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서재에 글을 끄적인게 작년 11월이다.
산티아고길을 다시 걷겠다는 굳은 결의를 다지고, 올해 상반기에 갈지, 하반기에 갈지 정도만
예산상황과 휴가 여건을 고려하고 있었는데, 그 사이에 코로나 19가 덮쳐왔다.
금년 2월에 계획했던 해외 여행 취소를 시작으로
일본에서 귀국한 짱구 덕분(때문)에 직장생활 수십년 만에 난생 처음 재택근무도
해보고, 직원들 절반이 재택에 들어가고, 성당 미사를 못간지도 석달 정도 된듯하다.
산티아고길은 올해는 글렀다는 암담함도 밀려오고...
코로나 때문에 유럽에서 동양인들에 대한 차별과 공격의 뉴스도 적지 않은 듯하다.
(이태리, 독일 등등)
내 생애에 다시 유럽을 갈 수 있을런지...
모처럼 진학한 학교도 원격 강의로만 수업을 하고 있어 다시 학교를 간 느낌이
1도 안 들고..
틈나는 대로 책을 보는데서 나름의 위안을 삼고 있다.
요새 읽고 있는 책중 주변에서 여러 사람이 책 제목을 물어보는 이채로운
경험을 하게 한 책이 <가만한 당신>이다.
내가 무지한 게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처음
접해보는 이름이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이들은 다들 현재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즉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다.
또하나는 폭력, 차별, 전쟁 등등 인간을 괴롭히는 많은 요소들에 온몸을 던져
투쟁한 사람들이다. 가만히 있었던 게 아니라, 이름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가만하게 세상을 구한 사람들인 것이다.
레베카 마시카 카추바
홀브룩 콜트 (콜트 권총 발명가인줄 알았다는 ㅜㅜ)
스텔라영
딘 포터
바버라 아몬드
노먼 파버로
니키 콰스니
우자와 히로부미
에푸아 도케누
더글러스 톰킨스
메일 도일 키프
로저 보이스졸리, 로버트 이블링
델 윌리엄스
존 마이클 도어
글렌포드
데이즈 마셜
제럴드 라루
로잘린 벅센덜
에버렛 라마 브리지스
앤드루 딘 스태프
도리스 필킹턴 가리마라
로버트 루시
델버 머그
데비 피디
윌림어 그린
마이클 존 케네디(미국 대통령이었던 케네디랑은 무관.. 오히려 정반대 편에 있다고 할까?)
앨버트 모리스 밴디크
요세프 랑에
파테마 메르니시
앨빈 브론스타인
하요 마이어
카스파 보든
루스 레거 시버드
클라이드 콜린스 스노
엘리자베스 리비 윌슨
이 등장 인물들이다.
어찌 단 한사람도 모를 줄이야..
저자가 쓴 그들의 행적을 읽으면서는 더더욱 부끄러움이 스며들었다.
가만한 당신들을 알지도 못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저도 세상 어느 조그마한 영역에서나마 가만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