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이 수필 현상 공모에 당선되어 백만 원의 상금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폰 문자로 전해 온 그의 당선 소식에 기뻐서 나도 모르게 입이 벌어졌다. 내 진심을 담아 축하하고 싶어 전화 통화를 하고 싶었으나 그가 집밖에 있다고 하여 문자로만 축하를 해 주었다. 내 일처럼 기뻤다. 그리고 다음 순간 부러웠다. 시기심은 나지 않았다.

 

 

  시기심과 부러움은 다르다. 어떻게 다른가 하고 생각해 보니 이런 건 같다. 시기심은 그가 글이 당선되지 않고 내가 당선되고 싶은 마음이다. 반면에 부러움은 그도 당선되고 나도 당선되고 싶은 마음이다.

 

 

  시기심의 있음과 없음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 시기심이 났다는 건 내가 상금을 타는 행운을 얻지 못한다면 그에게도 그런 행운이 없길 바란다는 것이다. 반면에 시기심이 나지 않았다는 건 내가 상금을 타는 행운을 얻지 못하더라도 그에게는 그런 행운이 있길 바란다는 것이다.


  
  내 주위에 있는 문우 중 누군가가 글을 잘 써서 좋은 성과를 얻은 소식을 들을 때면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그에게 즐거운 일이 있어 나도 즐겁다는 것 외에 또 다른 이유가 있어서다. 글쓰기를 하면서 ‘하늘의 별따기’ 같이 어려운 작업을 하는 걸로 느껴질 때가 많은데, ‘하늘의 별따기’가 아님을 그가 확인시켜 줘서 내게 활력을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문우들이여, 글로 성공하시오. 내가 배 아파하지 않을 터이니.’

 

 

 

 

 

 

 

 

 

 

 

기억하고 싶은 글.....................................

 

 

 

 

 

 

 

 

 

 

 

 

 

 

 


『할머니는 내게 성서를 한 권 주셨는데, 표지 안쪽 여백에 당신이 좋아하셨던 성구들이 적혀 있었다. 그중에는 “다수를 따라 악을 행하지 말지어다”란 구절도 있었다. 할머니가 이 구절을 강조하신 덕분에 훗날 나는 소수에 속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었다.』(28쪽)
- 버트런드 러셀, <인생은 뜨겁게>에서.

 

 

 

 

 

 

 

 

 

 

 

 

 

 

 

 

 

 


『우연에 기대어, 예기치 않은 접속으로, 인연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삶의 많은 부분들이 의지나 계획보다 우발적 충동적으로 선택되고 집행된다. (...) 인생이 살아볼 만한 것은 예정된 운명이 아닌 우연과 돌발성 때문일지 모른다. 그 돌발성마저 누군가 정교하게 연출해둔 것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128쪽)
- 최민자, <손바닥 수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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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9 16: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3-19 19: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20-03-19 16: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크님도 분명 좋은 소식이 들려오는 날이 올 거예요. ^^

페크(pek0501) 2020-03-19 19:07   좋아요 0 | URL
무슨 그런 말쌈을... ㅋ
글을 잘못 써서 망신이나 안 당하면 다행이올시다.
cyrus 님처럼 책을 많이 읽고 꾸준히 쓰시는 분이 결국 승리자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꾸준함이란 무기를 갖추는 걸로... ㅋ
좋은 저녁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stella.K 2020-03-19 18: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상금이 100만원 밖에 안 되어요? 좀 짠 것 같습니다.ㅋ;;

페크(pek0501) 2020-03-19 19:10   좋아요 1 | URL
수필 한 편에 백 만원이면 과하지요. 장편 소설도 아니고요. ㅋㅋ
게다가 거기가 잡지라서 제 생각으론 앞으로 원고 청탁을 받는 특혜가 주어질 것 같더군요. 자연 원고료 받는 재미가 있겠지요.

드라마나 시나리오 공모가 많던데 그런 건 몇 천만 원 주더군요.
그런 재능이 있는 사람들은 좋겠어요.

바람 부는 저녁이네요. 코로나가 있음에도... 좋은 저녁을 보내자고요.
댓글, 감사합니다.

stella.K 2020-03-19 19:44   좋아요 0 | URL
근데 저 러셀 할아버지 조금 잘 생긴 것 같아요.ㅋㅋ

페크(pek0501) 2020-03-20 13:57   좋아요 1 | URL
그렇네요. 러셀, 하면 뚱뚱한 사람이 그려지는데 홀쭉한 것 같고요.
가장 놀란 외양은 톨스토이였답니다. 수염과 머리카락이 지저분해서
어디 지성인으로 느껴져야 말이죠.

코로나로 만족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는 우리지만 그럼에도
스텔라 님께 오늘 좋은 하루를 선사합니다.^^

stella.K 2020-03-20 18:41   좋아요 0 | URL
ㅎㅎㅎ 톨스토이. 맞아요!
언니도 웃길 줄 아시네요.ㅋㅋㅋㅋㅋ
죄송요.ㅋ

페크(pek0501) 2020-03-22 23:41   좋아요 0 | URL
죄송하긴요. 별 말씀을 하하~~ (뭐, 우리 사이에~~ㅋㅋ)
웃기는 걸 제가 좋아하죠.

희선 2020-03-20 02: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함께 기뻐할 일이 생겨서 기분 좋으셨겠습니다 페크 님과 기쁨을 나누고 싶어서 페크 님한테 연락했겠군요 남한테 좋은 일이 일어난 걸 시기하기보다 자신도 뭔가 해 볼까 하는 마음을 가지는 게 좋겠지요 저는 해도 안 될 거야 하면서 안 할 것 같지만... 그것도 있고 잘 못해서...


희선

페크(pek0501) 2020-03-20 13:55   좋아요 2 | URL
저는 문우들의 좋은 소식이 반갑더라고요. 얼마나 글쓰기로 많은 시간을 보냈는지 잘 아니까요.
삶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고 언제나 반전이 있기에 살 만한 것 같아요. 뜻밖의 사건이 일어나기도 하고 성공할 것 같지 않은 이가 성공을 하고... 또는 예기치 않은 행운을 거머쥐기도 하고... ㅋ

우리도 삶의 반전을 기대하며 살아보면 어떨까요?ㅋ

반가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