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들춰 보게 한다.

범독하지 않고 정독하게 한다.

읽는 이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어디까지 깊이 파는지, 어느 곳까지 나를 이르게 하는지 알고 싶어

나는 읽는다.

  

 

 


자선에 대하여 :
...............
자선은 되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므로, 그 안에 이미 상대방의 명예에 대한 평가절하가 들어 있다. 다른 말로 하면, 자선을 베푸는 사람과 받는 사람은 동등한 위치에서 관계를 맺을 수 없다.(172쪽)
- 김현경, <사람, 장소, 환대>에서.
...............

 

 

 

 


걸인에 대하여 :
...............
사람들이 걸인에게 돈을 줄 때 눈길을 피하는 이유를 이런 각도에서 생각해보아도 좋을 것이다. 걸인에 대한 이 같은 ‘비인격 취급’은 상호 작용 의례의 위반이라고 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걸인을 도우려고 하는 이상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걸인에게 말을 거는 순간, 당신은 더 이상 그에게 돈을 줄 수 없게 된다. (...)

사실 걸인에게 예의 바르게 적선을 하는 방법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걸인으로서는 거기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굴욕이기 때문이다. 그를 그 자리에 버려둠으로써 사회는 이미 그를 모욕하고 있다.(173~174쪽)
- 김현경, <사람, 장소, 환대>에서.
...............

 

 

 

 


 

 

 

 

 

 

 

 

 

 

 

 

 

 

 

자선은 되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므로, 그 안에 이미 상대방의 명예에 대한 평가절하가 들어 있다. 다른 말로 하면, 자선을 베푸는 사람과 받는 사람은 동등한 위치에서 관계를 맺을 수 없다.(172쪽)

사람들이 걸인에게 돈을 줄 때 눈길을 피하는 이유를 이런 각도에서 생각해보아도 좋을 것이다. 걸인에 대한 이 같은 ‘비인격 취급’은 상호 작용 의례의 위반이라고 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걸인을 도우려고 하는 이상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걸인에게 말을 거는 순간, 당신은 더 이상 그에게 돈을 줄 수 없게 된다. (...)
사실 걸인에게 예의 바르게 적선을 하는 방법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걸인으로서는 거기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굴욕이기 때문이다. 그를 그 자리에 버려둠으로써 사회는 이미 그를 모욕하고 있다.(173~1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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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0-10-24 16: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두 가지는 이어진 글이 일부인 것 같은데요.
잘 아는 내용 아닌 것 같아서 짧은 글 한 번 더 읽어보았습니다.
주말이 되니 날씨가 차갑습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페크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10-25 11:35   좋아요 1 | URL
예. 아무래도 같은 5장 안에 있는 글이라서요.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글이라 신선하다고 느끼며 읽고 있어요.
어떤 책에서 저 비슷한 내용을 읽긴 했는데 잠깐 언급한 책이었던 것과 달리
이 책은 집요하게 파고들어 흥미롭습니다.

날씨가 추워져 오늘 저녁부터 난방을 켜야 하나, 하고 있어요. 서니데이 님도 감기 조심, 독감 조심, 코로나19 조심...하세요. 좋은 휴일을 보내시고요. ^^

2020-10-24 2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25 1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0-10-26 0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누군가를 도우려 할 때 돕는 사람이 모를 때가 많지 않나 싶어요 알고 도움을 주는 사람도 있겠지만, 거의 모르겠지요 그저 자신이 내는 돈이 잘 쓰이기를 바라지 않을까 싶네요 돈을 아주 많이 내는 사람은 좀 다를지... 그걸 드러내는 사람도 있군요 그렇게라도 자신이 사회에서 얻은 걸 다른 사람한테 돌려주는 거 좋지 않나 싶어요 이런 것과 좀 다른 생각일지도 모르겠네요


희선

페크pek0501 2020-10-28 11:26   좋아요 0 | URL
누군가를 도우려 할 때 그 수혜자는 몰라야 될 것 같아요. 그래야 서로 맘이 편할 듯해요.
자선에 대해 긍정적인 면을 생각하느라 부정적인 면은 생각하기 어려운데 이 책은 그것의 부정적인 면도 날카롭게 파헤칩니다.

희선 님. 오후부터 미세먼지가 없어진다고 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2020-10-26 11: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28 1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0-10-26 18: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로필 사진이 다시 이전으로 복원되었네요. 작가님의 프로필 사진도 멋있었는데.
이 사진은 잘 아는 이미지라서 금방 눈에 들어오는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페크님,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10-28 11:31   좋아요 1 | URL
하하~~ 좀 새롭게 단장하고 싶었는데 예전것만 못해서 다시 원상태로 했어요.
사용한 지 오래된 이미지라서 친숙할 거예요. 저도 편하고요.

서니데이 님도 감기에 걸리기 없기, 입니당~~
좋은 하루 보내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