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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듀어런스 - 어니스트 섀클턴의 위대한 실패, 보급판
캐롤라인 알렉산더 지음, 김세중 옮김 / 뜨인돌 / 2003년 11월
평점 :
품절
메피스토펠레스님의 페이퍼에서 이 책에 대한 호평을 접하고
서슴없이 질러대기는 했으나, 책 사놓고 물경 1년 넘게 책꽂이 한켠에
모셔만 두었었다.
목 디스크 증세로 어깨를 제대로 움직일 수 없고,수시로 찾아오는 통증으로
고통스러워 하며, 일주일째 앓고 있는 감기 몸살(축농증 증세까지 생겨버렸다)로
짜증과 심술이 오른 시점에 손에 집어 들었다.
책을 산 직후에 앞부분을 조금 읽었는데, 어니스트 새클턴이란 영국인이 탐험대를
조성해서 남극지역을 인듀어런스호란 배를 타고 출발한다는 정도의 비교적
평이한 흔히 탐험 떠나는 사람들에 이야기로 별반 흥미를 갖게 할만한 요소는
많지 않은 듯 했다.
그러나 오늘 읽기 시작한 부분 (인듀어런스 호가 부빙에 의해 파손되어 결국 침몰하게 됨)
부분부터는 새클턴 탐험대가 처한 상황 그 자체가 위기의 연속이라 긴장감에
침을 꿀꺽 삼켜가며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읽어내려 갔다.
침몰 후 3대의 구명 보트와 부빙에 의존하여 수많은 위기의 순간을 넘기고
엘리펀트 섬에 도착한 탐험대는 곧 그 섬이 적합한 피난처가 아님을 알았고,
새클턴 대장을 필두로 별도의 소규모 특공대를 조직하여 포경기지가 있는
사우스 조지아 섬으로 향하게 되는데,길이 6미터의 조그만 배로 무려 1000킬로미터..
그것도 사나운 파도와 태풍,부빙의 위협이 있는 남극 바다를 헤쳐나가야 하는
무모하기 이를데 없는 시도를 한다.
조그마한 파도에도 구역질과 배멀미로 고생하는 경우가 다반사(그래서 난 다시는
바다낚시 안 가기로 결심하기까지 했다)인데 집채만한 파도를 뚫고 목적지에 도달하기는
차라리 하늘의 별따기가 쉬워 보일 정도로 어렵고 위험한 행로였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결코 굴하지 않고,당초 목적했던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장엄하기까지한 실패의 웅장한 드라마가 펼쳐졌다.
나도 쪼매난 질병에 굴하지 않고 좀 담대하게 살아야 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