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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트르는 전쟁을 인생의 외부에서 닥쳐온 사건으로 여기는 것을 잘못이라 보았다. 전쟁은 ‘나의’ 전쟁이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나’는 반전 운동에 몸을 던지거나 병역을 거부하고 도망칠 수도 있었고, 아니면 자살함으로써 전쟁에 항의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들의 이목을 생각하거나 단지 겁이 많아서, 혹은 가족과 나라를 지키고 싶다는 주체적인 의지로 이 전쟁을 받아들인 것이다. 다른 선택도 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받아들인 이상, 그것은 자신의 선택이다. 실로 냉정한 지적이지만 이것이 바로 사르트르가 강조한 ‘자유의 형벌’에 처해 있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다.(95~96쪽)
- 야마구치 슈,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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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의 목차를 보면 이 책을 사고 싶을 분들이 많으리라. 인간 심리를 꿰뚫어 놓은 듯한 이 책은 저자가 이런 생각을 하며 이 책을 썼을 것 같다. ‘어려운 철학 책을 읽지 않고도 이 책만 읽으면 인간에 대해 알게 됩니다. 내가 알고 있는 철학 지식을 총동원해 쓴 책이니까 말이죠.’라고. 또 이런 생각도 했을 것 같다. ‘내가 독자들에게 밥을 떠서 입에 넣어 줄 터이니 독자들은 씹기만 하십시오.’라고.
대단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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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문체를 깊이 생각하면서 그것을 좋게 하려고 무척 애썼다. 나는 완벽하다고 생각되는 페이지를 써본 적이 거의 없으며 불만족스러워서 그냥 내팽개친 페이지가 훨씬 많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문장을 더 좋게 만들 수가 없었다. (...) 그리하여 나는 내가 원하는 대로 쓰지 않는다. 대신 내가 쓸 수 있는 대로 쓴다.(58쪽)
좋은 문장은 노력의 흔적을 보이지 말아야 한다. 종이에 써놓은 것은 그냥 자연스럽게 써진 것처럼 보여야 한다. 나는 프랑스의 현대 작가 중에서 콜레트(Sidonie-Gabrielle Colette)가 이렇게 쓰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너무나 손쉽게 술술 표현하여 그런 문장들을 하나도 힘들이지 않고서 쓴 것 같아 보인다. (...) 나는 과연 그런지 그녀에게 물었다. 하지만 그녀가 모든 문장을 고쳐 쓰고 또 고쳐 쓴다는 말을 듣고서 크게 놀랐다. 그녀는 단 한 페이지를 쓰는 데도 오전 한나절이 다 지나가기가 보통이라고 말했다.(60~61쪽)
- 서머싯 몸, <서밍 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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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솔직한 글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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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우리가 삶을 사랑하는 것은 삶에 익숙해져서가 아니라 사랑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사랑에는 언제나 약간의 망상이 들어 있다. 그러나 그 망상 속에도 언제나 약간의 이성이 들어 있다.(65쪽)
-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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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언 같은 글이 많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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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길을 지나가다가 꽃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사진으로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