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마눌님과 짱구,도토리가 귀환했다.
그들을 맞으러 새벽에 차를 끌고 공항을 갈때만 해도
나름 가슴도 설레고, 만나면 어떻게 환영 인사를 해줄까
고민스럽지 않은 고민도 했다.
차를 주차장에 세우고,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비행기 편을
안내하는 전광판을 통해 06:52분에 이미 도착했음을 확인했다.
핸드폰을 하니 꺼져있었고, 도착한 승객들이 나온다고 안내된
게이트 입구에서 기다렸다.

대략 20분 정도 기다리니 문이 열렸다 닫혔다 하는데,
곱슬머리에 까불까불하는 녀석이 왔다갔다 한다.
폼새로 보아하니 짱구가 분명했다.
조금있다 좀더 몸이 날렵하고 방정맞는 놈도 보인다.
도토리 녀석이다.
금방 나올 것으로 생각하고 자리에서 일어나서 기다렸는데
10분 정도 기다려도 안 나온다.
기다림에 지치려고 할 무렵 짱구가 나온다.

두달만에 아빠를 보고도 어제 저녁에 본 듯이 무덤덤한 짱구,
그에 못지 않게 마음이 심드렁 해준 아빠다..
게다가 눈밑은 벌게져 있었다. 어제 수영하고 모래 장난을
신나게 했다더니 햇빛 알레르기가 온 듯했다.
이어서 나온 도토리.. 이 놈도 하는 행동이 짱구랑 별반 다르지 않다.
마눌님은 환전한다고 또 10분 정도 시간을 끌다 나왔다.
온 식구가 간만에 모였음에도 그냥 무덤덤하기 이를데 없는 우리 식구들...
영화 <러브 액츄얼리>의 마지막 공항 씬과 같은 행복과 기쁨에 겨운
재회 장면은 없었다. 그냥 짐을 옮기며 밤 비행기가 너무 힘들다는 둥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만 나누면서 집에 왔다.

그리고는 집에 와서 새벽잠을 설친 나,
밤 비행기 타고 오느라 힘들었다는 마눌님과 짱구는
대낮부터 낮잠을 하루종일 퍼질러 잤고...
아직은 신장이 짧아 이코노미(요즈음 트래블이라고도 한다더만)
클래스도 퍼스트 클래스 같이 타는 도토리 넘만
밤새 신나게 자고 하루종일 두달 동안 못한 게임과 만화책 보기로 소일했다..

우리 가족은 이렇게 별다른 감흥없이 두달만의 재회를 맞았다...
역시 상상과 현실은 다른 거 같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냐 2010-02-24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단기 기러기 테스트를 통해...앞으로도 기러긴 별볼일 없겠군...맘잡지 않으셨을런지 ㅎ

짱구아빠 2010-02-26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님> 마냐님 너무너무 반갑습니다.마눌님 돌아오시자마자 냉장고 검열이 있었는데요,
야채 박스에 있던 과일,야채 등등이 썩어나고 있더라구요.. 기러기 기간동안 집에서 거의
밥을 먹지 않다보니 이런 사태가.. 마눌님이 이러한 저의 행태를 보고 장기 기러기가면 이넘은 지 건강도 제대로 못챙길 넘이라고 보시는 듯함다..^^;;;;
기러기 저한테 너무 힘들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