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니스트 시턴의 아름답고 슬픈 야생동물 이야기 마음이 자라는 나무 10
어니스트 톰프슨 시턴 지음, 김세혁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연의 풍경을 그 누구보다 빼어나게 그려 낸 화가이자, 동물을 그 누구보다 사랑한 자연주의자로 사실적인 동물 이야기를 육십 권이나 써 낸 이야기꾼이자 인디언들의 정치적, 문화적, 정신적 권리를 지지한 인권 운동의 선구자이며 스스로를 '검은 늑대'라 불렀던 시턴이 작가로서의 첫발을 내닫게 된 최초의 작품이자 가장 훌륭한 작품이 바로 《어니스트 시턴의 아름답고 슬픈 야생동물 이야기》입니다. 이 책에 실린 7편의 이야기들은 모두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인데 시턴은 야생 동물의 삶이 항상 비극으로 끝나는 것을 알리기 위해 실화임을 강조하고 있지요. 그것으로 인해 우리가 도덕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

 

\

우리는 야생 동물과 더불어 살아간다. 모두가 친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간에게 있는 것은 동물에게도 반드시 남아 있다. 그것이 비록 미미한 흔적일지라도……. 마찬가지로 동물에게 있는 것은 인간에게도 반드시 있다. 아주 사소한 부분일지라도……. 그러니까 동물들도 우리처럼 (약간의 차이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느낌이나 소망을 가진 생명체들이다. 그만큼 그들에게는 그들 나름의 권리가 분명하게 있는 것이다. (본문 8p)

\

\

7편의 이야기는 책 제목처럼 정말 아름답지만 슬픈 이야기입니다.

야생 동물은 늙거나 병이 들어서 자연적으로 죽는 일은 거의 없다. 그들의 최후는 언제나 비극적이다. 단지 얼마나 오랫동안 적에게 대항할 수 있느냐의 차이일 뿐…….  (본문 95p)
책을 읽다보면 시턴이 얼마나 자연을 사랑했고 세심하게 관찰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출간된 지 백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한 번도 절판이 된적이 없을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합니다. 자연을 사랑했던 시턴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우리 주변의 동물에 대해 생각케 합니다. 먹을 것이 없어 사람이 사는 곳까지 내려오게 된 멧돼지, 여기저기 버려지는 반려동물, 그리고 이번에 조류 인풀루엔자 감염으로 살처분된 수많은 닭까지, 야생 동물이든 반려동물이든 그 최후는 정말 너무도 비극적이라는 시튼의 말에 너무 공감하게 되네요.

\

 \

시튼의 야생 동물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전설의 늑대왕 로보, 현명한 지도자 까마귀 실버스팟, 영리한 숨고리토끼 래기러그, 나의 영원한 친구 사냥개 빙고, 가슴 저미는 눈물 어미 여우 빅슨, 자유를 갈망하다 야생명 페이서, 두 얼굴의 양치기 개 울리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광활한 목축 지대인 뉴멕시코 주 북부에 있는 커럼포에서 맹위를 떨치는 포악한 왕으로 힘이 세었을 뿐 아니라 교활하고 강인하기까지 한 늑대 왕이지만 짝의 죽음앞에서는 나약한 가슴 아픈 사랑의 주인공 로보, 세상에서 둘도 없는 최고의 지혜를 가진 까마귀이지만 한밤중 무시무시한 살인마 부엉이 앞에서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 채 가만히 당할 수밖에 없었던 실버스팟, 엄마 몰리에게 적으로부터 살아남는 방법을 배우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어린 솜꼬리토끼 래기러그, 늑대 같은 생활을 버리지 않았지만 마지막까지도 자신의 개였던 빙고, 믿었던 주인에게 버림받은 양치기 개 울리 등에서 슬프고도 아름답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

야생동물의 삶이 시턴의 세심한 관찰력으로 섬세하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이들의 삶 속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자연과 도덕을 떠올리게 됩니다. 인간과 다를 바 없는 감정을 가지고 있는 그들입니다. 그들은 시턴의 글을 빌어 자신들의 권리를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요? 대자연 속에서 극적인 삶을 살아간 야생 동물들의 아름답고도 슬픈 이야기가 자연주의자 시턴의 눈으로 다감하게 펼쳐진 《어니스트 시턴의 아름답고 슬픈 야생동물 이야기》는 자연과 생명에 대한 큰 울림을 전하고 있습니다.

\

(이미지출처: '어니스트 시턴의 아름답고 슬픈 야생동물 이야기'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도 비움 - 차근차근 하나씩, 데일리 미니멀 라이프
신미경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1월
평점 :
품절


얼마 전 우연히 TV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모델 이소라편을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한 때 유명했던 모델이자 방송인이었으며 이국적인 외모로 많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그녀였기에 굉장히 화려한 생활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그녀의 집을 엿보니 넓은 거실에 작은 쇼파와 탁자 그리고 오래된 CD 플레이어가 전부였고, 모델이었던 그녀의 옷방은 실망스러울 정도로 간소했습니다. 방송 관계자가 그녀에게 가구가 너무 없는거 아니냐는 질문을 했자 그녀의 대답은 간단했습니다. '그래도 필요한 건 다 있어요'. 그 대답을 듣고는 저희 집을 둘러보았습니다. 좁은 집에 그녀보다 더 많은 가구를 갖고 있고, 더 많은 것을 가지려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죠. 사실 얼마전 이와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도 다 필요한 것이라며 나름의 위안을 삼으며 애써 이를 부인해왔는데 TV를 시청하면서 정신이 번뜩 났지요. 그리하여 뭔가 대책이 필요한 제가 읽어보게 된 책이 바로 북폴리오 《오늘도 비움》입니다.

\

 

\

이 책의 저자 신미경은 패션에 심취했던 20대에는 쇼퍼홀릭이자 워커홀릭으로 살았고, 구두로 사회·문화적 이야기를 풀어낸 《슈즈 시크릿》을 집필하기도 했었으나 현재는 쇼퍼홀릭 라이프를 청산하고 미니멀 라이프에 입문한지 4년 차가 된 칼럼니스트입니다. 저자는 삶을 우아하게 만드는 여러 가지 시도와 생각을 담은 글을 개인 블로그인 '우아한 탐구생활' 및 슬로누유스 '가볍게 살기' 칼럼을 통해 소개하며 많은 독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데 이 책《오늘도 비움》을 통해 물건은 비우고 취향을 채우면서 가볍게 우아하게 삶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책에 담아낸 기록은 이렇게 저자가 오늘도 비움을 실천하며 찾아낸, 취향껏 일상을 즐기는 이야기랍니다.

\

비우는 삶을 실천한 사람들의 조언 중 '여백이 많은 삶이 우아하다'는 이야기에 크게 공감해 하루에 하나씩 불필요한 소지품과 생각을 비워내며 나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보냈다. 단순히 집만 깨끗해진 것이 아니라 비움은 내가 싫어하는 것을 거절하는 법을 배우게 했고, 남기고 싶을 만큼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었으며, 마음속으로부터 하고 싶은 일들을 상기시켜 주었다. (본문 7p)

\

\

이 책에서 저자는 차림, 미용, 식생활 등을 통해 무조건 버리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 목표를 두고 무엇을 집중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고 실천하며 삶의 본질에 집중하는 삶이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있어요. 집안 일을 적게 해도 되는 작은 집, 가볍고 몸에 편한 옷, 생활과 관계 모두에서 불편함을 주는 것들과 헤어지고 홀가분한 마음을 최고의 보상으로 받게 된 것이지요. 그녀는 최소한의 것을 가지고 산다는 것의 첫 시작은 데일리 백에서 시작했습니다. 삶의 무게처럼 느껴지던 '도라에몽 주머니'인 가방의 무게를 덜어낸 것이지요. 남들 앞에서 우쭐대고 싶은 허영심이 담긴 명품 백, 옷가게에서 한눈에 반해 집으로 데려온 옷, 키에 대한 콤플렉스로 인해 구매한 100켤레가 넘는 구두, 전문가들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추천을 일상에 더해 엄청난 제품에 파묻히게 된 미용제품들, 손톱의 칠이 벗겨질까 전전긍긍하며 공주처럼 굴게 되었던 다양한 브랜드의 네일 에나멜 등 그녀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물건만을 소유하며, 불편하고 내세우기 급급했던 물건들을 모두 정리했습니다. 이를 실천하는 용기와 노력이 우아한 미니멀 라이프를 만들어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지나치게 많은 물질에 집착하고, 주변 사람들의 인정이 내 한 몸보다 중요했던 청춘의 시기가 지났다. 이제 그럴 듯한 겉모습이 아닌 진짜 잘사는 것에 집중한다. (본문 83p)

\

갖고자 하는 욕망은 참 많은 것을 소유하게 합니다. 그리고 그 소유는 스트레스를, 불편함을, 버거움을 야기하기도 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또 소유하고 싶어하는 거 같아요. 가지려는 욕심을 내려놓고, 가진 것을 덜어내기 위해서는 그저 단순히 덜어내고자 하는 생각이 아닌 자신만의 생활철학을 소유해야 할 듯 합니다. 물건을 버리되 생활철학은 소유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렇게 저는 그녀의 생활철학을 엿보며 나만의 생활철학을 만들어가기 위해 애써봅니다.

\

\

고작 물건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소한 물건 하나 사는 방법이 달라지자 삶 전체를 대하는 태도 또한 조금씩 달라짐을 느낀다. 인생은 탄생과 죽음 사이에 선택의 연속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무엇이든 선택의 순간이 오면 천천히 생각한다. 나는 그대로이고, 급할 것은 없다. (본문 182p)

\

'남겨진 사람들이 감당할 뒷정리 부담 줄이기, 기억과 기념을 강요하지 않기'라는 큰 줄기로 매년 생일날 유언장을 쓴다는 저자는 가볍다는 것은 물건이 아닌 삶 전체임을 강조하고 있는 듯 하네요. 참 많은 것을 소유하고도 부족한 것을 생각하고 욕심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겨울내내 한 번도 입지 않았던 겨울옷들이 계속 눈에 밟히네요. 무거운 가방, 불필요한 물건들처럼 삶의 무게도 더 무거워지고 있었다는 것을 저자의 실천하는 삶에서 배우고 반성하고 느끼게 됩니다.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하나씩 정리해봐야 겠습니다. 비좁은 집을 불평만 했는데 물건을 하나씩 정리하다보면 집도 자연히 넓어질 듯 싶네요. 저자처럼 저의 통장의 잔고도 덤으로 늘어나겠지요? 이제는 불안함, 버거움, 불편함이 아닌 편안함으로 살아봐야겠습니다.

\

\

보통 불안함을 느끼면 그에 대비하는 물건이나 행동이 불안의 크기만큼 늘어난다. 불안은 느긋한 생활을 방해한다. 가정법으로 만들어진 미래에 사로잡혀 사는 것은 지금을 살 수 없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이다. 그러니까 여분의 공식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아닌 지금의 편안함으로 계산한다. (본문 161, 162p)

\

(이미지출처: '오늘도 비움'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뉴노멀 시대의 마케팅 - 변화한 소비자를 어떻게 사로잡을 것인가
최순화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근 새로운 소비층에 관한 뉴스를 본 적이 있다. 그동안 패션에 관심이 없던 중장년층이 의류업계의 새로운 소비층으로 구매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저성장이 장기화되고 소비 빙하기인 현 경제시장에서도 새로운 소비층은 생겨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신규 브랜드도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바로 뉴노멀(New Noraml)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뉴노멀 시대란 과거를 반성하고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는 시점에 자주 등장하는 말로,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표준을 의미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中) 이렇듯 과거 비주류이거나 수동적이었던 집단이 마강한 파워를 지닌 소비자가 되면서 마케팅의 전략도 달라져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다. 이에 《뉴노멀 시대의 마케팅》은 세계 경제의 판이 뒤집힌 현 경제상황에서 새로운 소비층을 공략할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

소비 시장에 대한 고정관념이 사라지고 새로운 경제 질서가 확립되는 뉴노멀 시대에는 과거 주변적인 집단으로 인식되었던 소비자들이 막강한 파워를 지니게 된다. 이들이 이끄는 트렌드에 주목하지 않는다면 기업은 도태되고 말 것이다. 변화한 소비자들에게 맞는 혁신적인 마케팅법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_표지中

\

 

\

《뉴노멀 시대의 마케팅》은 저자가 2014년부터 『매경이코노미』, 「중앙Sunday」 등의 칼럼에 변화하는 소비 시장과 기업의 마케팅을 주제로 연재한 글을 바탕으로 완성되었으며, PART 01 떠오르는 소비층, 슈퍼 세그먼트에 주목하라, PART 02 뉴노멀 시장에 통하는 역발상 마케팅, PART 03 뉴노멀 시대, 고객과의 공감 폭을 넓혀라, PART 04 브랜딩 불변의 법칙, 고객과의 로맨스, PART 05 코리아 마켓 & 마케팅으로 나뉘어 구성된다. PART 01 에서는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다섯가지 슈퍼 세그먼트와 그에 따른 마케팅의 변화를 소개하고 있으며, PART 02에서는 화려하고 강렬하게 자신을 포장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고객이 먼저 제품과 기업을 발견하고 찾아오도록 하는 내향적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소비자와 슬픔을 공유하고 마음속 상처를 어루만지는 깊은 교감, 소비자들의 불안과 공포를 함께 극복해나가는 파트너로서의 의미가 필요함을 강조하는 PART 03, '요람에서 무덤까지' 고개의 일생 동안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는 법을 소개하는 PART 04. 그리고 마지막 PART 05에서는 국내와 해외 소비자가 인정하는 세계적인 도시, 국가 브랜드로 발전할 수 있도록 대자본과 소자본의 상생 방식을 모색하며 차별화된 가치를 발굴하고 유지할 대안을 이야기하고 있다.

\

 

\

저성장기에는 물질적 욕구가 충족되기 어려운 만큼 사회적 관계에 대한 욕구가 커진다. 큰 규모의 소비는 어려우니 작은 사치를 추구하는 젊은 층이 많아지고, 특히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켜주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커질 것이다. 처음 맛보는 이색적인 음식, 실속 있는 수입 자동차, 허름하지만 운치 있는 뒷골목 카페처럼 합리적으로 즐기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소비 시장의 정체기는 기업들의 마케팅 경쟁력과 고객 관계의 수준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시험 기간이다. 시험을 잘 통과하기 위해서는 일순간 달아오르는 소비 열풍을 기대하기 보다는 서로가 더 나은 존재로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문 73p)

\

 

\

다양한 예시를 통한 설명이 읽기 쉽게 수록된 책이다. 이론적인 이야기가 아닌 현 경제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어 실질적인 활용도가 높은 책이 아닌가 생각된다. 현 경제상황을 살펴 볼 수 있으며, 스마트한 소비를 할 수 있는 시각도 넓힐 수 있기에 마케팅 분야에 속한 사람이나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닐지라도 두루두루 읽어보면 좋을 듯 싶다.

\

(이미지출처: '뉴노멀 시대의 마케팅'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Wi-Fi 지니 마음이 자라는 나무 25
뤽 블랑빌랭 지음, 곽노경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명작동화 <알라딘과 요술 램프>를 떠올리게 하는 책 제목과 책 표지가 눈길을 끄는 《Wi-Fi 지니》는 푸른숲주니어 <마음이 자라는 나무>시리즈 25번째 이야기입니다. 《Wi-Fi 지니》는 21세기 판 <알라딘과 요술 램프>와 비슷합니다. 이 책 속 지니는 램프가 아니라 노트북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죠. 노트북에서 소원을 들어주는 지니가 나타난다면 얼마나 신 날까요? 이 책은 그렇게 유쾌하고 즐겁게 시작하지만 스마트 기기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따끔한 경고를 하고 있습니다.

\

여름방학이 시작되자 엄마 아빠는 베니스로 휴가를 떠났고, 파비앵은 틈만 나면 가족을 이끌고 산행을 하고 싶어하는 외할머니 댁에 머물게 됩니다. 외할머니는 모를레 중심가이자 관광 명소인 알랑드 광장 근처의 예쁜 집에서 살아요. 가끔씩 관광객들이 멈춰서서 감탄사를 내뿜는 오래된 목조 건물이죠. 일주일 후 부모남이 외할머니의 산행에서 자신을 구원해 줄 것을 기다리며 할머니 집에 간 파비앵은 뜻밖에 외할머니가 골동품점에서 건졌다는 오래된 노트북을 보게됩니다. 구닥다리 노트북이었지만 파비앵은 마음에 들었고 오래전에 작동이 멈춘 이 기계가 작동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게 되지요. 그런데 왠일일까요? 노트북이 깨어나는 순간 뚱뚱한 사람도 같이 깨어났어요. 그 사람은 노트북 요정 지니로 파비앵의 눈에만 보입니다. 세상이 변해서 램프보다 컴퓨터나 텔레비전 속에 살게 되었다네요. 컴퓨터 요정 지니의 이름은 '이포'로 덩치도 크지만 엄청난 식탐을 가지고 있지요.

\

이런 이포가 파비앵에게 알려준 것은 현실과 디지털 세계를 넘나드는 마법이었지요. 복제는 물론이고 시간여행을 할 수도 있는 신기한 마법이었어요. 파비앵은 이 마법과 같은 컴퓨터 사용으로 외할머니와 함께 등산할 복제 인간을 만들었고, 시간 여행을 통해 소녀 다프네를 만나기도 합니다. 여기에 인터넷까지 연결하면 성능은 더욱 커지게 되지만 이포는 위험한 일이 벌어진다며 경고합니다. 하지만 파비앵은 이포의 경고를 무시한 채 게임창 속에 뛰어들게 되고 결국 현실 세계는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맙니다. 온라인 게임 속 괴물이 시청 앞 광장에 나타났고 도시를 페허로 만들게 된 것이지요.

\

 

\

기계는 그 자체로 위험한 게 아니었다. 사용자에 따라 달라질 뿐이었다. (본문 118,119p)

\

인터넷의 무분별한 사용에 대한 경고는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인터넷 중독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으며 심지어는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를 구별하지 못하는 위험한 상황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또한 마우스 클릭 하나로도 다양한 범죄가 일어나는 무시무시한 현실에서 이 책의 이야기는 결코 판타지로 취급하고 가볍게 여길 내용이 결코 아닙니다. 잘못된 인터넷의 사용은 전 세계를 대혼란에 빠뜨릴 수도 있음을 이 책은 경고하고 있는 것이지요. 노트북 속에서 나타나는 요정 지니의 등장으로 유쾌하고 즐겁게 읽기 시작했던 이야기는 스마트 기기에 의존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합니다. 기계는 그 자체로 절대 위험하지 않습니다. 누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괴물이 되느냐, 천사가 되느냐가 달라지는 것이지요. 어린 아이부터 나이든 어른들까지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스마트 기기, 지금 우리는 괴물일까요? 천사일까요?

\

(이미지출처: 'Wi-Fi 지니' 표지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 - 30년 세계화가 남긴 빛과 그림자
브랑코 밀라노비치 지음, 서정아 옮김, 장경덕 감수 / 21세기북스 / 2017년 1월
평점 :
품절


현 시국으로 인해 국민들이 집단 우울증에 빠지고 좌절감에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개천에서 용난다는 속담처럼 누구나 열심히 일하면 자신이 바라는 성공을 이뤄낼 수 있을거라 믿음이 사라졌기 때문일 것이다. 금수저로 태어난 누군가가 권력을 등에 엎고 노력보다는 재력으로 온갖 혜택을 받으며 상상할 수도 없는 삶을 살아가는 것을 목도하면서 어느 누가 좌절감에 빠지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개천에서는 절대 용이 나올 수 없는 이 불평등한 세상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이 물음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 모두가 한번쯤 건네봤을 질문일 것이다. 하지만 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 라는 물음에 명확한 대답을 들을 수 있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21세기북스의 《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를 읽어보게 된 계기는 바로 여기서 시작되었다. 왜 우리는 불평등해졌으며 앞으로 이 불평등 사회는 변화할 수 있는 것인가? 앞으로는 노력하면 이뤄낼 수 있다는 희망을 얻고자.

=

 

=

저자 브랑코 밀라노비치는 불평등 연구 분야에서 세계 최정상급 경제학자로 평가받는 인물로 이 책《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 는 이코노미스트, 파이낼션 타임스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며 세계화가 낳은 소득 불평등 문제를 가장 예리하게 파헤친 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책은 1988년 이후 그 어느때보다 급격하게 변화한 전 세계 소득 분배 양상을 가계조사 자료를 통해 설명하고 분석하는 데서 출발하였는데, 이 가계조사는 글로벌 불평등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 알려주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고 한다. 크게 5장으로 나뉜 이 책은 불평등이 과거, 현재, 미래와 국가 내 불평등과 국가 간 불평등, 세계 전반에 걸친 불평등을 고찰한다.

=

 

=

제1장 글로벌 신흥 중산층과 금권집단의 부상에서는 중국과 '재부상한 아시아'에서 탄생한 '글로벌 신흥 중산층'에 관해 알아보며, 세계적 차원으로는 부유한 편이지만 자국 내에서는 중산층이나 중하위층에 머무는 인구집단의 정체 요인까지 다루고 있다. 제2장 국가 가 불평등 편에서는 중세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과거의 소득 불평등 자료를 이용해 불평등 경제학에서 자주 인용되는 쿠즈네츠 가설을 재구성하고 있는데 이것에 대해 저자는 최근에 소득 불평등이 급증한 현상뿐만 아니라 산업혁명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과거의 불평등 변화상을 설명하기 위해 '쿠즈네츠 파동' 또는 '쿠즈네츠 순환' 개념이 불평등의 급증의 원인을 설득력있게 풀어낼 수 있으며, 고소득국가나 중소득국가의 불평등 전망을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 국가 간 중위소독의 격차에 초점을 맞춘 제3장 국가 간 불평등에 이어 제4장 21세기와 앞으로의 글로벌 불평등에서는 우리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정치적 딜레마 -중국 정부는 갈수록 증대되는 국민의 정치참여와 민주주의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까, 선진국은 수십 년째 소득정체 상태인 자국의 중산층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최상위 1%의 부상이라는 국가적·세계적 현상으로 금권정치 체제가 나타날까-를 다루고 있다.

=

 

=

마지막 제5장 21세기 이후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에서는 이 책에서 중요하게 다루었던 부분을 되새겨 볼 수 있으며 21세기와 그 다음 세기에 국가 내 불평등과 글로벌 불평등을 축소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제안을 한다. 이에 세계화와 불평등에 대한 10가지 고찰 즉, 이번 세기에 어떤 힘들이 글로벌 불평등을 만들어갈까?, 고소득국가의 중산층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고소득 복지 국가의 불평등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앞으로도 승자독식의 법칙이 지배할까?, 수평적 불평등에만 초점을 맞추면 안 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노동이 다른 생산 요소와의 차별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경제 성장은 앞으로도 중요할까?, 경제학에서 불평등에 대한 우려가 사라질까?, 개별 국가 차원의 불평등 분석이 여전히 유효할까?, 세계화가 계속되면 불평등이 사라질까? 로 나누어 정리,제안한다.

=

세계가 변화하고 통합되다 보니 우리의 사고방식뿐만 아니라 세계를 분석하는 데 사용하는 도구도 구식이 되었다. 이제 세계화 시대의 현실을 바라보는 방법을 새로이 개발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 방향으로 한 걸음 조심스레 내딛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본문 319p)

=

 

=

《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은 각종 도표와 그래프를 이용하여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세계화의 혜택이 평등하게 분배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기에 세계화가 계속되어도 불평등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소득 불평등과 정치적 문제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정치적 변화는 경제적 대혼란과 성장 하락을 수반할 수 밖에 없지만 우리는 희망을 버리지 않기 위해 추운 겨울에도 여전히 광장에서 촛불을 들고 있다. 불편하지만 상황을 똑바로 즉시해야 하는 현 시점에서 이 책은 권력자 혹은 피권력자 모두가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닌가 싶다. 불평등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정책이 중요시 되겠지만, 그들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있는지 관심을 갖고, 그 부분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눈을 기르는 것은 우리의 몫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99%가 가질 수 있는 희망의 시작은 아닐까.

=

(이미지출처: '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