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가 읽어주는 여자의 물건
이건수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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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사물은 여성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그것은 원래 하나였던 그녀에게 닿아 있는 연결고리이다. 그 사물들을 통해서 우리는 그 여성의 심리나 감각을 가늠해볼 수 있다. 나의 스타일은 그 여성의 사물 속에 들어 있다. 여성의 사물은 말없이 여성의 역사를 드러내준다. 사물의 광채를 다라 여성의 속마음을 발견한다는 것은 그 여성 속에 숨어 있는 나를 만나는 일이다. (본문 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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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는 서로 달라 서로 각자가 선호하는 물건이 따로 있으며 그 물건을 통해 여성성을 혹은 남성성을 과시하려고 한다. 이러한 사물은 좀더 아름답게, 좀더 멋지게 보이고 싶어하는 욕망에서 만들어진 것은 아닐까 싶다. 이에 사물은 '나는 이러한 여성이다', '나는 이러한 남성이다', 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수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또한 같은 여성이라 할지라도 사람에 따라 추구하는 물건이 다름을 볼 때 사물은 그 소유자에 대한 심리를 가늠해볼 수 있다. '그남자(그림 읽어주는 남자'라는 별명을 가진 저자 이건수는 《그 남자가 읽어주는 여자의 물건》을 통해 여자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52가지 사물을 '보고, 듣고, 맡고, 맛보고, 느끼는' 색성향미촉의 오감을 토대로 크게 5가지의 갈래로 분류하여 예술가의 유별난 감성과 예리한 시선으로 관찰하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여성 스스로도 몰랐던 내면의 이야기를 끄집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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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사물은 여성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길을 열어 준다. 그것은 원래 하였던 그녀에게 닿아 있는 연결고리이다. (본문 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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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1 비키니를 입은 비너스, 2 생활을 발견, 3 욕망의 모호한 대상, 4 날 닮은 너, 5 여자의 일생 다섯 파트를 통해 귀고리, 반지, 드레스, 하이힐, 목걸이, 핸드백, 샌들, 비킨, 클러치, 스카프, 커피, 트렁크, 제모기, 그릇, 바늘과 칼, 생리대, 침대, 여자화장실, 양산, 손뜨개, 립스틱, 모자, 마스카라, 시스루, 매니큐어, 스타킹, 모피, 팔레트, 브래지어, 바비인형, 보톡스,, 선글라스, 가죽, 펫, 헤어스타일, 호피, 향수, 타투, 장갑, 거울 등 52가지 사물에 대한 쓰임새나, 속성, 이력, 의미 등을 살펴보며 여성의 본성을 탐구하고 있다. 이들의 이야기는 명화, 사진, 영화 등을 통해 풍성하게 전달하고 있다. 그 중에는 버스 안에서 책을 읽다가 화들짝 놀라 옆사람의 눈치를 봐야했던 사진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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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뜨겁게 몰두할 때 우리는 상대방을 구속하려 하고 소유하려 한다. 너무나 일반적이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래서 반지 같은 것으로 서로의 관계를 옭아맨다. 그러다 사랑이 끝나게 되면 이 작은 동그라미를 어찌할 줄 몰라 고민에 빠지게 된다. 다른 누구에게 주기도 그렇고, 버리기도 아까운 애물단지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본문 2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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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그 남자가 읽어주는 여자의 물건》을 통해 인터넷 검색창에 쏟아져 나오는 사물의 정보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에 근거한 해석한다. 덧붙혀 저자는 사물을 열린 개념의 예술작품이라 생각하고 그것을 철학적인 시각에서 해석하고 평가했으며 인상비평의 오류에 빠지지 않으려고 하면서도 주관적 체험과 느낌의 개입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전한다. 남자의 시각으로 보는 여자의 물건,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본성을 읽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었다. 52가지의 사물에 대해 읽어가다 보면 문득 내가 소유하고 있는 사물을 한 번씩 바라보게 된다. 그 사물에 대한 내 심리와 본성이 이런 것이었나? 라는 생각을 통해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기도 한다. 이것만으로도 이 책은 꽤 흥미로운 책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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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고리, 비키니, 커피, 거울, 시스루, 인스타그램, 프렌치 시크, 운세, 엄마사진…

욕망의 물건에서부터 일상 속의 사물, 유혹의 도구, 문화적 기호, 취향의 사물들까지 예술가의 섬세한 감성으로, 비평가의 날카로운 시각으로 그려내는 여성의 삶과 속마음 _표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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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그 남자가 읽어주는 여자의 물건'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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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성주의 - 미국이 낳은 열병의 정체
모리모토 안리 지음, 강혜정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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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반지성주의'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듣고 있지만 이 단어는 왠지 부정적인 의미로 들린다. 지성적인 모든 것에 반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듯 하지만 아직 나에게는 낯선 개념이 아닌가 싶다. 헌데 옮긴이의 말에 따르면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을 이기고 대통령으로 당선된 예상치 못했던 결과를 두고 많은 이들이 그 원인을 '반지성주의'에서 찾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이 트럼프 현상 뿐만 아니라 매카시즘, IS, 일본의 군국주의, 나치즘, 파시즘 등과 연결시키는 부정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에도 많이 언급되고 있다고 한다. 이쯤 되면 반지성주의가 낯선 나에게는 그 의미가 더욱 부정적으로 다가는데 이 책에서는 사회에 엄청난 해악을 끼치는 경계 대상으로서 반지성주의 개념을 말하고자 함은 아니라 그보다는 미국에서 반지성주의가 탄생하게 된 배경부터 지금까지의 발전 과정을 역사적으로 고찰하면서 요즘 같아서는 생각하기 힘든, 반지성주의의 기원, 의미, 역사적 역할, 효용 등을 설명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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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반지성주의》는 「아사히신문」,「요미우리신문」, 「마이니치신문」,「니혼게이자이신문」을 비롯한 각 매체의 극찬을 받으며 일본 독서계에 '반지성주의'열풍을 불러일으켰고, 2016년 일본 최대의 서점 기노쿠니야의 인문대상에 노미테이트 되었던 화제의 책이다. 이 책은 Chapter 01 하버드 대학교:반지성주의의 전제, Chapter 02 신앙부흥운동:반지성주의의 출발점, Chapter 03 반지성주의를 키운 평등이념, Chapter 04 미국적인 자연과 지성의 융합, Chapter 05 반지성주의와 대중 리바이벌리즘, Chapter 06 반지성주의의 또 하나의 엔진, Chapter 07 하버드주의를 내던져라 총 7Chapter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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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에 따르면 반지성주의는 흔히들 생각하는 것처럼 지성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성찰이 결여된 지성에 대한 반대, 지성을 부적절하게 사용하는 특권계층에 대한 반감이자 반발이다. 지성 자체가 아니라 지성의 작용방식에 의문을 품고, 지성의 월권행위, 권위 및 권력과의 유착 같은 현상이 나타나면 이를 민감하게 포착하여 감시, 견제하는 것이 반지성주의라는 말이다. 이런 관점에서 반지성주의는 사회혼란을 부채질하는 병리 현상이 아니라 오히려 사회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가 된다. (본문 302, 30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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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성주의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사람은 《미국 생활에서의 반지성주의》를 쓴 미국의 역사가 리처드 호프스태터로 미국 반지성주의 역사를 살핀다는 것은 미국 기독교 역사를 더듬어가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한다. 이에 이 책에서는 기묘하기 짝이 없는 미국 기독교를 배경으로 탄생한 반지성주의의 역사 전반을 살펴보고 독자가 각자의 방법으로 현대 사회를 해석하는 데 필요한 도구를 제공하고자 하고 있다. 미국 반지성주의의 역사는 미국 개신교가 토착화하면서 극적으로 변질되는 과정이며, 초기 미국 개신교의 주류였던 청교도의 극단적인 지성주의에 반발하여 일어난 신앙부흥운동이 미국 반지성주의의 출발점이다. 이러한 반지성주의는 미국 역사에서 꾸준히 힘을 가지고 있는데 그 이유는 민주적이고 평등한 사회에 대한 요구가 강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저자는 미국의 반지성주의는 지극히 미국적인 현상으로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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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 나타나는 자유지상주의, 끝없이 논란이 되는 총기 규제 반대와 낙태 반대, 오바마 대통령의 의료보험 개혁에 대한 끈질긴 거부감, '긍정병'이라고까지 불리는 '긍정의 힘'을 유독 강조하는 정서, 자기계발 열풍, 쇼 비즈니스를 방불케 하는 텔레비전 전도의 흥행 등이 모두 건국 최기부터 미국 사회 저류에 흐르는 반지성주의와 맥이 닿아 있다는 것 (본문 304,30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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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해서 저자가 반지성주의의 부정적인 측면을 모두 배제하는 것은 아니며 반지성주의자가 꼭 갖추어야 할 요건이 '지성'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인물들을 통한 반지성주의 영웅들에 관한 내용들은 반지성주의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알아볼 수 있었던 것 같지만, 처음 반지성주의에 대해 접한 나로서는 여전히 낯설고 어려운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트럼프의 당선, 그리고 현시국에 반대하는 촛불시위 등을 바라볼 때 반지성주의가 무엇인가에 대해 살펴보는 것은 굉장히 의미있는 시간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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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종교와 비즈니스가 거의 구별이 되지 않게 전환되었다. 그래서 반지성주의 역사를 더듬어보는 건 미국으로 대표되는 자본주의의 본성을 탐구하는 것이기도 하다. _「도쿄신문」

이 책은 반지성주의 역국들을 축으로 미국 종교사를 더듬는 열전이다. 그러나 단순한 종교사에 머무르지 않는 문화사이자 정치사, 대학사이기도 하다. 이 책은 경묘한 말투로 무거운 주제를 다양한 문맥 속에서 음미한다. -「요미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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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반지성주의'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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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으지 않는 연습 - 마음.관계.물건에서 가벼워지는 가르침
나토리 호겐 지음, 이정환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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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자라는 속도에 따라 구비해야 하는 물건들이 생겨났고, 할인기간에 구매한 제품, 입지도 않는 옷들이 옷장 가득 수북히 쌓여있어 점점 버거워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무소유를 외치고 있음에도 버리는 것이 아까워서, 언젠가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버거움을 안고 살았다가 2년 전 버거움을 견기지 못하고 '버리는 것'을 해보게 되었고 덕분에 아까움보다 홀가분한 마음이 더 크다는 신선한 기분을 맛보았다. 하지만 그 후 2년, 없어진 만큼 새로운 물건들은 그 자리를 차지했게 되었다. 이러다가는 예전에 텔레비전에 본 쓰레기로 가득한 집처럼 되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이런 불편함을 느낄 때 눈에 들어온 책이 바로 세종서적 《모으지 않는 연습》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불교의 가르침을 토대로 모으려 하고, 늘리려 하고, 쌓아두려 하는 마음의 정체를 밝혀 스트레스나 마음의 응어리를 해소하는 방법, 그리고 이미 모으고 늘리고 쌓아둔 물건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무거운 갑옷을 입은 듯한 지금의 나, 나의 생활에서 갑옷을 하나하나 버리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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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솝 우화 《개와 뼈다귀》를 예를 들며 필요 이상으로 모으려 하면 이미 가지고 있는 소중한 것을 잃어버릴 우려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현 시국을 보라. 이미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많이 가지려는, 더 많이 누리려는 욕심에 결국 돈, 사람, 권력, 명예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된 것 아닌가. 우리는 많은 물건과 돈, 친구, 값비싼 물건, 풍부한 지식을 갑옷 대신으로 생각하며 나약한 자신을 감추려 하고 집착하고 있다. 물건이나 사람이 많이 있다고 하여 인생이 충실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스트레스가 쌓여 마음마저 혼란스러워지며 이 갑옷으로 인해 우리는 좀처럼 자유로워질 수 없게 된다. 어디에 있는지 기억조차 가물한 물건들, 누구였는지도 어떤 관계였지도 모를 연락처 속 사람들, 타인을 의식하여 부자연스러웠던 내 모습 속에서 나는 좀더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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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이는 데에 두려움을 느낄 필요는 없다. 아무리 버리고 줄여도 인연의 힘은 남는다. (본문 4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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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장 모으면 독이 된다, 2장 인간관계에 필요한 여유, 3장 생활의 군살을 제거하는 팁, 4장 일의 비결은 뺄셈에 있다, 5장 조금씩 만족을 나는 연습 등 크게 5장으로 나누어 무거운 갑옷을 하나하나 벗어버리는 방법을 풀어내고 있다. 저자의 글은 여타의 자기계발서처럼 딱딱하지 않으며, 독자를 혼내거나 가르치려는 것이 아니라 마치 에세이처럼 편안하게 다가온다. 그래서인지 다양한 분야를 예로 들어 전달하고 있는 이야기들은 몰입도가 상당히 좋다. 특히 3장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주변을 자꾸 쳐다보게 되고 정리하게 된다. 책상 서랍을 열어보게 되고, 바닥에 어질러져 있는 물건은 없는지 살펴보게 된다. 그러다 거실 한 곳에 쌓아둔 미리 사다둔 물건에 눈길에 멈추게 된다. 수납장에 넣지 못해 바닥에 놓은 물건이 외로움을 타서 동료들을 불러 모아 어느 새 차곡차곡 쌓아 산이 되어버린 물건들이 왠지 부끄러워 서둘러 정리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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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는 물건을 두지 않는 것이 좋다. 바둑에 둔 물건은 다른 허드레 물건을 자석처럼 끌어당겨 계속 몸집을 불리는 강력한 파워를 갖추고 있다. 그 때문에 처음에 놓아둔 작은 물건 하나가(골판지 상자도) 금세 거대한 산더미로 성장한다. 그리고 어느 틈에 방은 창고로 변한다. 창고에서 생활할 정도로 영락할 수는 없지 않은가. 따라서 바닥에는 물건을 두지 않는 것이 좋다. 수납장에 넣지 못해 바닥에 놓은 물건은 외로움을 잘 타서 즉시 동료를 불러 모은다. (본문 198,19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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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으고, 늘이고, 샇아두려 하는 마음의 정체를 밝히고, 물건을 줄이는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 《모으지 않는 연습》은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책이다. 책을 읽다가도 주변을 정리하게 되고, 인간관계에 대해서는 자연스럽게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니 말이다. 많은 것을 가진 사람들은 그것을 혹시 잃을까 노심초사한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도둑맞을 걱정이 없는 마음속의 재산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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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둑맞을 걱정도 없고 사라질 걱정도 없는 대상을 소중하게 여기고 싶다. 성실함, 배려, 신선한 마음 등은 소중하게 여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돈, 건강, 물건 등은 사라질 우려가 있다. 사라지지 않는 대상은 역시 마음속에 있는 재산이다. (본문 32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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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모으지 않는 연습' 본문,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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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유어 라이프
빌 버넷.데이브 에번스 지음, 김정혜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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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딸아이가 대학 수시전형에서 모두가 부러워할만한 명문대를 4곳이나 합격했다. 처음엔 합격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나 기뻤으나 학교를 선택함에 있어 가족 모두가 고민에 빠져야했다. 다들 행복한 고민이라고 말하지만 정작 미래의 시작점이 될지 모를 학교를 선택함에 있어 이 고민은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았다. 정말 원하는 과를 선택해야 미래에 원하는 직업을 가질 수 있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이런저런 고민끝에 아이는 학교를 선택했고 우리는 아이의 선택을 존중했으며 자랑스러워했고 또한 미래를 위한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전공이 경력을 결정한다, 성공하면 행복해질 것이다, 라는 잘못된 믿음을 갖고 고민을 한 것이 아니었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현재의 선택이 잘 못 됐다는 뜻이 아니라, 선택을 위한 고민을 하고 답을 찾는 과정에 잘못된 믿음이 포함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이 책 속에서 예를 든 엘렌, 재닌이 우리가 흔히 주변에서 보고, 듣고, 겪는 일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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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사회는 취업란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전공과 다른 선택을 하고, 취업한 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전공과 적성과 다른 일을 하며 고된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저자는 '아니다 싶은 일을 계속하기에 인생은 너무 짧다'고 말한다. 그 문구가 나를 향해있는 듯 하여 잠시 머뭇거렸다. 나 역시 저자가 말하는 너무 늦었다는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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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디자인된 인생은 끊임없이 창조하고 만들고 변화하고 진화하는 생산적인 인생이며, 잘 디자인된 인생에는 놀라운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 잘 디자인된 인생은 투자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돌려주고, '거품을 내고 헹구기를 반복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의미가 있다. (본문 1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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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디자인함에 있어 저자는 디자인 사고를 가져 한다고 말한다. 이 디자인적 사고란 감정이 포함될 때에야 비로소 최상의 문제해결 도구가 되는 것으로 의미 있고 즐거우며 충만한 삶을 창조하는데 필요하다. 인생을 디자인하기 위해 배워야 하는 다섯 가지 사고방식은 호기심, 행동 지향성, 재구성, 인식, 극단적 협력으로 디자인 도구인 이 사고방식으로 무장할 때 원하는 삶은 물론이고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에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단순한 사고방식들로 구성된 디자인 사고방식을 설명하고, 인생을 디자인하기 위해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주고자 한다. 또한 우리에게 딱 맞게 디자인된 인생이 어떤 것인지 알아내도록 도와줄 뿐만 아니라, 스스로 인생을 디자인하도록, 그것도 원하는 인생을 디자인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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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어차피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탐색이다. (본문 88p)

인생 디자이너들은 자신이 현재 살고 있는 삶이 무엇이든, 그 삶에서 모험을 찾는다. 이것이 바로 행복을 선택하는 비결이다. (본문 26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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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 다섯가지 사고방식을 삶의 방식에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인생 디자인을 구현하는 과정과 혁신 과정의 일부로 사용하며 여기서 덧붙혀 나침반(직업관과 인생관이라는 체계적이고 중요한 개념들)과 자기수련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이렇게하여 잘 디자인된 인생을 계속 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수련에 투자하고 실천하는 것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책 속에서 잘 설명하고 있다. 인생 디자인은 "잘 지내나요?"라는 라는 질문에서 시작된다. 인생 디자인 여행을 시작한 수천 명의 학생 및 고객들과 함게 장기간에 걸친 극단적 협력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잘 지내?"라는 질문에 스스로가 만족할 만한 대답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잘 지내?"라는 질문에 스스로 만족할 만한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스스로 만족할 만한 대답을 구하고자 한다면 《디자인 유어 라이프》를 읽어보길 바란다. 이 속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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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디자인은 궁극적으로 볼 때 자인의 인생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크게 변화시킬 삶의 방식이다. 잘 디자인된 인생의 결과는 멋지게 잘사는 삶이다. 그보다 더 바랄 것이 있을까? (본문 33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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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디자인 유어 라이프' 본문,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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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외계에서 왔을지도 몰라 라임 청소년 문학 25
슈테파니 회플러 지음, 전은경 옮김 / 라임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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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라임 청소년 문학> 시리즈 25번째 이야기는 《우리는 외계에서 왔을지도 몰라》라는 눈길을 끄는 제목의 책입니다. 외계인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담은 유쾌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는데, 꽤 의미있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네요. 이 책의 주인공은 호기심이 강한 조냐입니다. 거의 불치병에 가까운 수준으로 모든 것에 관심을 두고 있는 조냐는 매일매일 질문을 모으고 그 답을 찾는 일에 열중하고 있지요. 이런 조냐는 반 아이들에게 미치광이 취급을 받았고 외톨이가 되었지요. 폭염이 바야흐로 교실을 점령해 버린 지금 오늘이 방학하는 날이라는 것이 다행이지만 적어도 조냐에게는 골칫거리일 뿐이랍니다. 방학 때는 별난 일이라곤 일어나지 않는데다 질문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전문가들의 절반이 사라져 버리니까요. 대신 조냐는 사람이 가장 많은 야외 수영장에서 사람이나 관찰하면서 보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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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야외수영장에서 입장객을 세거나, 사람을 관찰하던 조냐는 수영장 가장자리에 서 있는 무덤가에 방금 심은 자작나무처럼 키가 크고 비쩍 마른 데다 새하얗기까지 한 남자아이를 보게 됩니다. 그 남자아이는 물가를 뱅뱅 돌며 추격적은 벌이던 사향쥐 때문에 놀라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조냐는 그를 구해내지요. 그의 이름은 '쥐죽'으로 이후 그들은 사흘 내내 야외 수영장에 가서 수영을 하는 대신 낱말 게임을 하며 지냅니다. 그러다 부모님에 대해 묻는 쥐죽을 집으로 초대하게 되었고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 속에서 쥐죽이 아버지를 무서워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조냐는 '쥐죽'은 '쥐 죽은 듯 조용히 하다'에서 따온 자기 자신에게 스스로 붙인 별명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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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냐는 수영을 하지 못하는 쥐죽을 위해 강습을 해주던 중 왜 수영을 못하냐는 질문을 하게 되고, 쥐죽은 갑자기 맹렬한 분노를 쏟아낸 후 사라졌어요. 조냐는 쥐죽의 물건을 챙기다가 쥐죽의 가방에 '호신용 스프레이'가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가방을 갖다주기 위해 쥐죽의 집을 찾은 조냐는 쥐죽의 이름이 파비안인 걸 알게 되고 쥐죽의 아버지가 이 년 전에 일자리를 잃으시면서 모든 게 달라졌고 그로인해 엄마와 함께 도망치는 중임을 알게 됩니다. 쥐죽은 수영을 할 줄 알게 되던 날, 조냐는 쥐죽의 팔에 새로 생긴 시퍼런 멍이 있음을 보게 됩니다. 하지만 쥐죽에게는 아무것도 묻지 못했지요. 이후 엄마와 함께 소풍을 가게 된 조냐는 쥐죽의 이야기를 꺼내고 되고 엄마와 함께 쥐죽의 집에 가게 된 조냐는 뜻밖의 상황과 마주하게 됩니다. 그리고 엄마 역시 어린시절 이런 경험을 갖고 있었음을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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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다는 건 말이야. 그냥 물결에 휩쓸려 떠내려갈지, 아니면 강을 거슬러 헤엄쳐 갈지 곰곰이 고민한다는 뜻이야. 대개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서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입을 꾹 다물곤 하지. 하지만 그런 것 따위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생각된다면 과감히 입을 열서 뭐든지 말하거나 물어도 돼. 어쨌든 사람들은 대부분 입을 다물어. 그래서 너처럼 하고 싶을 말을 서슴없이 하는 아이를 볼 때, 그저 호기심이 강하다는 것 정도로 받아들이지를 못해. 그러니까 네가 뭔가 말하거나 행동하고 싶을 때는 언제나 내키는 대로 하라는 거야. 다른 사람들이 너나 네 질문을 멍청하다고 생각하든 말든 아무 상관 없어. 네가 옳다고 생각하는 걸 하면 돼. 절대로 다른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섣부르게 그만두지 말고." (본문 86, 8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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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이유로 외톨이가 된 조냐와 쥐죽의 뜻밖의 인력으로 두 사람은 좋은 친구가 됩니다. 자의든, 타의든 외톨이가 된 이들이 서로 마음을 열고 관계를 맺어 가는 과정이 참 따뜻하게 그려져 있지요. 하지만 여기서 덧붙혀 가정 폭력에 대한 문제점을 낱낱히 공개하고 있습니다. 아버지를 피해 도망다니면 어머니와 쥐죽이었으나 이제 쥐죽은 용기를 냅니다. 이렇듯 《우리는 외계에서 왔을지도 몰라》는 외톨이, 가정 폭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무거운 주제이지만 작가는 따뜻함과 용기로 어둡고 무겁게 이야기를 잘 버무려 놓은 듯 하네요. 그래서인지 외톨이었던 이들이 세상 밖으로 한 발 나아가는 모습에 기분 좋게 책을 내려놓을 수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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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우리는 외계에서 왔을지도 몰라'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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