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한테는 권정생 선생님께서 지으신 동화책을 종종 사주었는데
내가 권선생님의 책을 읽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무실 책상에 올려놓은 책을 보며, 몇몇 동료들이 내가 개신교도로
개종 내지 전향한 것으로 오인하고 "요새 교회 나가?", "드디어 착한 어린 양이
되기로 했나보군?"하면서 한마디씩 하고간다..

교회도 안 나갈뿐더러, 원래 다니던 성당도 얘들 데리러 갈때 빼고는
거의 가질 않아서 여전히 냉담상태를 벗어난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 책은 기존의 주류 개신교적 입장하고는 많이 다르다.
한국으로 수입된 외래 종교는 어느 정도 기복신앙적인 성격을 갖추게 된다는데,
선생은 인과관계에 의한 신앙에 화를 내신다.
승진했다고 하느님께 감사하고, 합격했다고 감사하고,돈벌었다고 감사하고...
어떤 아이는 훌륭한 의사가 되어 불쌍한 사람을 돕겠다는 포부를 
선생이 들으시고, 장하기도 하지만 그 아이가 훌륭한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이들이 불쌍한 사람이 되어야 하느냐고 되묻는다.
자신의 행복만을 쳐다보고 타인의 고통과 불행을 나 몰라라하는 게 신앙인
(종교인)의 자세냐고 따져묻는다.

도시에 살면 자연의 변화를 느끼는데 둔감해지는데,
(같은 도시라도 서울에서 제일 둔했던 거 같다..제주시에 살때는 좀더 자연의 변화에 민감해서
 매일 일기예보를 반드시 확인하고 출근하곤 했고, 바람이 심한 날,폭풍우가 엄청난 날에는
 바깥 출입을 삼가할 정도는 되었다)
선생은 고속도로로 각종 개발로 하나씩 죽어가고 사라져 가는 생명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절절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인간이 자신들이 영속해 가야하는 삶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탐욕을
준엄하게 꾸짖고 있는데 그러한 꾸짖음을 들은 나는 얼마나
바뀔 것인지...

생명, 종교, 신앙, 자연, 교육, 생활, 직장 등에 대하여
많은 반성과 성찰을 요구하는 참으로 불편한 책이다... 

  










짱구와 도토리가 순박(?)했던 시절에 좋아했던 동화책.... <강아지똥>
지금은 틈만 나면 책대신 게임을 하려고 덤벼드는 두넘인지라
독서량이 영유아 시기보다 오히려 줄은 듯하다.
부모로써 책임을 통감하고 있지만 두 녀석의 게임사랑을 잠재우기
쉽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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