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Fi 지니 마음이 자라는 나무 25
뤽 블랑빌랭 지음, 곽노경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명작동화 <알라딘과 요술 램프>를 떠올리게 하는 책 제목과 책 표지가 눈길을 끄는 《Wi-Fi 지니》는 푸른숲주니어 <마음이 자라는 나무>시리즈 25번째 이야기입니다. 《Wi-Fi 지니》는 21세기 판 <알라딘과 요술 램프>와 비슷합니다. 이 책 속 지니는 램프가 아니라 노트북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죠. 노트북에서 소원을 들어주는 지니가 나타난다면 얼마나 신 날까요? 이 책은 그렇게 유쾌하고 즐겁게 시작하지만 스마트 기기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따끔한 경고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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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이 시작되자 엄마 아빠는 베니스로 휴가를 떠났고, 파비앵은 틈만 나면 가족을 이끌고 산행을 하고 싶어하는 외할머니 댁에 머물게 됩니다. 외할머니는 모를레 중심가이자 관광 명소인 알랑드 광장 근처의 예쁜 집에서 살아요. 가끔씩 관광객들이 멈춰서서 감탄사를 내뿜는 오래된 목조 건물이죠. 일주일 후 부모남이 외할머니의 산행에서 자신을 구원해 줄 것을 기다리며 할머니 집에 간 파비앵은 뜻밖에 외할머니가 골동품점에서 건졌다는 오래된 노트북을 보게됩니다. 구닥다리 노트북이었지만 파비앵은 마음에 들었고 오래전에 작동이 멈춘 이 기계가 작동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게 되지요. 그런데 왠일일까요? 노트북이 깨어나는 순간 뚱뚱한 사람도 같이 깨어났어요. 그 사람은 노트북 요정 지니로 파비앵의 눈에만 보입니다. 세상이 변해서 램프보다 컴퓨터나 텔레비전 속에 살게 되었다네요. 컴퓨터 요정 지니의 이름은 '이포'로 덩치도 크지만 엄청난 식탐을 가지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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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포가 파비앵에게 알려준 것은 현실과 디지털 세계를 넘나드는 마법이었지요. 복제는 물론이고 시간여행을 할 수도 있는 신기한 마법이었어요. 파비앵은 이 마법과 같은 컴퓨터 사용으로 외할머니와 함께 등산할 복제 인간을 만들었고, 시간 여행을 통해 소녀 다프네를 만나기도 합니다. 여기에 인터넷까지 연결하면 성능은 더욱 커지게 되지만 이포는 위험한 일이 벌어진다며 경고합니다. 하지만 파비앵은 이포의 경고를 무시한 채 게임창 속에 뛰어들게 되고 결국 현실 세계는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맙니다. 온라인 게임 속 괴물이 시청 앞 광장에 나타났고 도시를 페허로 만들게 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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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는 그 자체로 위험한 게 아니었다. 사용자에 따라 달라질 뿐이었다. (본문 118,11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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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무분별한 사용에 대한 경고는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인터넷 중독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으며 심지어는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를 구별하지 못하는 위험한 상황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또한 마우스 클릭 하나로도 다양한 범죄가 일어나는 무시무시한 현실에서 이 책의 이야기는 결코 판타지로 취급하고 가볍게 여길 내용이 결코 아닙니다. 잘못된 인터넷의 사용은 전 세계를 대혼란에 빠뜨릴 수도 있음을 이 책은 경고하고 있는 것이지요. 노트북 속에서 나타나는 요정 지니의 등장으로 유쾌하고 즐겁게 읽기 시작했던 이야기는 스마트 기기에 의존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합니다. 기계는 그 자체로 절대 위험하지 않습니다. 누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괴물이 되느냐, 천사가 되느냐가 달라지는 것이지요. 어린 아이부터 나이든 어른들까지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스마트 기기, 지금 우리는 괴물일까요? 천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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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Wi-Fi 지니'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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