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새로 보기
신복룡 지음 / 풀빛 / 200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갑자기 심해진 감기몸살로 인하여 계획에 없던 휴가를 받았다.
아침에는 곧 죽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호흡곤란과 격심한 기침 등으로 고생을 했는데,
병원에 가서 주사맞고 약을 먹으니 한결 가벼워진 거 같다.
집에 돌아와 그동안 이런 저런 이유로 못보고 미루어 놓은 책들 중에서 신복룡 교수의
"한국사 새로보기"를 집어들고 보기 시작했다.
조금만 더,조금만 더 하다가 결국은 오늘 새벽 3시에서야 끝을 보고 책을 내려놓았다.
일부 내용은 알고 있었던 것도 있고(예: 원균에 대한 평가, 김일성의 진짜/가짜 논쟁등), 처음 접하게 되거나 기존에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과는 판이하게 다른 내용(예: 첨성대가 천문대가 아니었다는 주장,최만리가 한글창제에 반대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전봉준이 동학교도가 아니라는 주장 등등)도 있어서 더욱
흥미진진했다.  
다만 저자의 견해에 전적으로 찬동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었는데,예를 들면 성삼문과 신숙주에
대한  양시론적 입장에서 신숙주의 세조정권 참여가 현실 정치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기 위한 과정으로
본 것은 지조 내지 양심에 충실했던 이들을 허탈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지...
모두가 지조와 양심을 지키기 위하여 자신의 목숨을 초개와 같이 던져버릴 수 없다는 것이 그동안
경험으로 느껴온 현실이기는 하지만,그에 반하여 출세를 지향하고 고위 관직에서 호의호식을 했던
이들에 대하여 현실 참여를 이유로 면죄부를 준다면 일제 시대 독립투사들과 군사 독재 시절에
민주화 운동을 위하여 살신성인한 이들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이루어 질수 있을까?
비록 신숙주가 많은 업적을 남긴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아야 하겠지만, "변절자"라는 역사적 평가를 피해갈  수는 없지 않을까? 
본서를 덮으면서 드는 잔상은 역사는 엄정한 사실이 규명되고,그 다음에 각 사관에 따른 평가가 이루어
지는 것이 순서인데,우리의 역사는 문중의 명예(또는 이해관계)와 역사학자의 처한 입장에 따라 사실도
왜곡되고 이러한 왜곡된 사실에 의해 평가마저 엉뚱하게 내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평가는 제도권 교육을 통하여 확실한 진리로 자리잡게 된다.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으로,잘된 것은 잘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저자를 포함한 많은 역사학자들이
역사 바로세우기에 나섰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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