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고 있는 나라에 대해서도 제대로 모르겠는데,
다른 나라 사람들의 삶과 고난에 대해서 알아야 할까? 
왜 아시아의 다른 나라 사람들의 정치와 지난한 투쟁상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하는 걸까?
글로벌 시대를 맞아서 그들과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배낭여행을 하는데 있어서 신변상 안전을 위하여 반드시
피할 나라가 어디인지 알기 위하여?

정문태 기자가 쓴 이전의 책
<전선기자 정문태, 전쟁취재 16년의 기록>을
흥미진진하게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의문은 떠나가질 않았다.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버마, 캄보디아와
아프리카에 있는 앙골라, 수단,남아공 같은
나라들이 다른 점은 무엇인지...
이런 의문은 당분간 계속 지속될 수 있다

하지만, 일단 이 두권의 책은 아시아
특히,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버마, 캄보디아 등
우리와 제법 물리적, 심리적 거리가 먼 나라들에
조그만한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약 10여년 전부터
최근 (2009년)까지의 근황을 일목요연하게 알려준다.

전장과 투쟁의 한복판을
온몸으로 버텨낸 기사의 형태로,
때로는 사건의 중심에 서있는
인물과의 인터뷰를 통하여 우리는 불과 10여년 사이에 급격하게
변모해 간 각 나라들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는 군부의 지속적인 영향력과 
각 정치세력 간의 합종연횡을 통한 장벽 둘러치기에
여전히 여념이 없고,
지난한 항쟁의 역사를 통하여 감격의 독립을 맞이한
동티모르는 장구한 항쟁의 역사 못지 않은 분열의 역사를
독립 이후에도 되풀이하여 극도의 혼돈 상황에 빠져들었으며,
독립 투쟁의 영웅은 이제 권력의 화신이 되어 어제의 동지들을
궁지에 몰아넣으며 결코 권력은 공유할 수 없음을 몸소 실천해 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외세(오스트레일리아 등)의 개입도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여 더욱 신생 독립국을 준식민지 상태로 만들어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버마는 대학생들의 88항쟁이후 연합 게릴라 전을 펼치던
각 소수민족 저항세력들이 하나둘 타협해 학생무장세력의
거점과 활동이 생존의 기로에 서 있으며,
최근 발생한 승려들의 모처럼 활기찬 저항마저 무자비한 군부의
뚝심(?)에 밀려 사그라들고, 아웅산 수키와 그의 추종자들은
여전히 버마 정국에 별다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똑같은 나라를 각각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버마와 미얀마라 달리 부른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마저도 둔감하여 이 나라를 온통 미얀마라고 칭한다고
   저자는 역정을 낸다. 심지어 <한겨레>마저 그런다고 열받아 한다.
   어쩌랴.. 그게 다 무관심의 소산인 것을...)
  
이 나라들이 처한 상황이 당분간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
어쩌면 이보다 더 나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난감한 상황이 각국에 전개된 것은 여러가지 역사적, 문화적,
민족적 원인들이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원인들을 해결해 가며, 좀더 나은 삶의 조건을 만들어 나가는
힘 또한 당연히 그들에게서 나와야하겠지만, 각국의 시민들은
여전히 "권리위에 잠자고 있다"...
하여 우리도 각각의 시민들이 권리위에 엎어져서 잠들어 버린다면
이들 못지 않은 고난을 겪어내야함을 타산지석으로 받아들여야지 싶다.
어떠한 좋은 제도나 장치들도 결국은 사람이 운용하는 것이며,
특히 권력 기구에 함량 미달이나 사리사욕에 눈먼 인간의 접근을
차단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그에 상응하는 댓가를 언제든 치루어야 함을
여러 나라의 사례를 통하여 보여준다.

이러한 숙제는 결코 남이 대신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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