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 선생께서 돌아가셨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대학에 막 입학해서 읽었으니
거의 30년 가까운 인연 동안 올곧고 사려깊은 글들을 머리와 몸에 심으려했다.
물론 한권 한권의 책을 온전히 내가 이해하기에는 어려웠지만
선생의 저작을 읽고 나서의 뿌듯함을 더는 누릴 수 없음에 슬픔이 크다.
오늘은 그나마 온화하다고 하는데 마음 한켠이 춥다..
2015년에 나의 머릿속을 강타한 책은 아마도 이 책이지 싶다.
1월초에 군부대에 책을 전달하는 회사의 봉사활동에 참여해서 군 장병들과
짧게 나마 책에 대한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는데,
그때도 이 책을 소개했었다..
지금 내가 앉아있는 나의 사무실 책상, 우리 집은 너저분함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릴 정도로 많은 잡동사니의 퍼레이드가 이어지고 있다.
잘 보지도 않는 책과 서류더미가 산처럼 쌓여있고,
하루에 한번도 만질까 말까한 필기구들도 한 40여개 이상 굴러다니고 있다.
언젠가 스페인에서 돌아오는 비행기 편에서 본 미니멀리스트들의 삶을 보며
나는 왜 저렇게 심플하게 살지 못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가졌다.
결국은 욕심과 불안함 때문이지 싶다.
나중에 언젠가는 볼 책, 언제가는 참고할 서류들이라 생각해서 못 버리고..
누군가에 나에게 정성들여 보낸 편지, 내가 참 좋아했던 이가 주었던 선물이라
지금은 아무런 쓸모도 갖고 있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버리지 못하고 들고 있다..
게다가 틈틈이 마라톤 대회, 스쿼시 대회 참여해서 받은 기념 티셔츠, 양말 등등의
물건들이 한 무더기를 이루고 있다.
이 책에서는 단 6벌의 옷으로 평생을 날 수 있다고 한다.(이 책의 저자도 개종(??)하기
전에는 나와 비슷한 타입이었던 듯하다.. 다만 성인(음란^^)DVD를 갖고 있다는 것을
공공연히 써놓은 것은 내 스타일은 아니지만..ㅋㅋ)
처자식이 있는 입장에서 과연 미니멀하게 살 수 있을까?
내가 이 책을 읽고 미니멀하게 살자 했더니 마누라는 당장 내 책부터 내다버릴 기세다..
하지만 집에는 그 외에도 다양한 살림살이들이 굴러다닌다..
월급쟁이의 수입은 빤하다.. 앞으로 몇 년을 지금의 직장에서 생활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데, 별도 사용도 안하고 버리게 될 물건의 구입에 내돈을 투입하는데 대한
두려움이 부쩍든다.. 이 책을 통하여 최대한 가볍게 살아볼란다..
인생 어차피 공수래 공수거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