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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처조카와 시골군수 - 정지환의 인물파일 1
정지환 지음 / 새움 / 2002년 3월
평점 :
절판
대체로 저널리스트의 글은 학자들이 쓴 글보다 쉽고 빠르게 읽힌다.복잡한 이론이나 현학이 없이 육하원칙에 입각한 정확하고 사실적인 문체때문일 것이다. 책의 첫장을 열고나서 단 하루만에 마지막장에 다다랐다. 각 인물에 대한 흥미진진하고 신선한 분석이 속독을 하게 한 원인이리라.. 특히 민족일보 조용수 사장이 이회창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글은 깊은 울림을 주었다. 이회창은 비록 판사석의 말석에 앉아 있었다 하더라도 사법살인의 공범이라는 죄책을 면키는 어려울 것 이다. 판사로서 증거에 입각한 공정한 판결을 했더라면 엉뚱한 생명을 죽음으로 몰고 가지도 않았을 것이며,지금과 같은 자기 책임을 방기하는 극우언론의 발호도 없지 않았을까?
조용수에 대한 사형판결은 한 개인의 생명을 빼앗은 것에 그치지 않고 그후에도 인혁당 사건 등으로 이어지는 사법살인의 시발이 된 사건이며,자주언론의 싹을 짓밟는 단초가 된 사건이라 할것이다. 아름답고 멋드러진 인물들도 많이 소개되었지만 조용수사장에 대한 사법살인 부분만이 현재 한나라당의 거의 확정적 대통령 후보인 이회창과 겹쳐지면서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방조범이 정범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