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화요일부터 짱구와 도토리가 다니는 초등학교가 휴교에 들어갔다.
최근들어 급속히 유행하고 있는 신종 플루 때문이다.
사무실에서 집으로 전화하니 도토리의 목소리가 자못 흥분 그 자체이다.

"아빠 우리 학교 안가!!!!!"
11월에 방학 아닌 방학을 하니 신이 날만은 하다만...
초딩 2학년인 도토리한테 가끔 묻는다..
"아들 학교가는 거 재밌고 신나지??"
그럼 도토리는 "아~~~뇨"라고 답하고,

초딩 5학년 짱구한테 똑같은 질문을 하면
"아빠 그걸 질문이라고 하세요?" 라고 면박을 당한다.

하기야 내 인생에서 제일 암울하고
잠시나마(아주아주 잠시잠깐이었다) 자살을 생각했으며,
온통 세상이 회색빛으로 채색된 시절도
학교를 다니던 시절이었던 거 같다.
급우들한테 왕따를 당한 것도 아니었는데...

온갖 부조리한 모습을 학교에서 보았기 때문일까?
헤어스탈이 교칙에 어긋난다고(그래봐야 스포츠머리에서 살짝 긴 정도인데)
수업 중에 학생부 교사가 들어와서 친구들의 머리털을 한 무더기 덥썩 잘라가고..
스파르타식 교육을 한다고 새벽 6시까지 학교오라하고
밤 10시30분에 집에 보내고..
10분만 지각하면 운동장에서 뺑뺑이 돌고,
교실에 끌려와서 담임한테 몽둥이 찜질당하고..
졸았다고(인간 수면제 같은 선생들이 있다.
떠드는 건 학생 책임이 맞다. 하지만 조는 건 80%이상이
지루하고 재미없게 수업을 끌고가는 교사 책임이다(내가 학생인때 기준)..
요새는 학원에서 늦은 시간까지 공부하느라
학교에서는 부족한 수면을 보충한다고 하더만..) 따귀 맞고,
체육시간에 리어카 끌면서 속칭 노가다 뛰고...
이거 불평하는 거 걸리면 또 맞고..
고3이 되어서도매주  아침조회하고
조회하면서 꼭 분열/사열하고...

온갖 규제와 합법을 가장한 폭력,인권 침해 행태를
당하기도 하고, 당하는 걸 보기도 한 터라
학교에 가기 싫다는 거에 공감을 하면서도
요새는 이렇지 않을 텐데 왜 가기 싫은 거지라는
의문이 생긴다.. 낼 아침에 짱구와 도토리한테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을 얻어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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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09-11-06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청소년 인권단체에서 조사했는데 중고생들이 평균 일주일에 한번 체벌 받는다고 하더라구요.

짱구아빠 2009-11-11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이에자이트님> 아직도 체벌이 여전하군요(저희 아이들은 체벌을 받았다는 소리를 한 적이 없어서 현실이 님께서 말씀하신 정도인지는 몰랐습니다)..지금 초중고 학생들의 생활에 제가 지나온 시간을 대입해보면 그래도 전 여러모로 행복한 학창시절을 보낸 듯합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11-11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교1학년 때부터 10시까지 학교에 잡아두며 그걸 자율학습이라고 하니까 할말이 없지요.

짱구아빠 2009-11-13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이에자이트님> 제가 고등학교를 다녔던 시절에 님께서 말씀하신 "자율학습"을 했었더랬죠.. 명칭은 자율인데 "자율학습"을 하다 담치기를 하거나 땡땡이를 치려다 선생님한테 걸리면 끌려가면 흠씬 두들겨 맞는 걸 여러 번 보았습니다. "자율"인데 말이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