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도서 대여를 해주는 업체와 계약을 체결해서 원하는 직원들은

2주간 도서를 대여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었다.

그런데 원래부터 책을 주로 중고도 아니고 오로지 신간을 구입해서 보는 습성이

있어서 그동안 대여 서비스를 이용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짱구엄마의 지속적인 도서 보관 공간 부족에 대한 민원의 강도가 점점 더 세지고,

짱구와 도토리가 모두 기숙사 등 외부 생활이 주를 이루니 현재 사는 아파트의

면적을 줄여서 가는 걸 추진해 보려 하는데, 가장 걸림돌이 되는 사항 중 하나가

집의 곳곳을 메운 책들이라..

 

그래서 회사의 도서 대여 서비스를 이용하기로 하고 빌린 첫번째 책이

<나는 그냥 버스기사입니다>(허혁 지음)이다.

오랜 기간 가구점을 운영하다가 귀농의 부푼 꿈을 안고 가구점을 접었으나,

부인의 격한 반대로 귀농의 꿈은 무산되고 관광버스로 시작해 시내버스

기사가 된 저자의 인생 행로는 언듯 평범해 보인다.

하지만, 버스 운전을 통해 그는 많은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하루 18시간을 운전해야 하는 버스기사들의 고충과 감정 노동에 대한

이야기, 버스를 이용하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모습(점점 더 자주 느끼는

거지만 사람이라는 존재는 완전 나쁜 놈도 없고, 완전히 천사스럽기만 한

인간도 없다. 이 책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도 그렇다. 사실 저자 자신도

천사의 모습과 악마의 모습을 병유하는 듯하고...) ,
시내버스를 운전하면서 익히게 되는 다양한 스킬들(어렸을 적에 버스를 타면

항상 궁금했던 게 버스기사들은 그 경로를 어찌 다 외우는지 였다.

내가 버스를 이용하면서 경로를 이탈한 버스를 본적이 없어서 계속 신기하게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 저자는 초짜일때 경로를 이탈해서 곤욕을 치루었다고 한다.

내가 만났던 기사님들은 모두 베테랑들이었던 듯하다) 등등등

 

내가 경험해 보지 못했던 업종에 대한 남들이 모르는 이야기를 듣는 것은

외부자로서 이해가지 않았던 부분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는 듯하다.

그런데 업종을 불문하고 공통된 게 있는 듯하다. 

1) 업종을 불문하고 진상 고객은 항상 존재한다.

2) 선진국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제공자도 바뀌어야 하지만,

    수용자도 바뀌어야 한다

3) 아무리 신기술이 나오고 머한다해도 숙련자의 노하우는 필요하다

4) 적정 노동시간을 넘어서면 서비스의 질은 논외가 된다.

 

나름 역세권에 살고 있어서 버스를 거의 이용하지 않지만,

현역 버스기사님의 생생한 육성을 통해 잘 모르는 세계를 살짝 훔쳐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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