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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그래픽 - 마르셀 프루스트 사후 100주년 기념
니콜라 라고뉴 지음, 정재곤 옮김, 니콜라 보주앙 그래픽 / 민음사 / 2022년 10월
평점 :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완독했지만, 이 긴 분량의 소설을 읽는 내내 ‘내가 잘 읽고 있는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프루스트는 수직 또는 수평으로 가필을 첨가하며 이 소설을 썼다. 분량은 1999년 갈리마르 출판사판으로 2399페이지이고, 120만개의 단어, 등장인물이 거의 2500명에 달한다. 가장 긴 문장에 931단어(소돔과 고모라 중에서)를 사용할 정도다. 시도 때도 없이 어려운 문장이 나오면 ‘프루스트씨가 또 의식의 흐름으로 들어가시네!’라는 탄식과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작가의 문장을 읽고 나의 해석이 틀린 부분이 많았을 것이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워낙 유명한 소설이라 이 책에 관한 다른 책들도 많지만, 일단은 소설 자체에 집중하자고 생각했다. 13권의 소설을 계속 읽어내는 것이 쉽지 않아서였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의 감상이나 해설에 의존하지 않고 온전히 나 스스로 프루스트의 문장과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올해 잃.시.찾 재독을 시작하며 조금씩 연관된 책을 함께 읽기로 했다. 첫 번째로 선택된 책이 니콜라 라고뉴의 ‘프루스트 그래픽’이다. 마르셀 프루스트 사후 100주년 기념으로 2022년에 출간된 이 책은 부제목 그대로 ‘한눈에 보는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모든 것’이 인포그래픽으로 표현되어 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131/pimg_7145421623729666.jpg)
-출판사 제공 책소개
《프루스트 그래픽》은 고급스럽고 질 좋은 포장지에 감싸인 우아한 선물을 받고 잔뜩 기대하며 그 선물을 풀어보지만, 막상 그 안에 담긴 내용물에 황당하고도 허망한 느낌을 받았을 때의 기분을 주는 책이다. 유용한 내용이 별로 없어 나에게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씁쓸하게 웃으며 거칠게까지는 아니지만 슬그머니 내려놓게 된다. 민음사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주석이 워낙 좋아 이 책을 볼 필요까지는 없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다보면 그 깊이가 끝이 없어 예술뿐만 아니라, 결국 철학과 심리학까지 이르게 되는데 ’프루스트 그래픽‘에는 그 부분에 대한 언급이 적어 아쉬웠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131/pimg_7145421623729668.jpg)
이 책에는 여러 가지 흥미로운 부분들이 있지만 ‘뭐 이런 것까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쓸데없는 것도 많다. 그럼에도 프루스트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은 재미있을 것이다. 작가의 생각이 신선하고 창의적이었다.
“잘 그린 스케치 한 장이 장황한 담론보다 낫다”
-작가의 들어가는 글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131/pimg_7145421623729669.jpg)
언젠가 꼭 프루스트씨를 만나는 여행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