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저자가 옥중편지를 보낸 시점을 보니
벌써 10년이 되었다) 깐수라는 이름의 아랍국적의 간첩이 체포되었다는
방송 및 신문기사를 접한 기억이 난다.
정보과잉의 시대에 살다보니 시간이 몇 년만 지나도 아둔한 내 머릿속에는
별로 남아있는 게 없는데, 이 책을 펼쳐들면서 10년전 정수일 선생의
감옥 안에서의 삶을 멀치감치에서나마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유독 지식인에 대한 정권의 탄압이 모질었던 시대를 겪다보니
감옥안에서 주옥같은 글들을 쓰신 선생님들을 책으로나마 만날 수 있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의 신영복 선생님과 서울대 유학생 간첩사건으로 옥고를
치르신 서준식,서승 선생님...

글을 남기지 않은 훨씬 더 많은 억울한 이들...
지금도 그런 사람들이 없지는 않겠지만,군사독재의 긴 터널을 "우보천리"(소걸음으로
천리를 간다)한 지식인들과 이름이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은 이들의 지난한
노력의 성과물이다.
그러나 아직도 우보천리의 여정은 길기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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