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죄악 - 뱀파이어 헌터 애니타 블레이크 시리즈 1 밀리언셀러 클럽 36
로렐 K. 해밀턴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1.시대적 배경
뱀파이어가 공식적으로 인간과 공존할 수 있도록 합법화되어 자유롭게 활동을 할 수있게 된 시대... 읽는 내내 궁금했던 것은 왜 뱀파이어들이 합법화되었는지에 머물고 있었다. 인간의 피를 빨아먹는 것을 자신의 생계영위의 수단으로 삼고 있는 집단을 인간들은 어찌하여 자신들의 공동체 안에 편입됨을 허하였는지 내내 물음표를 달게 하였고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에도 의문으로 남을 수 밖에 없었다.

2.애니타 블레이크는 처형자(또는 사형집행관)이 맞나?
이 소설의 주인공 애니타 블레이크는 한대 얻어맞을 게 뻔한 상황에서도 빈정거리거나 속마음을 드러내길 주저하지 않는 강한 성격으로 시종일관 묘사되고 있다.(그러다보니 매를 번다..) 그런 그녀한테 붙어 있는 별명은 "처형자"....   
그런데 그녀는 시작부터 조금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강렬하고 힘이 넘치는 캐릭터로 설정되었지만,뱀파이어의 여왕(니콜라오스)한테는 꼼짝도 못하고(애니타가 공포를 느끼는 장면이 상당히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강한 캐릭터라고 겁먹지 말라는 법은 없겠으나,천하무적이라 믿었던 친구가 동네 깡패한테 겁나게 얻어맞는 장면을 보는 듯한 허탈함을 느끼게 하였다), 동료 킬러의 은근한 협박에도 겁을 먹고...애니타의 이미지는 영화 <언더 월드>의 주인공이었던 케이트 베킨세일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지만,사방으로 총질을 해대고,뱀파이어 집단의 리더가 늑대인간 집단과 결탁하는 것을 보고 저항하고,남자를 강하게 리드하는 파워풀한 모습에 비해 애니타의 모습은 특별히 강렬한 인상을 주지 못한 듯하다.

3.스토리의 일관성에 대하여...
애니타가 길티 플레져에 파티를 하러 갔다가 뱀파이어들의 유인책에 말려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뱀파이어 살인사건의 조사를 떠안게 된다. 소설의 중반부까지는 범인을 찾으려는 의지를 갖고 자못 범인이 누굴까하는 추리소설적 짜임새를 보여주다가 후반부부터는 애니타 마저도 범인을 밝혀내야 겠다는 의지가 있는 건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스토리가 흐트러져 버리고, 범인 또한 너무나 쉽게(?) 밝혀져 맥이 빠져 버리는 측면이 있었다. 장편소설이 반드시 한 가지 주제만을 물고 늘어질 필요는 없지만 이 소설의 경우 벌려논 사건을 깔끔하게 마무리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다른 주제로 옮겨가는 부드럽지  않은 연결을 보여주어 묘사의 화려함에 비해 구조가 약한 측면을 드러낸 듯 하다.

4. 제목에 대하여
이 책의 원제는 <Guilty Pleasure>이고, 이 길티 플레져는 애니타가 도입부에서 친구들과 파티를 시작하는 장소이기도 하고,지속적으로 주요 배경이 되는 술집(클럽이라고 해야하나?)이다. 그런데 제목을 우리말로 옮기면서 <달콤한 죄악>으로 해 놓으니 엄청 에로틱하거나 불륜스러운 느낌을 갖게 되어 피냄새 진동하는 소설의 본문과는 영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 든다. 어떻게 제목을 국역하는게 잘하는 건지 애매하긴 하지만,이런 경우에는 그냥 원 제목 그대로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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