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나 브렛을 알게 되다
유익한 책은 재미가 없고 재밌는 책은 유익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최근 딱 맘에 드는 책을 만났다. 유익함과 재미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은 책이다. <특별한 날은 언제나 오늘>이란 책이다.
레지나 브렛의 칼럼을 모은 책 <특별한 날은 언제나 오늘>
이 책은 레지나 브렛이 삶에서 겪은 중요한 경험들을 ‘50가지 인생 수업’이라는 주제로 엮어낸 것으로, 출간 직후 미국 독자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어 24개국에 번역 출간되었으며, 전 세계 수많은 독자들로부터 깊은 공감과 찬사를 받았다. - (알라딘, 추천글)에서.
저자 :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미국 오하이오의 대표 신문사인 <플레인 딜러The Plain Dealer>의 인기 칼럼니스트이다. 2003년에 ‘오하이오 최고의 칼럼니스트’로 선정되었으며, (···) 칼럼니스트로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2009년에는 클리블랜드 저널리즘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고, 미국칼럼니스트 협회장을 역임했다. - (알라딘, 책소개)에서.
레지나 브렛은 마흔다섯이 되던 어느 날 침대에 누워 삶을 반추하면서 자신이 인생으로부터 무엇을 배웠는지 되돌아보았다고 한다. 그때 갑자기 영감이 샘물처럼 솟아올랐고 아이디어가 마구 흘러나왔다고 한다. 그것들을 붙잡기 위해 글로 옮기기 시작했고 그것이 ‘삶이 가르쳐 준 45개의 인생 수업’이라는 제목의 칼럼이 되었다.
잡지의 편집자는 그 글을 싫어했다. 편집장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어쨌든 실어나 보라고 맞섰다. 편집자나 편집장의 예상과는 달리 클리브랜드의 잡지 <플레인 딜러>의 독자들은 내 글을 좋아했다.(5쪽)
쉰 살이 되었을 때, 다섯 개의 칼럼을 추가해 신문에 글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놀랄 만한 일이 벌어졌다고 한다. 곳곳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칼럼 앞으로 몰려온 것. 성직자들과 간호사들, 그리고 노동자들이 소식지와 회보, 그리고 지역신문에 칼럼을 다시 게재할 수 있도록 허락을 요구해 왔다. 그렇게 주목받기 시작한 그녀의 칼럼은 전 세계 블로그와 웹사이트에도 옮겨졌다.
칼럼은 내가 저널리스트로서 24년 동안 쓴 글 가운데 가장 사랑받는 글이었다.(6쪽)
삶이 평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미국 최고의 칼럼니스트가 되었다
스물한 살 때는 미혼모가 되었고, 대학은 서른 살이 되어서야 겨우 졸업할 수 있었다. (···) 나는 18년 동안 싱글맘으로 살았으며 마흔이 되어서야 나를 여왕처럼 받들어주는 남자와 결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신은 눈을 감고 있는 듯했다. 결혼한 지 겨우 일 년이 지난 마흔한 살 때 암이 찾아왔다. 한 해 동안 치열하게 암과 싸워야 했고,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다시 한 해를 보내야 했다.(4쪽)
삶에도 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말을 할 때 기술이 필요한 것은 듣는 사람뿐만 아니라 말하는 사람의 기분까지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하기 싫은 일이 있을 때 어떻게 말하는 게 좋을까? “오늘은 하기 싫어도 꼭 대청소를 해야 돼.”라고 말하는 것과 “오늘 대청소를 해치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왔어.”라고 말하는 것의 차이.
나갈 일이 있는데 비가 온다. 어떻게 말하는 게 좋을까? “나가야 하는데 귀찮게 비가 오네.”라고 말하는 것과 “오늘 우산을 쓰고 비 맞으며 외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왔어.”라고 말하는 것의 차이.
전자로 말하면 기분이 나빠지는 것 같고 후자로 말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지 않은가?
난 이 책에서 아주 좋은 걸 배웠다. 바로 이 글에서다.
주택에 페인트칠을 하는 직업을 가진 그의 삶은 딱 두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기회가 왔다.”
사람들은 그를, 모든 일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사람으로 생각한다. 그는 “오늘도 일하러 가야 돼.”라고 말하는 법이 없다. “오늘도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왔어!” 프랭크는 그렇게 말한다. 또 “식료품 사러 가야만 돼.”라고 하지 않고 “식료품을 살 기회가 왔어!”라고 말한다. (···) 그는 그렇게 모든 일을 마지못해 하는 법이 없다. 즐기면서 한다.(29~30쪽)
다음의 글을 읽고 나서 팬들을 열광시키는 칼럼을 쓰는 일이란 참 멋진 일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엄마가 가장 좋아했던 칼럼니스트는 엘마 봄벡이다. 나는 그녀의 글을 읽으며 성장했다. 유머가 많았고, 가정주부였으며, 우리 엄마를 소리 내어 웃게 할 수 있는 유일한 작가이기도 했다. 엄마는 엘마의 책을 모두 갖고 있었다.(134~136쪽)
작가에겐 이런 뻔뻔한 태도와 강한 정신이 필요한 것 같다.
그때 나는 결심했다. 나는 이미 칼럼니스트다. 아직 한 편의 칼럼도 게재하지 못했지만 나는 칼럼니스트다. 나는 낙천적인 아이처럼 삽을 들고 칼럼을 찾기 시작했다.(133쪽)
저자는 역경을 역경으로만 끝내지 않고 거기서 소중한 교훈을 뽑아낸다.
유방암을 통해 깨달았다. 특별한 날을 위해 아껴두지 말라는 것을,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바로 특별한 날이라는 것을 말이다. 지금 즐겨야 하고 지금 써야 한다.(137쪽)
어제 세상을 떠난 사람이 가지지 못한 날이 ‘오늘’이라고 생각해 보면 지금 이 시간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책 제목이 말하고 있다. 특별한 날은 언제나 오늘이라는 것을.
맞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과거도, 미래도 아니고 현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