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0일 토요일 오전 8시 10분 청주행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다.
꽃피고 새가 울면 청주로 초청한다던 친구는,
7~8년 세월이 흘러도 청주엔 꽃피고 새가 울지 않는지 초청하지 않았고...
몇몇 알라디너들이 청주만남을 갖는다기에 나도 끼워 달라고 부탁했다.
첫번째 약속이었던 10월 30일, 조정래 작가님과 북한산 둘레길 걷기에 당첨되는 바람에 11월 20일로 연기되었고,
또 다른 분의 더블 스케쥴로 12월 18일로 연기되었다는 걸 밤늦게 알았다.
아~~ 난, 두번 틀어지는 일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더구나 12월은 송년분위기로 다들 바쁠 때 아닌가~
나 혼자 청주에 살짝 다녀와야지 했는데, 나비님이 다시 연락해서 세실님과 셋이 만나게 되었다.
'순오기' 이름값 하느라, 처음 약속 펑크낸 죄인이면서 다른 분 스케쥴 안봐주고 감행해서 미안하고 미안하다.
함께 하기로 했던 00님께도 미안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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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님에게 선물받은 책이다.
눈높이 문학상을 받은 동화로, 이 책을 읽고 청주 고인쇄박물관에 가보면 좋다.
책에 묘사된 대로 박물관에 직지 영인본과 금속활자 만드는 과정을 모형으로 전시해 놓았다.
해설사의 설명을 곁들인다면 금상첨화고!
13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기획 부문 대상 수상작인데, 유네스코 세계 기록 유산으로 등록된 우리나라 일곱 가지 기록 유산을 배울 수 있다.
직지심체요절의 가치를 알아보고 가져간 프랑스 외교관 콜랭, 경매에서 직지를 구입한 베베르의 유언에 따라 1950년 프랑스 국립 도서관에 기증되었는데, 박병선 박사의 노력으로 독일의 쿠텐베르크 성경책보다 직지심체요절이 70여년 앞섰다는 걸 인정받아, 2001년 9월 4일 유네스코에서 인증하고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다. 2003년부터 9월 4일을 '직지의 날'로 정하여 기념하고, 2004년에 유네스코에서는 '직지상'을 제정해 2005년부터 시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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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버스를 타고 출타할때면 언제나 날을 새운다. 버스는 책을 볼 수도 없고 잠들지 않으면 너무 괴롭기 때문이다.
청주행도 졸다 자다 2시간 30분만에 예정시간보다 25분 일찍 도착했지만, 11시에 나오기로 한 세실님을 기다렸다.
잠시 후 터미널로 마중나온 세실님과 전화통화는 여러번 했지만, 만남은 처음인데도 우린 서먹함이 없었다.
오래전부터 알고 있는 듯한 친밀함, 역시 놀라운 알라딘의 힘!!^^
직지심체요절의 가치를 공부한 순오기, 오매불망 고인쇄 박물관에 가보고 싶어했는데 세실님 덕분에 소원을 이뤘다.
직지 공부를 한 덕분에 해설사님의 설명이 귀에 쏙쏙 들어왔고, 인쇄기술에 대한 우리민족의 자부심과 긍지도 확인했다.
'직지'는 현존하는 금속활자본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다. 직지의 본래 이름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인데 줄여서 '직지' 혹은 '직지심체요절'이라 부른다. 현재 발견된 '직지'는 원래 표지가 떨어져나가고 다시 만든 것인데 그대 '직지'라 쓴 것이다. '직지'는 백운 스님이 쓰고 그 제자 달잠, 석찬이 비구니 묘덕의 시주로 만든 것이며, 그 내용은 스님이 참선을 위한 수행을 할 때 마음가짐과 행동에 대한 중요한 부분을 상, 하 두 권으로 만들었다. 동화 '천년 사랑의 직지'에 이런 과정이 잘 그려져 있다.
현재 하권 한 권만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다. 100여년 전에 우리나라에 와 있던 프랑스의 대리 공사 플랑시가 가져간 것을 골동품 수집가 베베르가 사서 갖고 있다가 도서관에 기증했기 때문이다.
고려시대(1377년) 직지심체요절을 찍었다는 흥덕사 터를 1985년 발굴하고, 고인쇄 박물관 옆에 복원해 놓았다.
세실님이 사준 기념품 '직지'를 찾아 떠나는 박물관 여행' 안내 책에 직지에 관한 모든 게 잘 나와 있다.(클릭~커져요)
박물관에 전시된 치미와 흥덕사의 치미
고인쇄 박물관과 복원된 흥덕사를 둘러보고 있을 때, 나비님이 도착했다는 전화가 왔고...
우리가 주차장으로 내려오니 멀리서 멋쟁이 나비님이 짠~ 하고 등장했다.^^
우리는 세실님 다니는 성당과 충북교육청을 지나 퓨전 한정식집에 도착했다.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 자리 잡은 꽃 그린터~
나비님은 느티나무 길이 멋지다고, 다음에 가족들과 같이 와서 걸어 본다는데....
붉은 열매를 매단 남천은 가을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고 있었다.
실내도 운치있게 꾸며 놓았고, 조용한 2층에 자리 잡은 우리는 센스쟁이 나비님이 준비한 선물에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맛난 음식에 헤벌죽~~ 즐거운 식사 시간, 먹느라고 사진을 못 찍은 것도 있지만 자랑질 인증샷은 필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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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시간이 훌쩍 지나, 이젠 커피를 마시러 고고~~
무심천 옆으로 장관을 이룬 억새(으악새)에 탄성이 배어 나왔지만, 차를 멈출 수 없는 상황이라 근접촬영은 못~ ㅜㅜ
직지의 고장답게 가로등에도 직지를 새겨 넣은 센스 만점 청주로 각인되었다.
주택가에 자리 잡은, 전국적으로 커피 맛을 알아 준다는 코람데오 커피 전문점
주택가 커피 전문점, 찾아오는 이들도 소탈한 모습의 아줌마들이었지만.... 천사의 눈물, 더치 커피의 맛에 반할 수밖에...
여러날 숙성시킨 커피를 밤새 한 방울씩 떨어지는 걸 더치 커피 기구를 사진 찍어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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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나 우리가 알라디너임을 증명하는 건, 역시 책이 아닐까?^^
해든이를 놀이방에 맡기고 온 나비님이 빨리 돌아가야 해서, 우린 아쉽지만 다음을 약속하고 5시에 헤어졌다.
돌아오는 고속버스를 7시 10분 표를 예매했기에 시간이 좀 남아 청주에 사는 두 친구에게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다.
한 시간 앞당겨서 고속버스를 타야지 생각하고 터미널로 들어서는데 바로 그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