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 - 30년 세계화가 남긴 빛과 그림자
브랑코 밀라노비치 지음, 서정아 옮김, 장경덕 감수 / 21세기북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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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시국으로 인해 국민들이 집단 우울증에 빠지고 좌절감에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개천에서 용난다는 속담처럼 누구나 열심히 일하면 자신이 바라는 성공을 이뤄낼 수 있을거라 믿음이 사라졌기 때문일 것이다. 금수저로 태어난 누군가가 권력을 등에 엎고 노력보다는 재력으로 온갖 혜택을 받으며 상상할 수도 없는 삶을 살아가는 것을 목도하면서 어느 누가 좌절감에 빠지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개천에서는 절대 용이 나올 수 없는 이 불평등한 세상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이 물음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 모두가 한번쯤 건네봤을 질문일 것이다. 하지만 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 라는 물음에 명확한 대답을 들을 수 있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21세기북스의 《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를 읽어보게 된 계기는 바로 여기서 시작되었다. 왜 우리는 불평등해졌으며 앞으로 이 불평등 사회는 변화할 수 있는 것인가? 앞으로는 노력하면 이뤄낼 수 있다는 희망을 얻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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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브랑코 밀라노비치는 불평등 연구 분야에서 세계 최정상급 경제학자로 평가받는 인물로 이 책《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 는 이코노미스트, 파이낼션 타임스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며 세계화가 낳은 소득 불평등 문제를 가장 예리하게 파헤친 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책은 1988년 이후 그 어느때보다 급격하게 변화한 전 세계 소득 분배 양상을 가계조사 자료를 통해 설명하고 분석하는 데서 출발하였는데, 이 가계조사는 글로벌 불평등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 알려주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고 한다. 크게 5장으로 나뉜 이 책은 불평등이 과거, 현재, 미래와 국가 내 불평등과 국가 간 불평등, 세계 전반에 걸친 불평등을 고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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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글로벌 신흥 중산층과 금권집단의 부상에서는 중국과 '재부상한 아시아'에서 탄생한 '글로벌 신흥 중산층'에 관해 알아보며, 세계적 차원으로는 부유한 편이지만 자국 내에서는 중산층이나 중하위층에 머무는 인구집단의 정체 요인까지 다루고 있다. 제2장 국가 가 불평등 편에서는 중세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과거의 소득 불평등 자료를 이용해 불평등 경제학에서 자주 인용되는 쿠즈네츠 가설을 재구성하고 있는데 이것에 대해 저자는 최근에 소득 불평등이 급증한 현상뿐만 아니라 산업혁명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과거의 불평등 변화상을 설명하기 위해 '쿠즈네츠 파동' 또는 '쿠즈네츠 순환' 개념이 불평등의 급증의 원인을 설득력있게 풀어낼 수 있으며, 고소득국가나 중소득국가의 불평등 전망을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 국가 간 중위소독의 격차에 초점을 맞춘 제3장 국가 간 불평등에 이어 제4장 21세기와 앞으로의 글로벌 불평등에서는 우리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정치적 딜레마 -중국 정부는 갈수록 증대되는 국민의 정치참여와 민주주의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까, 선진국은 수십 년째 소득정체 상태인 자국의 중산층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최상위 1%의 부상이라는 국가적·세계적 현상으로 금권정치 체제가 나타날까-를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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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제5장 21세기 이후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에서는 이 책에서 중요하게 다루었던 부분을 되새겨 볼 수 있으며 21세기와 그 다음 세기에 국가 내 불평등과 글로벌 불평등을 축소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제안을 한다. 이에 세계화와 불평등에 대한 10가지 고찰 즉, 이번 세기에 어떤 힘들이 글로벌 불평등을 만들어갈까?, 고소득국가의 중산층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고소득 복지 국가의 불평등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앞으로도 승자독식의 법칙이 지배할까?, 수평적 불평등에만 초점을 맞추면 안 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노동이 다른 생산 요소와의 차별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경제 성장은 앞으로도 중요할까?, 경제학에서 불평등에 대한 우려가 사라질까?, 개별 국가 차원의 불평등 분석이 여전히 유효할까?, 세계화가 계속되면 불평등이 사라질까? 로 나누어 정리,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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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변화하고 통합되다 보니 우리의 사고방식뿐만 아니라 세계를 분석하는 데 사용하는 도구도 구식이 되었다. 이제 세계화 시대의 현실을 바라보는 방법을 새로이 개발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 방향으로 한 걸음 조심스레 내딛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본문 31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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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은 각종 도표와 그래프를 이용하여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세계화의 혜택이 평등하게 분배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기에 세계화가 계속되어도 불평등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소득 불평등과 정치적 문제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정치적 변화는 경제적 대혼란과 성장 하락을 수반할 수 밖에 없지만 우리는 희망을 버리지 않기 위해 추운 겨울에도 여전히 광장에서 촛불을 들고 있다. 불편하지만 상황을 똑바로 즉시해야 하는 현 시점에서 이 책은 권력자 혹은 피권력자 모두가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닌가 싶다. 불평등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정책이 중요시 되겠지만, 그들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있는지 관심을 갖고, 그 부분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눈을 기르는 것은 우리의 몫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99%가 가질 수 있는 희망의 시작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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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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