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일)
시부야에 도착한 오후에 짱구를 만났다.

혼자 짐 바리바리 싸들고 떠났는데, 타국에서 보니 더욱 반갑다.

짱구는 별로 그런거 같지는 않아보였지만..

그동안 3인의 영어 쪼끔 일본어 전혀인 그룹이 나름 일어가 되는 멤버가

합류하니 여러모로 속도가 붙었다.

우선은 짱구가 공부하기로 한 요코하마 대학으로 출발..

시부야에서 지하철로 약 30분 정도가니 요코하마역 도착..

처음에는 역 근처에 학교가 있겠거니 했는데, 왠걸 거기서 또 버스를 타고

약 20분 정도를 들어가서 밭과 조그마한 철공소 같은 공장, 연릭주택단지를

거쳐가니 짱구의 학교가 나왔다.

우리나라의 대학들은 대부분은 학교앞에 식당, 술집 등등의 상점들이

많은데 첫 인상은 호젓함 그자체..

더군다나 일본은 학기의 시종이 우리나라랑 달라

4월에 1학기 시작해서 8월 중순에 여름방학을 하고

다시 10월초에 2학기 시작해서 2월초 정도에 겨울방학을 한다.

우리가 여행한 시점이 짱구의 개강시점이었던 것...

짱구의 기숙사 방은 그야말로 아담하하기 이를데 없었고, 좀 지저분했으나,
이케아에서 몇 가지를 사다가 꾸미니 훨씬 아늑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짱구의 소개로 간단히 학교 탐방을 하고 점심을 먹으려는데

주변에 식당이 없다. 학기 중에는 학식과 푸드 트럭을 이용한다는데..

그래서 편의점 패밀리마트에서 도시락과 라면으로 한끼를 때우고

짱구를 학교에 남겨둔채 우리는 다시 요코하마역을 거쳐 시부야로 돌아왔다.

 

호텔에서 잠시 쉬고 해가 질 무렵에 도쿄의 야경을 보기위해

도쿄타워를 찾아가려했으나, 가는 길이 지하철/버스 모두 수월치 않아 포기..

대신 여행안내 책자를 보니 시부야에서 한번에 롯본기 힐스의 모리타워를

가는 버스편 (RH01)이 있어 그 버스를 타고 모리타워에 도착..

모리타워 전망대를 이용하려면 미술관도 같이 티켓을 구매하여야 해서

덤으로 미술관 좀 둘러보고 야경을 보러갔다.

전망대에는 일본인, 한국인, 중국인을 비롯하여 다종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도쿄의 야경을 담아내는데 여념이 없었다.

당연히 도쿄가 상당히 큰 도시일 거라고 짐작은 했으나, 그 끝이 어디인지

아늑하게 멀리멀리까지 불빛이 이어졌다.

짱구엄마는 못가본 도쿄타워가 못내 아쉬운지 도쿄타워를 배경으로 수십장의

사진을 찍었고..

둘레를 전체적으로 다 훑어보고 다시 동일한 버스를 타고 시부야로 돌아왔다.

 

처음에는 어디가 어디인지 잘 모르겠던 시부야도 이제는 제법 눈에 익숙해져 간다,

언젠가 다시 도쿄 여행을 온다고 해도 시부야를 베이스 캠프로 삼는게 여러모로

편리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중에 조금씩 빗방울이 뿌린다.

 

숙소 앞에 있는 편의점에서 간단히 맥주와 안주거리를 구입했는데,

사자마자 계산대에 물건을 올려놓고 계산하려니 마눌님이 눈치를 준다.

눈여겨보지 않았는데, 계산을 위해서는 대기해야 하는 포인트가 있었던 것..

한 젊은 친구가 나랑 마눌님을 어금니를 꽉 깨물고 노려보았다.

일단 "스미마셍"하고 사과는 했으나 풀리는 표정은 아니다.

직원이 계산을 마친터라 뒷통수가 좀 따가운 걸 느끼면서 편의점에서 철수..

우리 보다도 좀더 규제 지향적이고, 규범 친화적인 일본인의 한 단면을 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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