은근짜에 대한 뜻 풀이가 책에 나와 있는데 의외예요. 찾아보세요...
남들과 반대의 생각을 가진 이들이 바로 작가들이라는 걸 확인하게 됩니다.

재미있는 숙제로 여기시니 감사합니다.
입추와 말복이 코 앞이니 이 더위 잘 이겨냅시다. 반가운 메리포핀스 님!!!!!!!!!!!

잘잘라 2014-08-03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근짜, '은근히 ~하다' 할 때 '은근하다'라는
말과 관련이 있는 말이겠거니 했어요. 찾아보니 아이고.. -.-;;
아무튼 은근히 비는 내리는데 은근히 잠은 안 오고,
아무리 그래도 은근히 날이 밝아 오리라 믿고,
은근히 숙제를 즐기는 1인이랍다!

페크pek0501 2014-08-03 14:30   좋아요 0 | URL
저는 은근히 님을 좋아하는 1인이지요. ^^

노이에자이트 2014-08-11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건전한 남녀관계에 대한 우리말 중 재밌는 게 많지요.논다니,샛서방, 시앗,되모시 등 등이 그것입니다.특히 되모시라는 단어를 알고 얼마나 웃었던지...그래서 제가 종종 시간 보내기 위해 국어사전 아무 데나 펼쳐 읽는 괴벽이 생긴 지 꽤 된답니다.

페크pek0501 2014-08-13 11:47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이혼하고 처녀 행세를 하고 있는 여자가 되모시이군요.
처음 알았어요. 멋진 말이군요. 유부녀가 처녀 행세를 하기도 하는데...

국어사전을 펼쳐 있는 괴벽은 없애지 마시고 계속 갖고 사시길...
그래서 님이 글을 잘 쓰는 거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