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제목으로만 보면 마치 생물학이나 탐정/추리 소설같은 느낌을 주는 책...<독사>
하지만 한자로 대문짝만하게 표지에 써놓았듯이 <讀史>다..
독서의 역사, 책의 역사 정도로 해석되지 싶은데, 저자는 서문에서 역사인문학으로
소개하고 있다. 서문에서도 밝히긴 했지만 보통 인문학이라 하면 문사철(문학, 사학, 철학)을
그 범주로 설정하기에 역사인문학이라는 표현은 동어반복이라는 느낌을 지우긴 어렵다.
저자의 전공은 서양사학이라지만, 손길과 발길이 닿은 영역은 서양에 국한하지 않고,
동양, 서양, 한국, 이슬람 등 다양한 세계의 역사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율곡 이이 선생이 부국강병을 위하여 주장했다는 "십만양병설"은
후대 집권을 한 서인세력이 자신의 당파가 진즉부터 국가의 안위를 걱정했다는
명분을 프로파간다하기 위한 구라라는 다소 충격적인 주장도 등장한다.
암살자의 영어 단어인 어쌔신의 어원을 역사적으로 추적해 나가는 과정도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