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 괴물 몽테크리스토 - 제8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장편 부문 대상 수상작 작은책마을 43
허가람 지음, 조승연 그림 / 웅진주니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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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장편 부문 대상 수상작인 <<땅속 고물 몽테크리스토>>를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요즘 어린이 문학상 수상작들은 상상을 뛰어넘는 소재로 한층 폭넓어져 다양한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어 읽는 즐거움을 더하지요. 이 작품 역시 패기 넘치는 상상력과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거머쥔 흥잡을 데 없는 작품이라는 심사평을 받았습니다. 책 제목이나 표지 삽화를 통해서 땅속 무시무시한 괴물의 이야기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습니다. 영화 <쥬라기 월드>을 통해서 이러한 괴물의 출현에 관한 소재가 굉장히 흥미를 끈다는 것을 알 수 있듯이 이 이야기도 흥미롭게 느껴지네요.

 

 

 

평화로운 일요일 아침, 잔디는 창밖을 보며 이를 닦다가 엄청 커다란 지렁이들이 땅 밑에서 쑥 올라와 도시 곳곳에 쓰러지는 놀라운 광경을 보게 되지요. 엄청 커다란 지렁이들 때문에 아파트는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았고, 사거리 차들은 꼼짝도 할 수 없었으며, 철교는 당장 반으로 쪼개질 것 같았습니다. 순식간에 도시는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지요. 이에 소방차와 구급차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달라왔고, 시장님도 달려왔으며 장군은 군대를 끌고 왔어요. 장군은 새로 개발한 미사일 한 방이면 지렁이들은 산산조각이 날 거라 큰소리 쳤지만, 시장님은 아파트까지 무너질까봐 말렸지요. 곧 박사도 달려왔고, 어린이에게 진실을 알려 주는 담쟁이 신문의 어린이 기자 잔디로 달려왔습니다. 잔디는 대화를 시도해보자 했지만 장군은 어린애다운 멍청한 생각이라며 비웃었지요. 하지만 시장님은 잔디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고 지렁이와 대화해보기로 결정했지요. 그 결과 엄청 커다란 지렁이는 '오움'이라 불리며 그들은 햇볕을 싫어하지만 땅속에 지독한 악취가 나고, 몸에서 나오는 건 전부 끔찍한 독뿐인 괴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땅 위로 올라오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시장님은 조사단을 꾸려서 땅속 괴물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조사단을 이끌 시장님, 조사단을 땅속으로 데려다줄 도시 최고의 광부 깜깜 아줌마, 괴물의 정체를 알아낼 아는 척쟁이 박사, 위험에서 조사단을 지켜 줄 멍청하지만 힘센 장관과 부관이 그들입니다. 잔디는 위험하기 때문에 조사단에 낄 수 없었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잔디가 아니죠. 잔디는 몰래 땅굴차 바닥에 숨어 합류하게 됩니다. 그렇게해서 잔디를 포함한 조사단을 땅속 괴물을 찾게 되는데, 그것은 커다란 검은 덩어리로 방독면을 썼는데도 코가 찌릿할 만큼 강력한 악취를 뿜어대고 있었어요.

 

 

 

"난 쓰레기다. 너희가 쓰레기를 만들었잖아. 도시 옆에 산처럼 쌓아뒀던 쓰레기 더미, 처음에는 난 그냥 쓰레기 더미였지. 내가 가장 처음 느끼고, 듣고, 본 게 뭔지 알아? 그건 너희가 날 싫어한다는 거야! 싫어하는 정도가 아니라 더럽고 냄새난다고 혐오했지! 어이없게도 자기들이 만들어 놓고 말이야! 내 악취가 너무 지독해지니까, 어느 날 큰 구덩이를 파고 날 땅속에 파묻어 버리더군! 나는 엄청난 흙더미에 눌러졌어! 눌려질수록 내 악취는 더 지독해지고, 내 독은 더 끔찍해졌지! 정말 최악이었어! 너희는 내가 땅속에 묻혀서 보이지 않으니까 사라진 줄 알았지? 절대 아냐! 난 백만 년이고 천만 년이고 사라지지 않고 너희를 저주할 거야!" (본문 47~51p)

 

 

 

장군도 박사도 땅속 괴물을 어쩌지 못하는 상황에서 잔디는 사진기를 들고 괴물을 찍으며 특종이라며 소리쳤지요. 괴물이 어이없어 할 정도로 말이죠. 잔디는 괴물의 억울한 심정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기로 했고, 괴물은 인터뷰에 응하게 됩니다. 그 결과 그동안 쌓인 억울함을 풀어낸 괴물은 부드러워졌고, 타협도 가능해졌어요. 지렁이들이 다시 땅속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따뜻한 햇볕을 쬐며 살고 싶은 괴물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한 것이지요. 그렇게 땅 위로 올라온 괴물은 자신의 이름을 몽테크리스토라 이름 붙혔고 매일 시민 한 명과 산책을 했지요.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난 후 괴물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땅속 괴물 몽테크리스토>>는 바로 우리가 버린 쓰레기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무수히 버려지는 쓰레기가 땅속 괴물이 되어 나타난다는 이야기인데요, 결국 우리가 버린 쓰레기로 인한 피해는 다시 우리에게 돌아온다는 인과응보의 이야기라 할 수 있겠네요. 우리가 아무생각 없이 버린 쓰레기들은 땅 속에서 괴물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몇 백년이고 썩지 않는 그 쓰레기에선 악취가 날 것이고 해로운 독도 발생할 거에요. 그로인해 농작물은 제대로 자랄 수 없을 것이고 우리가 먹을 식량도 줄어들겠지요? 이 동화책은 땅속 괴물이라는 소재로 우리가 함부로 버리는 쓰레기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우리 환경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이야기였습니다. 무거운 주제를 흥미로운 소재로 잘 버무려놓은 이야기 <<땅속 괴물 몽테크리스토>>였습니다.

 

(이미지출처: '땅속 괴물 몽테크리스토'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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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의 심리학 - 생각의 틀을 깨고 주의를 끌어당기는 7가지 법칙
벤 파 지음, 이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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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보다 무플이 더 두려운 시대 주목을 받아야 살아남는다!]라는 책띠지의 문구가 눈에 띈다. 연예인을 예로 들어볼까. 한 연예인이 이런 말을 했던 걸 기억한다. 안티도 팬이라고 말이다. 몇 년동안 힘겨운 연습생 생활을 하고 드디어 연예계에 데뷔를 하지만 대중들은 데뷔한지도 모른 채 사라져버리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걸 생각해보면 싫은 것도 관심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어쨌거나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힘겹게 연예인이 되고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사람들이 데뷔를 하고 쉽게 주목을 받다가 쉽게 잊혀져가는 연예계에서 팬들은 소위 말하는 쉽게 갈아타기를 한다. 이런 와중에 자신의 신곡, 영화, 드라마가 성공하기 위해선 사람들의 주목, 관심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그로인해 노출, 스캔들 등과 같은 노이즈마케팅으로 대중들의 관심을 끌려고 애쓰는 것일 게다. 이렇게 연예계라는 한 분야만 따져봐도 이럴진데 새로운 창업이나 프로젝트, 제품 등이 무수히 쏟아지고 있는 현 사회에서 대중들에게 기억되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방법이나 노력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이에 「포브스」가 뽑은 30세 이하 주요 인물로 선정된 벤 파는 생각의 틀을 깨고 주의를 끌어당기는 7가지 법칙에 대해 수록한 <<주목의 심리학>>을 저술하기에 이른다.

 

나의 아이디어, 프로젝트, 제품으로 주의를 끌려면, 같은 대상을 놓고 관심을 끌려는 수많은 사람 및 업체와 경쟁하는 동시에, 정보의 홍수 속에서 주의력을 관리하기 위해 인간 모두가 개발한 비효율적인 습관과도 싸워야 하는 것이다. 주의력은 희소하기도 하지만 끊임없이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그러니까 주의력은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가, 사람들이 저절로 주의를 기울이는 대상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를 알아야 한다. (본문 13p)

 

콘텐츠 제작이 너무도 쉬워진 오늘날 정말 방대한 정보가 쏟아지고 있어 사람들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이런 정보들을 흡수하였고 그 댓가로 집중력의 일부를 잃어버리게 되었다.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주의력은 분산되었고 그 결과 주의력은 희소한 자원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의 습관 또한 주의를 집중하는 능력을 떨어뜨리는 쪽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주의를 끌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눈에 띄기 위한 별도의 노력도 필요하게 되었다. 이에 주의를 끄느냐 못 끄느냐가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IT와 벤처기업의 세상에 사는 저자는 스스로의 필요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호평을 받은 다큐멘터리 <텐에이지 파파라치>의 감독인 에이드리언 그레니에이는 주의 끌기를 캠프파이어 피우기에 비유했다고 한다. 이에 저자는 에드드리언 그레니에이의 적절한 비유에 더하여 오래 지속되는 주의는 마치 캠프파이어처럼 세 단계를 거쳐 성장한다고 말한다. 첫 번째 불 피우기 단계에서는 내가 '순간 주의'(주변 사물에 대한 즉각적이고 무의식적인 반응)라고 이름 붙인 것을 끌어당겨야 하고, 두 번째 불쏘시개 단계에서는 내가 '단기 주의' (어떤 사건이나 자극에 대해 사람들이 짧은 시간 집중하는 것)라고 이름 붙인 것을 얻어야 하는데, 가장 까다로운 단계이기도 하다. 마지막 캠프파이어 단계에서는 내가 '장기 주의'라고 이름 붙인 주의력을 끌어와야 한다. 여기까지 가면 타깃으로 삼는 대상의 마음속 깊이 자리잡고 있는 주의력의 뿌리를 진정으로 장악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저자는 더불어서 3단계에 걸쳐 생각, 제품, 대의 등에 대해 주목을 집중시키는 데에 필수적인 도구인 일곱 개의 열쇠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일곱 개의 열쇠는 인간 본성의 본질적인 측면에 호소하여 두뇌의 주목 반응 시스템을 활성화하는데 이는 직접 행한 연구 조사와 주목 끌기의 달인들을 인터뷰한 결과를 바탕으로 찾아 낸 것이다.

 

그렇다면 저자가 말하는 그 일곱 개의 열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색이나 기호, 소리 같은 감각 적 신호를 이용하여 특정한 자극에 대해 일어나는 자동 반응을 촉발하여 주목을 끄는 자동 반응 열쇠와 다른 사람의 세계관에 나의 세계관을 일치시키거나, 아니면 그의 것을 변화시켜 나를 주목도록 하는 가치관 열쇠, 그리고 사람들의 예측을 깨드려 주목의 대상을 전환시키는 돌발 열쇠와 내적 및 외적 보상을 향한 사람들의 욕구를 이용하는 보상 열쇠, 전문가의 권위자의 명성과 대중의 평판을 이용하여 대상에게 신뢰와 주목을 얻는 명성 열쇠와 불확실성, 서스펜스를 만들어 대상의 호기심을 끝까지 끌고 가는 미스터리 열쇠 그리고 마지막으로 청중과 깉이 있는 연대를 형성하여 자신을 인정하고 이해해주는 사람에게 주목토록하는 연대감 열쇠를 말한다. 저자는 이 책 전반에 걸쳐 열쇠 하나하나에 대해 그 과학적 배경은 무엇인지를 집중적으로 설명하고, 주목의 대가들이 이들 열쇠를 이용하여 어떻게 타인의 주목을 끌고 이를 유지하며 또 확대해나갔는지에 대한 사례를 제시한다.

 

 

 

<<주목의 심리학>>은 이렇게 사람의 주의력이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몇 가지 열쇠에 집중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독자는 무수히 쏟아져나오는 정보의 틈 속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방법을 알아낼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이 책에서 배운 것은 기업 경영, 개인적 관계에 이르기까지 어디든 활용이 가능할 것이기에 우리의 가능성은 더욱 커지게 될 것임은 분명하다. 3분마다 사람들의 주의가 분산되고 있는 요즘, 이 책은 명쾌할 해결책을 제시해줄 것이다.

 

(이미지출처: '주목의 심리학'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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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산보
플로랑 샤부에 지음, 최유정 옮김 / 자음과모음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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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단순한 여행안내서가 아닌 도쿄 중심에서 겪은 모험담이다. 여섯 달 동안 주변을 이해해 보려고 노력했지만 나는 끝까지 관광객일 수밖에 없었다. 몰랐던 것들을 끊임없이 발견하거나 알아내야만 했고, 뭐라고 쓰여 있는지 알 수 없는 과일 통조림 상표가 신기해 편집증 환자처럼 모아댔다. 프랑스에 돌아오니 사람들이 '중국'여행이 어땠냐고 물었다. 어쨌든 거기 있는 일본인들은 정말 친절했다고 대답해줬다. -작가의 말에서 (표지 中)

 

 

유명한 프랑스 일러스트레이터 플로랑 샤부에는 여자 친구 클레르 때문에 도쿄에 가게 되었고, 클레르의 인턴십 기간 동안 도쿄에  머무르게 된다. 그러는 동안 할 수 있는 일도, 내키지 않는 일을 하며 돈을 벌 마음도 없었던 그는 아무 이유없이, 그러면서 또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자전거와 접이식 의자, 두 절친한 친구들과 함께 아스팔트 길을 활보하며 새로운 이 동네가 어떻게 생겼나 보러 다니면서 여행자들의 수많은 시선 중 하나의 시선으로 도쿄를 담은 것이다.

 

 

도쿄를 둘러볼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발도 안 아픈 최고의 이동 수단은 자전거다. 알 수 없는 손짓을 하는 택시 아저씨들과도 친해질 수 있고 야마노테선 차장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멋진 풍경도 즐길 수 있다. 훗날 열정 넘치는 여행자들이가방 속에 자전거를 챙겨 와 볼 수만 있다면 참 좋을텐데. (본문 6p)

 

 

지금까지는 무언가를 남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글과 사진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이제부터 여기에 '그림' 하나를 추가하고 싶어진다. 아...그리고 또 하나, 자전거. 대부분의 여행서는 그 나라의 유명하거나 혹은 꼭 가봐야 할 장소들을 이야기하거나 여행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 여행 에세이라면 그 여행을 통한 에피소드나 느낀 감정 등을 기록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나라의 소소함을 기록한 책은 거의 드물다. 우리가 여행을 하고 난 뒤에도 생각해보라. 그 곳의 유명한 명소나 에피소드를 기억할 뿐, 그곳에서의 소소함은 기억하지 못한다. 예를 들자면, 그곳에서는 기침을 멎게 할 약이 무엇인지, 나뭇잎은 어떻게 생겼는지, 그곳의 벌레들은 어떤지, 그들의 의상은 어땠는지, 혹은 내가 머물렀던 숙소 옆에는 어떤 건물이 있었는지 등등 말이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대부분은 여행을 통해 여행지의 겉모습만을 빠르게 이동하여 휘리릭~ 보고 온 것은 아니었나 싶은 생각에 조금 아쉽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일까? 이렇게 지극히 개인적인 시각으로 됴코라는 낯선 도시를 천천히 알아가고, 주변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려는 한 여행자의 이야기가 너무도 편안하면서도 여유롭게 느껴진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그림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남길 수 있는 저자의 능력이 부러웠다. 나에게는 없지만 저자에게는 있는 그 능력으로 섬세하면서도 상세하게 그려놓은 그림 덕분인지, 도쿄의 일상적인 모습이 생생하게 전달되어졌다. 낡아빠진 2인용 소파도, 역겨운 바퀴벌레의 모습도, 녹색 수풀 사이를 자전거로 누비며 산책할 수 있는 유명한 아라카와 강, 좁은 골목길과 재미있게 생긴 집들이 옹기종기 있는 동네와 귀신이 나올 것 같은 텅 빈 거리의 뷰티살롱, 거리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한 장의 전단지까지도.

 

 

 

<<도쿄 산보>>는 각 페이지마다 몇 글자 되지 않지만, 저자가 자전거의 페달을 밟으며 천천히 도쿄를 이해하듯이 페이지 곳곳을 천천히 구석구석 바라보는 것이 좋다. 그 곳에는 직접 도쿄 여행을 해서도 제대로 보지 못할 일본의 소소함이 담겨져 있고, 그냥 지나치기 쉬운 저자의 에피소드도 숨겨져 있으니 말이다. 열차나 차로 이동하는 여행을 하듯 빠르게 지나치다보면 이 책을 제대로 ㅇ릭었다 할 수 없으리라. <<됴코 산보>>는 그 누구보다 도쿄를 이해하려 애쓴 여행가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 해도 좋겠다. 도쿄의 진짜 모습을 담아낸 듯한 이야기 아니, 그림이 마음에 쏙 드는 책이었다. 이것이 진짜 여행자의 시선이 아닐런지. 도쿄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놓치지 않으려 애쓰는 저자의 됴쿄에 대한 애증(?)이 잔뜩 묻어나는 정감느껴지는 책이다.

 

 

 

플로랑은 이 책을 지극히 개인적인 그림지도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책 속의 그림과 이야기는 자신의 일상과 기분에 따라 단편적으로 묘사한 됴쿄일 뿐이라는 점을 독자에게 양해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저자가 색연필 그림과 깨알 같은 손글씨로 완성한 아기자기한 기록들은 한 장면 한 장면이 짧지만 알찬 기행문이다. 느린 걸음이 아니었다면 발견하지 못했을 풍경과 소소한 이야기가 일반적인 여행 가이드북과는 다른 재미를 준다. 도쿄를 처음 가보는 사람에겐 상상력을, 다녀온 사람에겐 지난 기억을 되돌려줄 만한 책이다. (역자 후기 中)

 

(이미지출처: '도쿄 산보'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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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의 황제
김희선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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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재미있는 제목과 표지삽화라는 생각에 호기심이 먼저 이는 책이었다. 궁금증에 서둘러 읽어보게 된 이야기는 처음 가졌던 호기심보다 더 많은 호기심을 일게 했다. 또한 이 책의 장르가 '소설'이라는 것을 몇 번이고 확인해야만 했다. 이유인 즉, 무수한 우연과 필연이 스치고 지나가는 인타라망의 이야기가 사실일 것만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 의구심의 시작은 이 작품에 수록된 9편의 단편 중 첫 번째 이야기 [페르시아 양탄자 흥망사]부터였다. 이 단편은 헤라트 카펫, 일명 페르시아 양탄자라 불리는 한때 한국의 가정집 마룻바닥을 점령하고 있었으며, 한국과 이란 친선 외교의 상징으로 서울 시청 시장 집무실에 깔려있던 붉고 아름다웠던 카펫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영식이라는 25세 청년의 의뢰로 취재를 하게 된 이들은 이란의 메샤드라는 도시에 있는 한 카펫 가게 주인인 아부 알리 하산을 찾게 되었고, 테헤란로의 흥망성쇠와 운명을 같이했던 헤라트 카펫의 흥망성쇠에 대해 듣게 된다. 서울 시청에 깔려 있던 헤라트 카펫은 어떻게 된걸까? 1979년 12월 13일, 카펫은 당시 시청 세탁실 담당자였던 김선호옹에 의해 철거되었고, 시청 지하의 음습한 창고에 둘둘 말린 채 세워지게 된 카펫은 역사의 시간에 따라 김선호옹에게 다시 오게 되었다. 그의 아들이 바로 이 사건 취재를 의뢰한 김영식이었던 게다. 문제는 읽다보면 이것이 실화같다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사실일까?

 

김희선의 첫 소설집에 실린 아홉 편의 허구들은 의문, 자료, 상상, 익살, 베짱 등을 자유롭게 믹스하여 서글서글하게 밎은 항아리같다. 각 편이 개성은 항아리에서 울려 나오는 재미난 소리에 달려 있을 것이다. 각 요소들을 설득력 있게 조합하는 것이 멋진 항아리를 빚는 재주에 다름 아닐 것이다. (중략) 이들은 숨겨졌거나 알려지지 않았던 사건들의 실상을 확인시켜주지 않는다. 의문을 속 시원히 설명해주지도 않고 진실을 눈앞에 펼쳐놓지도 않는다. 하지만 아예 잊힌 줄도, 은폐된 줄도 모르고 있던 사실을 새삼 환기한다. 의문을 들추고 추문을 들이댄다. 우회적으로 무지를 빈정대고 무관심을 추궁한다. (본문 332,333p)

 

'미확인된 문법의 SF가 나타났다'는 작품소개가 괜한 말이 아니었다. 확인할 수도, 확신할 수도 없지만 사실 같은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작가의 기이함이거나 혹은 신선함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야기 [교육의 탄생] 역시 굉장히 기이하면서도 신선하면서도 궁금증을 마구마구 자극하는 이야기였다. 1961년 4월 12일, 인간이 인류 역사상 처음 지구 바깥에서 자신이 살고 있는 지구를 내려다보게 된 날에 온통 시선을 집중할 때, 한국은 겨우 만 일곱 살 정도밖에 되지 않았던 최두식이 일본의 한 방송사에서 세상에서 아이큐가 가장 높은 아이로 소개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두식의 어깨에는 국위 선양과 민족의 자존심 같은 게 걸려있었고 이 방송으로 아이큐 215라는 판정을 받으며 정말 천재라는 것을 입증했다. 그 후 12년간 기네스북에 가장 아이큐가 높은 사람으로 등재되었던 그가 미항공우주국의 초청을 받아 미국으로 건너갔다가 한국에서 평범한 회사원으로 지내게 되었다. 그의 이야기는 한국을 떠나 나사에서 지낸 6년간의 기록을 담은 『조국의 하늘 아래』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는데, 재미있는 것은 최두식의 이야기가 1968년 12월 5일 국민교육헌장이 반포된 이유와 연결지어놓았다는 것이다. 너무도 자연스럽게, 너무도 필연적인 것처럼 빚어놓은 이야기로 인해 이 내용들이 사실인 것처럼 받아들여지게 된다. 허구임을, 이 책이 소설임을 계속 곱씹어야할 만큼.

 

표제작 [라면의 황제] 외에도 [2098 스페이스 오디세이][지상 최대의 쇼][어느 멋진 날][경이로운 도시][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역시 굉장히 신선한 소재였고, 흥미로운 이야기임에는 틀림없었지만, 앞서 소개된 두 편의 단편들이 너무도 강렬했던 탓에 이 단편들에 대해 크게 호감을 느끼지 못했다. 사람들이 흔히 즐겨먹는 라면이 유해한 식품으로 규정되어 더 이상 먹을 수 없게 되었다던가, 역복제에 성공해 돌아가신 엄마를 탄생시켰다는 소재들은 정말 참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인지 여부를 궁금해하게 되는 아귀가 딱 맞아 떨어지는 이야기들만큼 나를 잡아끌지는 못했다. 그 중 [개들의 사생활]은 앞에 소개된 두 편의 이야기만큼은 아니지만 꽤나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사이코패스라 불리는 김범식은 약국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데, 그는 광우병이나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을 일으키는 원인인 프리온이라는 기이한 단백질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그는 프리온에 대한 지식이 스탠리 프루시너가 프리온을 발견해서 노벨상을 탄 이후로 어떤 진전도 없는 이유가 소나 양 주쥐에 있던 개를 주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개로 실험을 한다. 그가 알아낸 개들의 비밀, 숨겨진 사생활은 바로 '개들은 자신들의 대뇌 전두엽에서 나오는 텔레파시 신호를 통해 인간을 조종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자신이 사이코패스에서 개들로부터 인류를 구한 외로운 선지자가 될 것이기에 완전 미친놈이라 불려도 상처받지 않았으며 개들의 비밀을 모두 밝혀낼 때까지 오해 속에 살 수 밖에 없고, 원래 이런 길을 고독하다고 여기는 인물이다. 독특하면서도 기이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소나 양 곁에 있던 개들이 무사한 이유에 대해 저절로 궁금해지고 마는.

 

김희선의 소설들은 미스터리한 사태에 의문을 품고 그 답을 찾아가는 이야기라기보다, 먼저 다양한 관심과 상상으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탐사한 끝에 마침내 어떤 의문에 도착하는 이야기다. 그리고는 '확실하진 않지만 여기에 어떤 의미가 있지 않은가'하고 되묻는 이야기다. 이제 보면 알겠지만, 세상에 미스터리는 무진하고 작가의 관심에는 경계가 없으면 그의 상상은 전공 불문이다. (본문 318p)

 

<<라면의 황제>>에 수록된 각각의 9편은 알고보면 미스터리한 일들이 허다한 세상만사에 관한 이야기다. 물론 어느 하나 분명한 사실이나 확신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사실인지 확인할 필요는 없다. 그저 사실일까? 라는 의구심, 어떻게 이렇게 독창적일 수 있을까? 라는 감탄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한때 줄줄 읊어야만 했던 국민교육헌장, 한때 유행했지만 잊혀졌던 페르시아 양탄자, 결과적으로는 늘 천재의 몰락을 보여주었던 천재들, 인간의 최초 달 착륙 등 잊고 있었던 이야기들을 작가는 다시 환기시키고 있었다. 진실을 눈앞에 갖다 놓는 이야기가 아니라 진실을 눈앞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암시하는 이야기들(본문 330p)을 채워진 <<라면의 황제>>은 한때 위세를 떨쳤으나 어느새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들의 역사, 모두가 휩쓸리는 일이지만 아무도 그 원인에 주목하지 않은 일들의 비화, 세간의 주의를 끌어야 마땅하지만 시나브로 소리소문 없이 잊히고 마는 사연들, 정확한 진상을 알고 싶어도 끝내 소문으로만 남은 의문 사건(본문 329p)등으로 치밀한 구성과 기이하면서도 독창적이고 신선한 소재의 향연으로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기이하지만 뛰어난 상상력에 감탄할 수 밖에 없는 작가의 필력에 그녀의 이름 석자를 기억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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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가 들려주는 달인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56
박소정 지음 / 자음과모음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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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장르를 빌어 철학자의 사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이야기> 시리즈 56번째 이야기는 실제로 전개되는 삶의 다양한 국면 속에서 도에 따른 삶의 다채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이에 따라 스스로 도를 현실 속에서 구현하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했던 장자의 철학을 담은 <<장자가 들려주는 달인 이야기>>입니다. <장자>는 중국의 여러 고전 가운데에서도 가장 어려운 책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책에서는 장자의 모습을 친근한 아저씨의 모습으로 표현함으로써 철학에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고 있지요.

 

자기다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자기 힘으로 꾸준히 생각해 보아야 하고, 스스로에 대해 시원스럽게 알아야 합니다. 여러분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 아마 이 '철학자 시리즈'를 처음 기획한 분들의 속뜻이었을 것입니다. (책머리에 中)

 

 

 

지난 가을 아빠 회사가 경기도 이천 근처로 옮겨가게 되면서 선우게 집은 할배나무골로 이사를 왔습니다. 시골로 내려온 지 얼마 안 되어 선우네 집은 모든 사람들의 공동 별장이 되었고, 급기야 이번 여름 방학에는 중학교 3학년이면서 작가 지망생이랍시고 있는 대로 인상을 쓰고 다니는 사촌 예은이 누나가 장기 투숙객으로 오게 되지요. 모든 일에 심드렁하던 예은이 누나는 텔레비전 <생활의 달인>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며 탄성을 지르는 선우와 정우를 보며 별일 아니라는 듯 콧방귀를 뀌며 <생활의 달인>에 나왔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달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한 인물이 누구인지 퀴즈를 냈습니다. 선우는 그런 누나가 얄미웠지만 동생 정우는 궁금해하네요.

 

"원래 도는 우주 만물의 이치를 일컫는 좋은 뜻이야. 그런데 요즘 사람들이 이상한 의미로 잘못 쓰고 있는 거지. 학교 선생님이 그랬어. 옛날에 장자가 이야기했던 성인이 바로 지금 우리가 달인이라고 하는 사람의 모습이래." (본문 24p)

 

한 주가 지나 <생활의 달인>이 방영시간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달인의 도저히 눈으로는 쫓아갈 수 없을 정도의 빠른 손놀림을 본 후 '우리 동네 명물'을 소개하는 신설 코너에서 국립 공원에서 일하는 산림 경비원 아저씨인 두루 아저씨를 보게 되었어요. 어른들에게는 장씨 아저씨라 불렸지만, 아이들에게는 두루두루 모르는 것이 없기 때문에 두루 아저씨라 부르곤 했지요. 무슨 생각인지 예은이 누나는 아저씨를 만나러 가자고 하네요. 그렇게 아저씨를 만나게 된 아이들은 아저씨로부터 어렸을 적 꿈 이야기를 시작으로 달인이 되는 과정을 듣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달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게 되지요.

 

"살다 보면 정신을 집중해야 할 때가 있어. 이 일 저일에 마음이 얽매여 어지럽게 지내다 보면 사람들은 무엇이 정말 중요한지 잊어버리게 되지. 뭔가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한다거나 아니면 공들여 이루어야 할 일을 앞에 두고 마음의 교통 정리를 해야 할 때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도 마음을 비우거나 집중하는 연습을 하곤 한단다." (본문 109p)

 

장자는 쓸모라는 것이 보는 관점에 따라 얼마나 다양할 수 있는지, 사람들의 이해관계 차원에서는 쓸모없어 보이는 것들도 알고 보면 얼마나 큰 쓸모가 깃들어 있는지를 일깨워 주고 있어요. 그럼으로써 우리들의 좁은 시야를 넓혀 주려는 것이지요. (본문 127, 128p)

 

 

 

두루 아저씨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장자의 사상을 보다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양생에 대해서, 쓸모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그리고 노력해 나아가면 오로지 자기만이 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를 수 있게 된다는 의미를 이해하게 되는 것이지요. 일상의 이야기를 담은 재미있는 동화 한 편에 스며놓은 장자의 사상은 독자들에게 철학으로의 접근을 용이하게 할 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철학을 이해하게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는 철학 사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철학으로의 안내서이자 부록으로 수록된 [통합형 논술 활용노트]를 통해 논술 교재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는 일석이조의 유익한 책이지요. 우리의 현실과 접목시켜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어 접근하기가 더 용이한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는 어린이 뿐만 아니라 청소년, 성인들에게까지 적극 추천하고 싶은 시리즈이기도 하답니다.

 

(이미지출처: '장자가 들려주는 달인 이야기'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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