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일 선현경의 신혼여행기 1
선현경, 이우일 지음 / 황금나침반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여행을 두 사람이 함께하는 것과 혼자 하는 것 중 어느게 더 좋을까?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이라면 단연코 혼자 다니는 것에 찬성표를 던졌을 터이다.
지금이야 결혼 생활한지 10년이 다 되어가니 그동안 나와 아내가 서로의 장,단점과 호오를 어느 정도 잘 알고 있지만, 결혼 직후 며칠 안되는 신혼여행가서도 둘이 티격태격하다 결국은 마누라를 울린 전과가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우일과 선현경 부부처럼 303일동안 신혼여행 다녔으면 영화 <미스터 앤드 미세스 스미스>의 브래드 피트나 안젤리나 졸리처럼 서로에게 총질을 하거나 갈라서지 않았을까 싶다. ^^;;;;
혼자 여행을 다닌다는 것은 자기 책임하에 그 누구한테도 의지하지 않아야 하는 부담은 있지만,
자신이 배가 고플 때 먹고 싶은 음식을 먹고(물론 선택에 후회가 없지는 않겠지만), 가고 싶은데를 조율이라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다닐 수 있으며,정 힘들면 짐싸갖고 철수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만큼의 자유가 주어진다고 할 것이다.하지만 혼자서 모든 것 (숙식 해결,돈관리,빨래 등 온갖 번잡스러운 것들)을
해결해야 하는 부담은 필연적인데,이러한 부담을 마음이 맞는 누군가와 즐겁게 분담할 수 있다면 훨씬 덜 외로우면서 즐거울 수 있지 않을까?

이우일과 선현경 커플은 미시적으로는 차이가 있지만(이우일은 장난감을 보면 눈이 반짝반짝 빛나고,
선현경은 더러운 옷(?^^)을 보면 사고 싶어 안달을 낸다),거시적으로는 유사한 범주의 취향을 가짐으로써,
그리고 자유분방한 듯하면서도 상호 신뢰를 저변에 깔면서, 좀더 장황하게 말한다면 현실에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신혼여행의 전형을 창출한 부부로 역사에 길이 남을 위업(?)을 달성하였다고 감히 말해주고 싶다.  
철이 없어 보이는 남편(하기야 나를 포함해 많은 남편들이 부인들 보기에 철없어 보이는 짓을 많이 하기는 한다)과 덜렁거리고 챙기기가 능숙치 못한 부인이 낯선 곳에서 엉뚱한 봉변을 당하기도 하고, 착하고 순한 사람을 만나 뜻밖의 행운도 얻고, 전문 사기꾼 같은 사람들한테 홀리기도 하면서 만만치 않은 303일간의 여정을 함께 하면서 부부간의 금실을 굳건히 다져나간다.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신부들에게 참고서적으로 (진짜 참고만 하라고.. 이 부부 따라하다가는 신혼 경제에 위기가 닥칠 수도 있으므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선현경의 재기발랄한 글도 아기자기하게 읽히지만, 자신의 그림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는 이우일의 그림이 빠졌다면 너무나 아쉬웠을 정도로 그의 그림들도 만만치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ephistopheles 2006-07-18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참...리뷰에서 말씀하신 철없는 남편과 덜렁쟁이 부인 이야기는
남의 일처럼 들리지 않습니다..^^

짱구아빠 2006-07-18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ephisto님> 짱구엄마는 아이 셋을 키운다는 말을 종종 합니다. 둘은 저하고 짱구엄마 사이에 태어난 짱구와 도토리고 나머지 하나는 말씀 안 드려도 아시겠죠?^^;;

Mephistopheles 2006-07-18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말씀은 마님이 절 보고 큰아들 이라고 부르는 것과 일맥상통하겠죠..ㅋㅋㅋ

짱구아빠 2006-07-19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ephisto님>메피님과 저의 가정 내에서의 포지션이 거의 비슷한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