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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뜰 - 포토 에세이
김살로메 지음 / 문학의문학 / 2020년 11월
평점 :
‘포토 에세이’라는 부제가 달린 책이다. 에세이에 칼럼과 수필이 포함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에세이를 읽다 보면 어떤 글은 칼럼으로 읽히고 어떤 글은 수필로 읽히는데 이 책에 담긴 글들은 나에게 대부분 수필로 읽혔다.
칼럼과 수필을 구분하기 위해 예를 들어 본다.
『어떤 대상이나 현안이 이상하게 보이는 것 이상으로 스스로도 타자에게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겠습니다.』(249쪽) 이는 수필로 읽힌다. 잊지 않겠다, 라고 다짐하고 있다.
(어떤 대상이나 현안이 이상하게 보이는 것 이상으로 스스로도 타자에게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지 않아야 합니다.)라고 쓰면 칼럼으로 읽힌다. 이는 독자들에게 주는 메시지임을 알 수 있다. 이것이 내가 수필과 칼럼을 구분하는 방법 중 하나다.
사실 칼럼과 수필을 구분하기가 모호한 경우가 있다. 마치 길게 쓴 시를 산문시라고 해서 ‘시’로 볼 수도 있고 ‘산문’으로 볼 수도 있는 것처럼 말이다. 에세이를 쓸 때 칼럼과 수필을 꼭 구분해서 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칼럼으로 써야 적합한 글이 있고 수필로 써야 적합한 글이 있을 뿐이다.
이 책을 읽은 독자로서 저자에 대해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마땅히 글을 써야 하는 사람’이라고 하겠다. 작가 이외의 직업을 가질 수 없을 것 같아서다. 그만큼 그의 글은 문학적이고 사색적일 뿐 아니라 운동으로 키운 근육처럼 탄탄하다.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문장력이 아닌 것이다.
<엄마의 뜰>은 신변잡기의 열거에 그치는 에세이집이 아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깊은 성찰과 삶에서 건져 올린 지혜를 만날 수 있는 있는 책이다.
몸이 아팠다는 글이 내 눈에 유표히 띄었다. 앞으로 오래 글을 쓰기 위해서라도 건강을 챙기면서 글을 쓰길 저자에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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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사항 :
알라디너인 다크아이즈 님의 책이다. 일독의 가치가 있는 책이다.
(41쪽) 돌이켜보면 아부지 때문에 한겨울인 청춘이었지만 끝내 아부지 덕에 물오른 봄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평생 글 쓰는 데서 자유롭지 못할 숙명은 당신이 준 고귀한 선물이었습니다. 애증의 저울추를 번갈아가며 기울게 했던 아부지는 제게 결핍인 동시에 충만이었습니다.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궁색과 잔소리의 향연인 당신의 방식은 한 가계를 책임져야 했던 병약한 부성의 다른 이름이었다는 것을.
(130쪽) 누구에게나 양면성은 있습니다. 자신을 알아봐 주는 사람에게 끌리는 것도 당연하구요. 나를 인정해주고 존중해주면 나도 더한 깊이로 상대를 공감하고 배려하게 되지요. 그런 의미에서 ‘사심 없다’는 말이야말로 가장 사심 있는 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심 없는 절대적 관계가 있다면 페르소나로 자신을 연출할 필요조차 없겠지요. 온 지구촌에 그런 세계가 있다면 일상의 행복지수는 한결같은 높이를 지향하겠지요. 하지만 삶은 그런 높은 차원으로 구조화되고 승화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에요. 그저 인간적인 정서와 반응들로 가득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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