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십자군이야기>로 생소한 세계를 즐겁게 여행할 수 있게 해준
김태권 작가의 신작이 나왔다.
총 10권으로 출간될 예정이고, 그 주인공은 "한나라"이다.(현재까지는 1~2권만 나왔음)
여기서 "한나라"는 알라딘 서재마을에서 "퍼랭이"라고 불리는 그 "한나라"가
아니라 아주 오래전에 유방(이 책을 통하여 유방의 본명이 유계이며,
그를 유막둥이라고 불렀음을 알았음)과 항우부터 시작하여
한무제를 지나 너무도 유명한 삼국지의 시대로 접어드는
시대의 이야기 이다.다만 1권은 한나라 전에 최초로 천하통일을
이룬 진나라와 시황제,그리고 통일의 사상적 기반을 제공한 이사의 이야기이다.
이미 여러 판본의 삼국지를 읽어보았고,
중학생이던 시절 처음으로 미성년의 한계를 뛰어넘어
읽었던 최초의 소설이 정비석의 <초한지>였으니
약 20여년의 세월을 지나 다시 그 시대를 읽게 되었다.
중간 중간에 한나라를 다룬 여러 종류의 책들을 안 본 건 아니지만...
중학생 시절에 읽었던 <초한지>에는 여불위가 세상을 얻기 위해
당시 볼모로 와있던 왕자에게 베팅을 하는 장면부터 기억이 난다.
중간 중간에 야한 묘사도 제법 등장해서 세상 경험 부족한
청소년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고...
여하간 정비석의 <초한지>는 어휘 딸리고, 사회 경험 전무한
중딩이 읽기에 어려움이 없었고, 날밤을 세워서 읽을 정도로
박진감이 넘쳤던 듯하다.
김태권의 책들은 이러한 박진감과 흥미진진함을 잘 허용하지는 않는 것 같다.
감성으로 읽는 책이 아니라 온전히 이성으로 소화해야할 책이다.
진나라에서 한나라고 넘어가는 혼돈의 시기에는 많은 흥미진진한
이야기 거리가 있으나, 그의 책에서는 사마천의 <사기>와 <한서>와 같은
고전의 인용과 해석이 주를 이뤄 조금은 지루한 감도 없지않다.
하지만 한 시대를 정확히 묘사해 내기 위하여 다양한 문헌과 자료를
참고했음은 매 페이지에 등장하는 각주에서도 느낄 수 있다.
특히 1권에서는 법가의 대표주자 이사와 한비자간의 애증과 살육의
현장도 목도하게 된다...
3권부터는 좀더 스토리텔링이 강화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고,
저자가 약속했던 <십자군이야기>3권도 언능 나왔으면 하는 바램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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