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있었던 일이다.
큰놈을 데리고 회사 등산대회 갔다가 오후 3시쯤 집에 돌아왔다.
간단히 샤워를 하고, 청소도 하고, 컴퓨터와 텔레비젼을 갖고 놀고 있었다.
청소 끝내고 저녁 먹을 시간을 보니 대충 7시쯤 되었다.
이 시간대에는 투니버스에서 우리 식구들이 가장 좋아하는 만화 "이누야샤"를 한다.
그래서 투니버스를 보자고 하니 둘째 녀석(현재 4세)이 딴지를 건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반드시 13번 채널만 보아야 한다고 아우성이다.
우리 집은  13번 채널에 sbs가 나오는데 그 녀석이 13번 채널을 고집해야할 아무런 이유가 
없음에도 13번을 고집하길래 한 10분 정도 13번을 보았다. (유재석과 예지원이 나오는 반전드라만지
뭔지 하고 있는데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맞는지 모르겠음)..
둘째 녀석의 주의가 산만해진 틈을 타 큰놈에게 투니버스로 돌리라고 하였고,
그때부터 본격적인 물리적 대립사태가 발생하였다.
 둘째 놈이 큰놈을 밀치자 아무래도 3살 위인 큰놈이 다시 둘째 놈을 좀 세게 밀쳐냈고,
둘째 놈은 입에 울음을 문 채 텔레비젼 옆에있는 전화기(중 수화기)를 집어던지기 시작했다.
내가 1차 경고로 수화기 내려놓으라고 했으나,전혀 무반응...
재차,3차,4차 경고 했으나 계속 무시...
이건 아빠의 권위에 대한 도전이라 판단되어 위계질서 확립 및 아빠 권위 수호 차원에서
가혹한 폭력으로 응징하였다.
일단 둘째 녀석의 뒷덜미를 잡아채서 집밖으로 내쫓으려 했으나,격렬히 저항하여 다시
집안으로 끌고 들어와 엉덩이를 사정없이 손바닥으로 내려쳤다.
1년간 스쿼시를 나름대로 열심히 쳤기에 팔힘이 만만치 않은데다가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세보지는 않았지만 대략 40~50대 정도를 계속 전력을 다해 둘째 녀석 엉덩이에 내리 꽂았다.
당연히 자지러질 듯이 울면서 난리가 났고, 체벌을 끝낸 후에 흔히 부모들이 하는 진술강요
("잘했어?잘못했어?/ "또 이럴거야,아니야?)를 통해 어거지로 둘째 놈의 잘못을 시인하는
자백받은 다음 일단락을 지었다.
울먹울먹 하는 놈을 못본 척 하면서 저녁을 먹고 마누라와 대화를 했다.
(아무래도 얘들인지라 저녁먹으면서 둘째 녀석의 기분은 풀어졌다.. 나도 나름대로 노력했고..)
마누라도 둘째 녀석이 땡깡과 억지에 나름대로 지친터라 아까의 사태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던 터였다.
우리가 내린 결론은 "가급적 때리지 않고 설득을 통해 풀어가자"는 것이었는데, 날이 갈수록
반항기가 세지는 둘째 녀석을 설득이라는 방법으로 이끌어 갈수 있을 지 걱정이다. 
부모 노릇하기가 쉽지 않음을 다시 한번 인식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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