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오는 날에...
“이웃에 사는 60대 여인은 다 완벽해 보였어요. 멋진 정원이 있는 저택에서 살았고 남편은 애처가였고 자식들은 의사였어요. 식구 중 아무도 그녀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는 것 같았어요. 완벽히 행복한 상태가 이런 거구나 싶었죠. 그렇다면 내가 평소 믿고 있던 ’불행 총량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걸 인정해야 했죠. 이 법칙에 따르면 평생 감당하는 불행의 총량이 누구나 같아야 하니까요. 예를 들면 재산이 많아 돈 걱정이 없으면 건강이 좋지 않다거나 자식들이 속을 썩인다거나 해야 불행의 총량이 같아진다는 말이에요.”
K씨는 말을 계속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녀와 얘기를 나누던 중 깜짝 놀랄 만한 일을 발견했죠. 그녀는 어린 시절에 가정 환경이 불우했으며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어요. 게다가 요즘은 갱년기로 인한 증상인지 불면증이 있는 데다 잠이 들면 악몽에 시달릴 때가 많다고 하더군요. 어릴 때 집에 화재가 나서 그녀의 다리가 화상을 입었는데 그때 일을 자꾸 꿈으로 꾼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녀도 자기 나름대로 고통을 견디는 시간이 있다는 것이니 그녀도 ’불행 총량의 법칙‘과 무관하지 않았던 거지요.”
자기 눈에 부러울 만큼 온갖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고 행복해 보이기까지 하는 자가 있다고 해서 그에게 어떤 시련도 없다고 여기지 말지어다. 자신의 착각일 가능성이 크다. 지금 행복한 사람은 예전에 불행을 겪었을지 모르고 또는 미래에 불행을 겪을지 모른다. 그의 인생은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부자들은 더 부자가 되는 세상이 되었다고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생각을 하지 말지어다. 그런 생각은 남을 탓하고 삶의 의욕을 잃게 만들 수 있으니….
일이 잘 안 풀릴 때 내가 하는 생각이 있다. ’아직 인생이 끝난 게 아니야. 인생은 끝나봐야 아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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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고 싶은 메시지가 있어서 허구가 조금 가미된 이야기를 썼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