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난생 처음 SRT를 타고 광주에 다녀왔다.

지방에 있는 대학에서 교수로 계시는 과거 대학재학 시절 조교 선생님이 벌써

환갑이라고 친한 후배가 알려와 이미 지난간 환갑이지만, 친한 사람들 몇이서

모여서 축하를 빌미로 한 술판을 광주에서 주말에 벌이기로 작당을 하였다.

2가족은 주거 지역이 비슷하여 차 한대로 오고, 나만 동떨어져 있어서

SRT를 이용하게 되었다.

차로 가도 되기는 하지만, 요새는 체력이 저하된 것인지 운전을 2시간이상

하면 너무 힘들고 졸려서 빠르고(광주까지 1시간반이면 간다) 편하게 다녀오기로 했다.

 

혼자하는 기차여행의 좋은 점은 혼자서 그 시간동만 아무짓도 안하고 책만 볼 수 있다는거

지하철에서도 보기는 하나, 탑승시간이 30분이 채 안되니 불붙을만하면 내려야하고,

집에 있으면 넷플릭스나 유투브를 헤매이는 안 좋은 습관이 생겨서 불과 몇 페이지를

보지 못하는데 기차안에서는 무려 1시반 또는 2시간을 온전히 책만 볼수 있는 거다..

 

내려가는 차편에서 선정한 책은 요조의 <오늘도, 무사>...

원래 뮤지션이지만, 지금은 서울의 북촌을 거쳐 제주 성산읍 수산리에서 책방을

운영하고 있는 서점 사장님이다.

이 책을 통하여 나는 내가 도통 모르던 새로운 세상을 접하게 되었다.

바로 "쇼난 비치FM"..

책을 읽다가 그녀의 서점을 하루종일 장식하는 재즈 중심의 라디오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단박에 앱을 다운받아 내 스마트폰에도 담아놓고 틈틈이 듣고 있는데 안온한 분위기의

멋진 곡들이 많이 나온다. 아쉽게도 일본어로 방송되는 통에 무슨 곡인지는 짧은 곡말고는

잘 알아듣지 못해서 다시 들을 수 없지만...

 

제주에 가면 반드시 찾아가봐야할 명소가 하나더 늘었다는 점도 있는 듯..

내려가는 기차편에서 <오늘도,무사>를 다 읽었다.

 

 

 

 

 

 

 

 

 

 

 

 

 

 

얼마전에 읽었던 김소영 아나운서의 <진작 할걸 그랬어>는 일본의 책방 순례기와

본인이 운영했던 책방에 대한 이야기이다.

최근 두분과 같은 셀럽이라 할 수 있는 이들의 책방 오픈도 있지만, 그 외에도 슬금슬금

동네 서점이 늘어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두분의 책에서 공통적으로 안타깝다고 느끼는 거는 오프라인 책방과 온라인 책방
(알라딘, 예스24 등등)의 가격에 대한 갭으로 인한 매출 손실이다.

온라인 책방은 기본적으로 10%할인에 5%수준의 적립금을 부여하지만, 오프라인 책방들은

그렇게 하기가 용이하지 않다.

그래서 그녀들의 책방에서 좋은 책을 발견하면 사진으로 책을 찍어서 온라인으로 주문을

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고 한다. (그냥 모바일로 주문하면 되는데, 왜 사진을 찍는지..원)

 

중소 내지 자영업자로 분류될 수 있는 이들이 기본적으로 가격 경쟁력에서부터

밀리는 상황인데, 과거에 도서정가제를 지금과 같이 개정할 때 나름 개인적으로는 손해를

본다는 느낌에서 반대였으나, 지금은 온라인 책방들의 독과점을 막고, 중소 동네 서점의

생태계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할인 자체를 금지시키는 것으로 좀더 제도를 바꿀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그와 같이 하는 것이 시장경제에 반한다고도 할 수 있으나, 이미 우리 사회에서는 그러한

정책들이 여러군데에서 눈에 띈다. 대표적인 게 대형마트의 의무 휴일 같은 정책이리라..

출판계나 책방계에 속해 있지 않아 어떠한 방향으로 정책의 방향을 설정하는게 바람직한지는

잘 모르겠으나, 책이 안팔려도 너무 안팔려서 책을 더이상 쓰지 않겠다는 한탄을 하신

조ㅇㅇ 선생님이 그런 한탄을 안하시고 생계에 도움이 될 수준으로 책이 팔릴 수 있도록

하고, 온/오프라인 서점을 운영하는 분들도 생계를 걱정하지 않고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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