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다 미리’라는 작가를 좋아한다.
오사카에서 1969년에 출생. 수필가이자 만화가인 여성 작가다.
만약에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가 있는데,
동료 사원이 그 남자와 결혼한다는 소식을 전해 온다면
우리는 어떻게 반응할까.
마스다 미리 저,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에서는 이런 반응이 나온다.
(나카다 매니저(남)를 좋아하는 모리모토(여)는 이와이(여)로부터 그와 결혼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괄호 안의 글은 모리모토가 마음속으로 하는 생각을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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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이 : 저기, 사실은 할 얘기가 있어. 아직 이른 얘기지만, 결혼하기로 했어.
모리모토 : 오~
이와이 : 그래서 일은 그만 두려고.
모리모토 : 계속 하지 왜~
이와이 : 나도 계속하고 싶은데, 있잖아, 저기, 나카다 매니저와 결혼해.
모리모토 : 뭣? 너무해~ 정말 전혀 몰랐어!! 축하해~ (힘내~) 언제부터 사귄 거야? (슬퍼하는 건 집에 돌아가서부터.)
이와이 : 모리모토 씨는 동료사원이기도 하고, 가장 먼저 알려주고 싶어서.
- 마스다 미리 저,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 88쪽~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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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좋아하는 사람과 결혼한다는 동료 사원에게 겉으로는 축하한다고 말하면서
마음속으로는 (힘내~) (슬퍼하는 건 집에 돌아가서부터.) 라고 생각하는 게 재밌잖아.
아, 이렇게 '인간의 솔직함'을 쓸 줄 아는 마스다 미리 작가를 나는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뒤 모리모토는 혼자서 이런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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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미인이었다면 나카다 매니저와 나, 사귀고 있었을까.
이와이는 얼굴만 조금 예쁠 뿐이잖아.
1년 전부터 (둘이) 사귀고 있었구나...
모두에게 비밀로 하면서, 얼마나 스릴 있고 재미있었을까.
나쁜 인간들!!
그런 여자, 어디가 좋다는 거야?
(책상에 엎드린 슬픈 모습으로) 나카다 매니저, 왜~~
- 마스다 미리 저,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 90쪽~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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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에 엎드려서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의 이름을 부르며,
“나카다 매니저, 왜~ 왜~ 왜~ 내가 아니고 그 여자야 왜~ ”
이렇게 쓰는 작가가 나는 좋다.
몇 년 전, 책을 냈다는 지인이 있었다. 그 말을 들으며 나는 이랬다.
“책 낸 걸 축하해요. 많이 팔리길 기도할게요.”
(그리고 마음속으로 내가 나 자신에게 이런 말을 했다.)
‘내 목소리가 작아지고 있어. 기죽지 말자.’
크하하하하하~~~
마스다 미리 작가의 만화로 내가 읽은 건 세 권이다.
이 중에서 내가 재밌게 읽은 순서대로 배열한다.
(세 번째 책은 나머지 두 권에 비해 약하다.)
[세트] 치에코 씨의 소소한 행복 1 + 2014 알라딘 머그컵 (black)
마스다 미리 (지은이) | 조은하 (옮긴이) | 애니북스 | 2013-12-20
이 책을 찜했다. 꼭 컵 때문이 아니고.
<주의 사항>...................................
만화에 큰 기대를 해선 안 된다.
가볍게 읽을거리의 책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