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집안에 큰 우환이 없이 무난하게 살아왔던 것 같다.
우리 집이라고 살면서 힘든 일이 없지는 않았지만,주변에서 병 수발을 하느라고
경제적으로 심적으로 고통을 받는 모습을 직간접적으로 접하면서 그래도 복받고
살아왔지 싶다.
그런데 어머니와 몇번 통화를 하면서(우리는 분가한지 4년정도 되었다) 내년이면 칠순이
되시는 울 아버지가 요새 조금 이상한 행동을 한다고 하셨다.
나한테도 종종 전화하셔서 같은 내용을 대여섯번씩 물어보셔서 평소에 원체 꼼꼼한(좀 나쁘게 말하면
소심) 분이라 그러신가 보다하고 가볍게 생각을 했다.
그래서 연세도 있고 하시니까 검진을 받아 보시라고 권했고, 아버지는 왜 멀쩡한 사람을 병자 취급하냐며  완강히 거부하시다가 예방차원이라는 말씀으로 설득해서(사실 설득하는데 수개월이 걸렸다)
검진을 받으셨다. 얼마전 내가 집에 없는 사이에 큰아버지께서 전화하셔서 검진결과를 집사람에게
알려주셨다. 노인성 치매라고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아직까지 치매라는 질병은 치료제가 없어 완치는 불가능한 병이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 아버지 같이 초기 치매 증상을 보이는 분들은 운동요법과 적절한 치료를 통해 
병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치매는 단기전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치를 떨게 할 정도로 장기간 지속되는 질병이라고
한다. 치매를 접하면서 주변 가족들이 가장 당혹해하는 것은 평소의 어른들이 갖고 계시던 모습과는
완전히 딴판의 모습을 보여준다는데 있다.
돌아가신 할머니도 근 10년 가까이 치매를 앓으셨는데,정갈하기가 이를데 없던 분이 집안을 엉망으로
만드시고 멀쩡한 큰집형을 도둑놈이라고 하시는 등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황당하기만 한 행동을
보이셨다고 한다.
평범한 직장인으로 집안의 온갖 걱정을 끌어안고 살아오신 아버지가 받는 말년의 대가가 치매라는게
말 못하게 허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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