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근히 걱정된다..
나의 친할머니는 10여년을 치매를 앓다가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벌써 5년째 치매를 앓고 계신다.
아버지의 치매가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 초기 증상으로 나타나는 게
단기 기억력의 급격한 저하와 숫자에 대한 인지 능력 저하로 나타나던데...

최근에 깜빡깜빡 하는 덜렁거림(특히 단기기억력)이 스스로 우려스러울 정도로
심해졌다.
사례1)
회사에 출근해서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나는 항상 오늘할 일을
다이어리에 적고 마무리된 것은 자대고 빨간 펜으로 그어서 표시를 해준다.
부분적으로만 한 경우에는 삼각형 표시를 하고...
그래서 덜렁거리는 성격임에도 불구하고,중요한 일을 놓치거나 기한을 지켜야 하는
일에 대해서는 큰 실수를 범하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다이어리에는 일의 범위나 주제 정도만 기재하지
세부적인 내용을 기재하지 않아 회사 pc앞에 앉아서 " 자 이젠 이 일을 하고, 그 다음에는 뭘하고.." 이렇게 생각을 해 놓는데, 어디선가 걸려온 전화를 받고 통화를 하고 나면 생각해
놓은 계획들을 새까맣게 잊어먹는 거다...
그래서 내가 뭘하기로 했지? 하면서 혼자 잠깐 또는 한참 헤매이고...

사례2)















어제 지하철을 타면서 이 책을 읽었는데,
글 중간에 "일본의 조직폭력, xxx"라고 가따가나로 써있었다.
이 xxx가 죽어라고 생각이 안 나는 거다..
어 이게 대개 쉬운 단어였는데 뭐였지?뭐 였지?? 이러면서...
10분 넘어 답답함에 몸서리 치다가..
갑자기 떠올랐다.. 정답은 야쿠자...

사례3)
며칠 전 짱구 초등학교 담임 선생님께서 나한테 전화를 하셨다
종업식을 하고 봄방학에 들어가는데, 짱구가 말레이시아에 있어서
종업식 참석을 못해 같은 반 친구들이 엄청 서운해 한다고,
그리고 반배정, 통지표 등을 알려주어야 하니 귀국하면 본인한테
연락을 달라고 하신다.
이야기 마무리 중에

선생님 : "그런데요 짱구아버님.. 짱구 동생이 저희 학교 다니죠?"
나 : " 네, 그렇습니다"
선생님 : " 몇 학년 몇 반인지 아시나요?"
나 : (한참 생각하다가) "글쎄요 그게 2학년인지 3학년지 헛갈리네요"
       ... 몇 반인지는 아예 모르겠고...
선생님 : " 네.. 그럼 제가 확인해 보고 도토리 담임선생님께도 말씀드려 놓겠습니다"

졸지에 자녀가 몇 학년인지도 모르는 무심한 아버지 되버렸다.
도토리는 2학년 5반이었는데...

기억력이 향상된다는 속설을 지닌 호두라고 사다가 까먹어야겠다...
그래서 요즘은 서류용 가방, 주말이면 들고 다니는 백팩,
코트 등등에 조그만 수첩과 필기도구를 항상 지참하고 다니면서
중요하다 싶은 거는 메모를 한다.
근데 문제는 가끔 수첩이 있다는 사실조차 종종 잊어버린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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