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드 몽테뉴, <에세 1>


그러니 누구나 수긍하는 견해로, 아이를 부모의 무릎 위에서 키우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가장 현명한 부모조차 자연적인 애정 때문에 물러지고 느슨해지니까요. 그래서 아이가 잘못을 저질러도 벌할 수가 없습니다. 또 아이는 거칠고 과감하게 키워야 하는데 그것을 두고 보질 못합니다. 부모들은 자식이 운동을 한 뒤 땀 흘리며 먼지를 뒤집어쓰고 돌아오는 것을 견디지 못합니다.

 – 몽테뉴, 「에세 1」, 284쪽. 


더운 것을 마셔도, 찬 것을 마셔도, 다루기 힘든 말을 타도, 거친 검술 선생에 맞서 검을 쥐고 있는 것도, 생전 처음 화승총을 든 것도 차마 보지 못합니다.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으니, 자식을 남자다운 남자로 만들려면 어렸을 때부터 봐줘서는 안 되고 의학이 명하는 규칙도 종종 어겨야 합니다.

- 같은 책, 285쪽.


⇨ 아이가 잘못을 저질러도 벌하지 않고 자녀를 과잉보호하는 부모들이 있다. 그런 부모들은 자녀가 응석받이로 자라나 성인이 되어 직장 생활을 하게 될 때 잘 적응할 수 있을지를 따져 보아야 한다. 자식을 귀하게 여길수록 매를 들어야 하는 것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결국 아이에게 해롭기 때문이다. 


그를 야외에서, 불안 속에 살게 하라.

호라티우스

- 같은 책, 285쪽. 


⇨ 몽테뉴(1533~1592년)는 자식을 키울 때 거칠고 과감하게 키우라면서 ‘불안 속에 살게 하라’는 호라티우스의 말을 인용한다. 불안 속에 살게 해야 불안을 극복할 힘이 생기기 때문이리라. 세상살이가 고달플 때를 대비해 강한 정신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리라.  


몽테뉴의 글을 읽으니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며칠 전의 사건이 떠오른다. 그 사건은 방송을 통해 알려졌다. 「한 남성이 치과에서 충치 치료를 받고 20만 원을 결제했는데, 이 남성의 어머니가 "어떻게 보호자의 동의도 없이 그냥 치료하느냐"며 치과에 환불을 요구한 일이 있었습니다. 보호자의 동의가 필요했던 이 남성, 다 큰 23살 아들이었습니다. (중략) 이 남성의 어머니가 치과에 전화해서 "우리 아이가 뭘 안다고 보호자 허락 없이 그냥 치료하냐?"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에게 과잉진료, 과잉청구한 거 아니냐?" "내가 환불받으러 갈테니 기다려라"라고 화를 냈다는 거죠.」(YTN, 2024.08.28.) 이후 어머니는 보건소에 신고했고, 치과에서는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한다.   


아들이 23살이면 성인인데 아직도 부모가 애 취급을 한다면 도대체 아들이 몇 살이 되어야 애 취급을 하지 않을 것인지 궁금하다. 그렇게 부모의 보호 아래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라난 아들이 군대에 가면 군대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또 앞으로 이 험난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대학생인 자녀의 수강 신청을 대신해 준 학부모의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부모의 지나친 과애가 자식의 인생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지 않던가. 자녀들이 인생을 잘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부모는 옆에서 돕는 정도에 그쳐야 바람직할 것이다.  


이런 까닭에 신체가 아직 유연할 때 모든 방식과 관습에 적응시켜야 하는 것이지요. 인간이 욕망과 의지를 통제할 수 있는 이상, 젊은이를 과감하게 단련시켜 어느 나라 어느 사회에서나 잘 적응하고, 필요할 땐 무절제와 과도함까지도 견딜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의 젊은이가 시속(時俗)에 걸맞게 처신하게 하십시오.

- 같은 책, 308~309쪽.




그것을 알기만 하는 자보다 행하는 자가 이 가르침을 더 잘 이용하는 것입니다.

- 같은 책, 310쪽.


우리의 아이는 배운 것을 읊조리기보다는 몸으로 행해야 합니다. 배운 것을 행동으로 복습해야 합니다.

- 같은 책, 311쪽.


⇨ 알기만 하고 아는 대로 행하지 않으면 아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한 예로 양보와 배려를 미덕으로 알고 있으면서 폭력을 행사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학교 폭력에 시달리다 학교를 중퇴하는 경우도 있다. 어른도 마찬가지다 음주 운전을 하면 안 된다고 알고 있으면서 음주 운전을 한다면 아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자기가 받은 교육을 자랑거리가 아니라 자기 삶의 규율로 삼는 사람, 자기 자신에게 복종할 줄 알고, 자신의 원칙에 충실한 사람”(키케로)인지 봐야 합니다. 우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대로 보여 주는 진정한 거울은 우리 삶의 모습입니다.

- 같은 책, 3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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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 발췌와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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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4-09-03 19: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별마당 도서관이군요. 사진으로는 여러번 봤는데, 한번도 가보지는 못했어요.
코엑스 공간이 크니까 책도 많을 것 같고, 좋을 것 같습니다.
더운 날씨 많이 지나갔다고 생각했는데, 오후는 여전히 덥네요.
잘 읽었습니다. 페크님,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4-09-04 22:04   좋아요 4 | URL
별마당 도서관, 굉장해 보였어요.규모가 크더라고요. 다음에 또 사진 올릴게요. 그게 더 멋진데 별마당 도서관, 이란 글자가 없는 사진이라 위의 사진을 먼저 올렸어요. 저는 코엑스 안 가고 수원에 있는 스타필드에 갔고 그 안에 별마당 도서관이 있더라고요. 스타필드가 곳곳에 많이 생겼는데 쇼핑하다 보면 탁 트인 공간이 매우 넓어서 많이 걷게 되어요. 이젠 뭐든 대형을 선호하는 것 같아요. 편안한 맘으로 늦여름을 즐기십시오.^^

서니데이 2024-09-04 22:55   좋아요 4 | URL
수원의 스타필드에도 별마당 도서관이 있었네요. 사진만 보아도 좋으니까 다음에 또 사진 보여주세요.
페크님,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4-09-05 11:42   좋아요 4 | URL
예, 다음에 또 사진 올릴게요. 부족한 글을 사진으로 카바해 보겠다는 마음이 깔려 있는 거죠. 우하하~~~
오늘은 날시가 흐려 햇볕이 뜨겁지 않으니 늦여름 같이 느껴집니다. 서니데이 님도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stella.K 2024-09-03 19: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충격이네요. 보호자의 동의...? 우리나라 부모의 수준이 설마 그 정도는 아니겠죠?
인요한 씨 아시죠? 언더우드 3센가 하시는 분.
그분은 어렸을 때 아버지가 자기를 혁대로 때렸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좀 놀랐습니다. 그렇게 고상한 가문의 사람도 맞을 땐 무섭게 맞앗구나.
요즘엔 학생들이 학교에서 책상에 엎드려 자도 선생님이 제제를 못한다고 하더군요.
학생 인권 때문에. 그게 무슨 학생 인권이라는 건지 원.
저 초등학교 때 같은 반 남자 아이 어머니 학교에 오셔서 담임 선생님이 자기 아들래미 때려 달라고
부탁하던 게 아직도 잊히지 않고 있어요. 울나라 사람들 하는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되는데
그런 부모가 과연 이 시대에 있을까 싶기도 하네요.

저도 몇년 전 별마당 도서관 간 적있는데 아직도 건재한가 봅니다.^^

페크pek0501 2024-09-04 22:10   좋아요 3 | URL
요즘 부모들 과잉보호가 심한 경우 많아요. 우리 아이 보내겠다고 미용실에 전화 와서 나중에 보면 그 아이가 수염이 난 성인이라잖아요. 학교 선생님이 때리면, 학부모가 찾아와 나도 안 때리고 키운 애를 당신이 뭔데 때리느냐고 한다고 하잖아요. 혁대로 때리는 건 좀 안 좋겠네요.ㅋ 옛날 학부모님들은 선생님 앞에서 예의를 갖추고 깍듯이 대했지요. 쇼핑 하실 일 있으면 스타필드, 한 번 가 보시길 추천합니다. 저도 우리 애들 따라갔어요. 인터넷으로 스타필드로 검색하면 여러 군데 나옵니다. 그렇게 넓은 쇼핑몰은 처음 봅니다. 운동장급이에요.^^

꼬마요정 2024-09-03 20: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별마당 도서관 여전하군요. 예전에 한 번 가봤는데 정말 멋지다 생각했어요. 이런 곳들이 계속 살아남으면 좋겠습니다.^^

몇 년 전에 제가 일하던 사무실에도 이런 일이 있었어요. 실수가 잦은 직원이 있었는데 일과 관련해서 문책하니까 직원 아버지가 직접 와서 난리 치다 갔죠. 결국 그만뒀는데 다 아버지가 처리해줬어요. 당황스러웠답니다. 그 직원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요...

페크pek0501 2024-09-04 22:15   좋아요 3 | URL
멋져서 저도 사진으로 남겼어요.
그런 아버지가 계셨군요. 요즘 아이들을 하나 둘만 키우다 보니 공주님, 왕자님으로 키워 문제인 것 같아요. 과잉보호 속에서 자라서 그들이 어른답게 살 수 있을지 의문이에요. 다른 한쪽에선 자녀에 대한 무관심 내지는 아동 학대가 있고... 꼬마요정 님, 오랜만의 방문이네요. 반갑습니당~~ 잘 지내십시오..^^

희선 2024-09-05 01: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무살 넘었는데 부모 동의를 받고 치과 치료를 받아야 하다니... 수술이라도 하는 거면 동의 받아야겠지만... 예전에도 자식을 과잉보호하는 사람이 있었겠지만, 시간이 흐르고 더 많아진 것 같기도 합니다 지금은 아이를 밖에서 놀게 하지 않기도 하고 어릴 때부터 학교에 데려다주고 데리고 오는 사람도 많다고 하더군요 안전이 걱정돼서 그런 거겠지만... 어느 정도는 자식을 그냥 놔두기도 해야 할 텐데 말이에요


희선

페크pek0501 2024-09-05 11:41   좋아요 2 | URL
요즘 아이들이 똑똑하긴 해도 성숙하지 못한 게 부모들의 지나친 관심 때문인 듯해요. 자립심을 키워 주고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데 말이죠. 저렇게 어머니가 이의를 제기하고 만약 돈을 찾아온다면 그 아들은 혼자 판단해서 하는 일을 주저하게 되고 점점 자신감을 잃게 되지요. 그런 부모의 행동이 자식을 바보가 되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란 걸 인지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저를 포함해 모든 부모들이 중심을 잘 잡아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