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5.부터 4.28까지 50대 이상 남성들만으로 구성된 팀의 일원으로 일본 다카마쓰에 다녀왔다.

가기 전에 이예은 저 <다카마쓰를 만나러 갑니다>로 사전에 예습을 하긴 했는데, 실제 가보지않은 지역이라 감을 잡는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즉 뭐가뭔지 잘 몰랐다는 거다.

에어 서울에서 하루에 한편 다카마쓰를 운행하는 것 같았고, 출발 비행기에 사람들은 3분2정도

채워진듯.. 모처럼 옆 2자리가 비어서 창밖도 구경하고 여유롭게 (팔걸이가 올라가지 않아 계속 

정자세로 앉아있어야 하긴 했지만) 지내다 도착했다.


날씨는 청명하게 맑은 편이고, 도착하자마자 지난 달에 짱구를 보러 도교에 가면서 깔아둔

비지트 재팬 웹을 켜고 빠른 입국 수속이 진행될 거로 기대했으나, 지문 인식에서 삑소리가

나더니 입국 심사 직원이 주소가 다카마쓰가 있는 카가와 현이 아니고, 짱구의 주소지인

가나가와현으로 되어 있다고 이걸 수정하란다.

결국 좀 빠르게 수속하려고 한게 종이에 쓴거만도 못하게 되버렸고, 일행등을 기다리게 하는민폐도 끼쳤다. 역시 일본에서는 디지털 보다는 아날로그인듯..


어렵게 입국 수속을 마치고 렌트카를 빌려 일행 중에 한분이 운전을 해서 다카마쓰의 명물이라는 우동 가게를 찾아나섰다. 4명중 3명은 초행길, 운전자만 다녀온 경험이 있어서 여행일정 내내

그분이 가이드 역할을 해주었다.

다카마쓰의 우동에 대해서는 이 책에서도 가장 먼저 다루고 있어서 책을 읽은 거 갖고 조금 

아는 척도 해보았다. 당초 목적한 우동집은 문을 안열었고, 플랜B로 찾아간 우동집은 

회사나 학교 급식 같은 방식으로 식판에 튀김류를 먼저 고르고, 우동을 주문한 후 계산하는 방식

이었다. 메뉴판에 대한 독해가 불가하여 파파고의 도움으로 나는 자루 우동을 골랐고, 나머지

멤버들도 어찌저찌 골라서 첫끼를 해결했다.

일본 올때마다 일본어 공부 좀 하고 와야겠다는 약한 결심을 하는데, 이번 여정을 통해 일본어는

되었고, 음식 명칭이라도 정확히 알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더 강하게 하게 되었다.


호텔 체크인하고 책에서도 다룬 야스마지를 방문했다.

평일 오후 시간이라 절간은 그야말로 절간같이 고요했고, 저자가 언급한 너구리 가족도 만났다.

(책을 읽었음에도 다른 이가 쥐라고 하니 믿었다가 나중에 호텔에서 책 찾아보고 너구리임을

 알았다. 이 망할 놈의 기억력... 저자가 언급한 복을 가져다준다는 부위를 못 만져본 후회도 

나중에 들었고)


야스마지에서 바라보는 세토 내해와 다카마쓰항의 풍광은 노을과 어우러져 한폭의 동양화를 

방불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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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은 책에서 언급되지 않은 오나루토 대교의 워크웨이와 오츠카 국제 미술관을 방문했다.

세토 내해와 태평양이 만나는 오나루토 대교의 소용돌이는 꽤나 유명해서 배를 타고 그걸 

구경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워크웨이에서 바라보는 소용돌이는 높이가 100미터는 족히 되어

보여 나같이 고소공포증 있는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다.

일행 중 한명은 입장권까지 끊어놓고 결국 들어 오지 못했다. 위로 차들이 지나다닐때마다 

덜컹덜컹 거리니, 더 공포스러웠고.. 지진도 잦은 나라에서 이런 위험한 시설을 하다니

이런 원망감도 들긴했지만 그래도 보기 힘든 광경을 보았다는 뿌듯함은 남은 듯..


오츠카..라고 하면 잘 모를 수 있지만 포카리 스웨트, 오로나민 씨는 다들 알 듯.

그 회사에서 건립한 미술관인데 컨셉이 독특하다.

전 세계의 유명한 그림의 모조판만을 전시한다는 것..

처음에 얘기를 듣고는 그런델 뭐하러 가냐고, 게다가 3만원이 넘는 입장료까지..

그런데 막상 들어가 보니 10분만에 생각이 바뀌었다.

백문이 불여일견.. 초등생 이상 자녀을 가진 분들이나 예술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 강추..

모조도 이 정도 수준이면 아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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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째 고토히랑 궁을 찾아가는데 무슨 마가 끼었는지 내비가 인적이 끊긴 산길로 안내했다.

다시 설정해도 찾지 못해, 다른데 가자고 5분정도 가니 고토히라궁 입구를 지나가게 되었다.

그래서 1300여개의 계단을 가진 가파른 산길을 올라 갔는데, 저자의 언급대로 상당한 

인고의 시간이 되긴했으나, 하마터면 못 보고 갈뻔한 데를 볼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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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간이었지만, 국내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지역을 다니면서 제법 새로운 문물을 

많이 접하고 4일중 3일을 거의 대부분 내가 운전을 하면서 좌우가 바뀌고 우리랑은 

다른 일본의 도로 교통 시스템을 익혀 운전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은 내나름대로의

큰 성과다..

이 책에서 언급한 나오시마, 데시마와 같은 예술 명소를 돌아보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그다지 멀지 않은 곳이니, 조만간 가족들과 함께 와서 미처 못 본곳을 둘러보려한다.

짱구를 통역관으로 데리고 와서 먹고 싶은 걸 제대로 먹을 수 있기도 바래본다..


책에서 언급된 곳들을 다녀온후에 다시 책을 보니 공감도 더가고 기억에도 오래 남는 듯하다.

혹 책을 사고 읽고 나서 다카마쓰를 다녀온 분이 있다면 다시 책을 보면 이해도가 많이

올라갈 거니 재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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