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들이 난세를 만든다
강철수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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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인기 몰이를 하고 있지만, 유독 일본은 BTS 트집잡기에 열을 올린다. 한일전 스포츠 경기라도 열리는 날이면 그 어느때보다 열기가 뜨겁다. 선수들 역시 더 긴장하고 이겨야한다는 부담감을 갖는다. 일본에게 진다는 건 경기 하나를 진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리라. 이런 서로의 신경전은 역사 속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그 역사를 내가 직접 겪지는 않았어도 내 세대까지만 해도 역사시간에는 반일, 반공감정이 생길 수 밖에 없었고 역사를 배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일본에 대한 응어리를 조금씩이라도 안고 살아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 응어리를 풀어내지 못한 채 여전히 우리는 서로 트집잡고 미워하기 바쁘다. 이 응어리를 풀어낼 방법은 정말 없는 것일까?

 

한국인은 누구나 조금은 일본에 대한 응어리를 안고 산다. 특히 우리 노땅 세대는 거의 평생을 반일, 극일 속에서 살아왔다. 혹시…그게 원인일까?

너무 오랜 기간 남을 미워하고 저주를 하면 그것이 뱅뱅 돌아 자기 가슴에 와 꽂힌다는 소리.

5천 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 나라가 일본 고작 삼십 몇 년 침탈에 그리도 망가질 수 있었나. 겨우 나라를 되찾고 '일본 놈 나쁜 놈들' 칠십 몇 년을 똑같은 패턴 똑같은 삿대질이 아닌, 보다 효율적 진보적 대응책이 그리도 없었나. 우리 조상들은 무얼 하다가 그 많은 고초를 겪었고, 일본은 왜 그리고 이 땅에 눈독을 들일까? (본문 11,12p)

 

《바보들이 난세를 만든다》는 인기 현역작가로 활약하고 있는 강철수 작가의 에세이로 '스토리가 있는 조선,일본 보고서'이다. 저자는 고등학교 때 일본에게 복수하겠다는 터무니없는 일념 하나로 일본에 관해 아주 열심히 공부해 왔었고, 지금까지 장장 30년을 집시처럼, 떠돌이 무사처럼 일본 전역을 훑으며 과거 한일 양국에 얽히고설킨 사건들을 들춰보고 다녔다고 한다. 즉 이 책은,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는 의미 있는 흔적들을 돋보기로 살핀, 글로 쓴 동영상이기도 한 것이다. 일본 강제징용에 대한 판결, 위안부 문제 등 한일관계에 냉기류가 흐르고 있는 지금 이 책에서 저자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사뭇 궁금해진다.

 

저자 강철수는 스토리 구성력과 감각 있는 그림, 그림 칸 구성 등 만화 작가가 갖추어야 할 실력을 이상적으로 구비한 대표적인 중격 작가로 독자들의 욕구를 제대로 해석해내고 시류를 정확히 짚어내는 '대중문화상품 창작자'로서의 감각이 뛰어나 1960년 데뷔 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무려 40년 이상을 '인기 현역작가'로 장수하고 있다. (책날개 中)

 

저자는 일본 전역을 훑은 30년이 흐르는 사이 두 나라 모두 놀랄 정도로 변모하고 발전했다고 말하지만, 여전히 두 나라의 신경전은 변화하지 않고 있다. 지금 나는 뒤늦게 드라마 《미스터 션사인》을 시청하고 있는 중이다. 그와 맞물려 《바보들이 난세를 만든다》를 읽고 있는 중인 게다. 일본과 우리는 공통적인 역사를 가지고 있음에도 다른 역사를 배우고 있다는 아이러니 속에서 일본과 일본인을 만나 담아낸 이야기가 때로는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우리나라와 일본이 풀어나가야 할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의미있는 내용이 아니었나 싶다. 역사를 또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책이라는 점에서 한 번쯤 읽어봐도 좋을 듯 하다.

 

바보스러울 정도로 남을 잘 믿고, 잘 속는 한국인. 좋은 게 좋은 거라며 지난 일은 금세 잊는 한국인. 그렇게 사람 좋은 순둥이들이 그렇게 자주 일본을 드나들면서 일본에만은 마음 전부를 열지 않았다. (본문 124p)

서로 손가락질 그만하고, 축구나 야구로 맞붙으면 서로 박수쳐주고 환호해주는 착한 쌍둥이, 예쁜 쌍둥이가 될 수 없을까. (본문 238p)

양국 수뇌부는 지긋지긋해 하는 두 나라 국민들을 편하게 해줄 줄 알아야 한다. (본문 26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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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떡하죠, 마흔입니다 - 흔들리지 않는 삶을 위한 마음철학 수업
키어런 세티야 지음, 김광수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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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였을 때 빨리 서른 살이 되고 싶었다. 서른 살이 되면 내 삶이 정해져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서른 살이 되었을 때도 여전히 나는 20대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불안했고 그래서 또다시 마흔을 기다렸다. 그러나 마흔을 훌쩍 넘겨버린 지금도 삶은 여전히 불안하고 정해진 바는 없다. 인생의 반을 살아냈지만 여전히 현실은 어려움과 고난의 연속이고, 여전히 삶은 미지수이며, 20대와 30대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불안과 두려움은 더욱 커져만 간다. 이제는 더 이상 젊지 않으며, 무언가를 새로 시작할 패기도, 열정도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나는, 중년의 위기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책 제목 '어떡하죠' 라는 문구가 내 마음을 담아낸 거 같아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나를 도와줄 수 있을거라는 막연한 기대감과 함께.

 

이 책은 중년의 도전을 이겨 내기 위해 배워야 하는 철학적 성찰을 다루는 일종의 응용철학 저작물이다. 그래서 이 책은 자기계발서 형식도 갖추고 있다. 중년의 시련은 철학자들의 연구 대상에서 경시되어 왔지만, 최근에는 많은 이들이 이 문제에 대해 철학적 관심을 보일 뿐 아니라 철학 기법을 동원하여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중략)

이 책은 일반적인 자기계발서와는 다른다. 삶을 느끼는 방식이라는 근본적인 의문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다르고, 외부의 변화에 대해서는 오히려 덜 집중한다는 점에서 또 다르다.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중년이란, 흔히들 느끼는 것과 달리,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하기에는 그렇게 늦은 때는 아니다. 중년은 늘 시간에 쪼들린다는 말에 현혹되어서도 안된다. 시간은 생각보다 많다. (본문 8,9p)

 

저자 키어런 세티야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의 철학 교수로 《비합리적 이성》, 《선악의 구별》의 저자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성인기와 중년기에 불가피하게 맞닥뜨리는 문제들을 소개하면서 철학이 개인의 성공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보여준다. 아리스토텔레스와 쇼펜하우어, 존 스튜어트밀에서 버지니아 울프, 시몬 드 보부아르에 이르기까지,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디어와 놀라운 통찰, 삶의 위기를 헤쳐나가는 실용적 조언 등이 담겨있다. (책날개 中)

 

이 책은,

1 '중년의 위기'에 대한 간략한 역사, 2 "열심히 살았는데 이게 다야?", 3 내가 놓쳐버린 것들, 4 지난날에 대한 후회, 5 죽음의 공포, 6 지금 이 순간을 살다 등 총 6부로 나뉘어 소개한다. 1장에서는 위기의 시점으로서 중년에 대한 통념이 최근에 와서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다시 말해 혼란스러운 트라우마에서 제어 가능한 불편함을 진화해 온 과정을 살펴보고, 2장에서는 중년의 다양한 위기들을 실제적으로 조명하면서 이 문제의 해답을 구하기 위해 아리스트토레레스에게서 기원한 이성과 가치, 좋은 삶의 개념에 대해 탐구하며 원치 않은 일도 해야 하는 필요성에 대해 배운다. 3장에서는 여러 선택권들이 어떤 식으로 가대평가되며, 때로는 놓쳐 버렸기에 더 나을 수도 있다는 근거에 대해 배우며, 4장에서는 실수를 했더라도 기꺼이 받아들어야 하는 시기와 이유에 대해 배우며, 5장에서는 죽음의 공포에 맞서기 위한 철학적 요법을 살펴보고, 6장에서는 지금 이 수간을 사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그것이 당신이 겪고 있는 중년의 위기를 어떻게 해결해 줄 것인지, 그리고 왜 명상의 유익한지를 배우게 된다.

 

중년의 가장 어려운 숙제는 과거나 미래가 아니라 현재의 공허함, 즉 만족감은 뒤로 유보되고 열심히 노력한 결과마저 자기 파괴적이라는 데서 오는 느낌에 대처하는 일이다. (중략) 과정을 가치 있게 여기는 사람은 원하는 것을 곧바로 얻을 수 있으며 일이 끝나더라도 가치가 헤손되지 않는다. 명상을 실천함으로써 현재에 몰두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또한 미완료형 지향의 가치를 깨닫게 된다. (본문 243,244p)

 

마흔이 되어 불안한 현재의 삶을 살게 되는 것은 과거의 실패에 연연하게 되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지금에 만족하지 못한 것은 현재의 공허함으로 남아 있고 지금 얻은 노력의 결과는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나는 이 책을 통해 '지금 순간에 머무는 방법'을 조금씩 배워나가게 되었다. 저자는 말한다. 정의롭고 더 나은 세상을 갈망할 때 우리는 어디서든 '현재'의 힘이 필요하다고. 누군가가 이런 말을 했다. 내 인생중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라고. 앞으로 관심을 가질 만한 일에 스스로 몰입하도록 마음먹은 것만으로도 나는 서서히 달라질 수 있음을 명심해본다. 마흔이 넘은 지금 나는 중년의 위기가 아니라, 가장 젊은 날을 살고 있는 것이다.

 

일상의 공허가 점점 채워지면 이상주의적 계획 속에서 '결가가 없는' 데 따른 근심도 물리칠 수 있다. 이것이 노력할 가치가 잇는 것을 위해 쏟는 정열과 집중과 충만의 근원이며, 이를 위해 '지금 이 순간'당신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존중해야 한다. (본문 24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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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파괴적 혁신 4.0 :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11가지 핵심 가이드 -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11가지 핵심 가이드
클레이튼 M. 크리스텐슨 지음, 김태훈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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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가 자주 듣는 단어 중의 하나가 바로 '혁신'일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에서 살아남기 위해 많은 기업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입하고 그것을 개발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존 사업방식을 파괴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테크놀로지 세계에서 혁신적 기술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파괴적 혁신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모든 파괴적 혁신이 성공에 이르는 것은 아니기에 파괴적 혁신 이론의 주창자로 유명한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의 이야기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겠다.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은 파괴적 혁신 이론의 주창자이자 최고 권위자로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경영 관리를 가르치고 있으며, 글로벌 전략 및 혁신 컨설팅 기업인 이노사이트와 투자 기업인 로즈 파크 어드바이저스, 비영리 싱크탱크인 '파괴적 혁신을 위한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연구소'의 공동 설립자이기도 하다. 그는 파괴적 혁신 이론을 다룬 다수의 책을 펴낸 것은 물론, 경영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싱커스 50'에 두 차례나 세계 최고의 경영 사상가 중 1위로 선정된 바 있다.

 

그는 이 이론을 통해 이미 시장에 자리 잡은 대기업들을 향해 기존 사업방식에 너무 익숙해지지 말라고 경고한다. 그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대기업들은 이익과 매출을 계속 늘리기 위해 수준 높은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제품을 개별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 전략은 아무리 성공적이더라도 나중에 훨씬 더 큰 시장을 형성할지 모르는 다른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기회를 간과한다. 그에 따라 신생 기업이 저렴한 가격으로 폭넓게 수용되는 단순한 제품을 출시한다('파괴적 혁신'). 이런 제품은 점진적 혁신을 통해 개선되며, 계속 고가 시장으로 나아가면서 독창적인 기업이 이루는 파괴를 완성한다. (본문 6p)

 

이 책 《파괴적 혁신 4.0》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실렸던 크리스텐슨의 혁신적이고 영향력 있는 글들을 모든 것으로 크리스텐슨은 이 글들을 통해 파괴와 관련된 다양한 요소를 살피고 있다. 이 책에서는 이 요소들을 이해하는 일은 전략 팀, 제품개발부, 조직의 리더들에게 대단히 중요한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1 파괴적 기술:변화의 물결에 올라타다, 2 파괴적 변화의 도전에 대한 대응, 3 마케팅 부진:원인과 해법, 4 혁신 저해 요소:재무적 수단이 혁신 역량을 저해하는 양상, 5 사업 모델 재구성, 6 신인수합병 지침서, 7 돈이 생길 곳으로 달려가라, 8 파괴에서 살아남기, 9 파괴적 혁신이란 무엇인가:20년 후 살펴보는 파괴적 혁신 이론의 현재, 10 냉철한 경영자들이 경영 이론을 신경 써야 하는 이유, 11 당신의 삶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등 총11장으로 나뉜다. 여기에서는 디스크 드라이브를 중심으로 애플과 디지털 이큅먼트를 비롯한 여러 사례를 통해 대기업들이 주시해야 할 패턴이 있음을 보여주고, 파괴를 막는 혁신이 이루어지도록 조직 구조를 구축하는 방법이나 독자적인 틀을 내세워 디지털 이큅먼트의 운명이 역전된 양상을 설명하기도 하며, 뛰어난 경영자들이 성공적인 혁신을 이루지 못하는 이유도 살펴본다. 또한 애플의 아이튠즈부터 CVS의 마이뉴트클리닉스까지 다양한 사례를 들어 새 사업 모델이 필요한지 여부와 새 사업 모델을 성공시키는 요소를 파악하는 방법도 설명하며, 잠재적인 파괴적 기업의 사업 모델이 지닌 힘과 함께 기존 기업이 지닌 상대적 우위를 계산하고 어떤 조건에서 파괴적 기업의 우세를 막을 수 있는지 파악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크리스텐슨은 경영자의 역할을 미래 성장을 위한 토대를 놓는 것이라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파괴적 혁신과 그 위협을 이해할 뿐만 아니라 계속 진화하는 기술, 산업, 고객들을 따라잡을 수 있도록 팀과 조직을 이끄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본문 11p)

 

이 책은 이렇게 파괴적 혁신 이론을 연구한 지난 20년을 돌아보면서 경영자들이 쉽게 간과하거나 오해하는 것들부터 어떤 사업이 파괴적 혁신에 해당하지 않는지에 관한 최신의 연구까지를 소개하고 있다. 물론 이 책은 전략 팀, 제품개발부, 조직의 리더 등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혁신은 기업 뿐만 아니라 개개인에게도 필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한 번쯤 읽어본다면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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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백화점 단비어린이 문학
김경숙 지음, 황여진 그림 / 단비어린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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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뉴스 중 하나가 바로 '갑질'입니다. 고객의 갑질은 물론 회사내 상사의 갑질, 아파트내 경비원을 대상으로  한 갑질 등 을에 대한 갑의 횡포가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는 사회적 인식이 변화함에 따라 갑질의 문제점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지요. 이러한 갑질은 스스로가 타인보다 우위에 있다는 잘못된 생각에서 비롯됩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서 우리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건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아닐까 싶어요. 이는 어른들 뿐만 아니라 앞으로 미래를 이끌어갈 우리 어린이들도 함께 배워야할 가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친절한 백화점》은 어떤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느낌을 주는 표지가 인상적인 동화책입니다. 두껍지 않은 동화책으로 저학년 학생들이 쉽게 읽을 수 있지만 그 내용만은 깊은 생각을 갖게 해주는 거 같아요. 이 동화책의 주인공은 2학년 1반에 다니는 가비입니다. 오늘은 학교에서 바자회 행사가 열리는 날이지요. 가비를 제외한 다른 아이들은 집에서 더는 쓰지 않거나 필요하지 않은 낡고 오래되어서 여기저기 손때가 꼬질꼬질하게 묻은 물건을 가지고 왔지만 가비는 거의 모두 새 것이나 다름없는 물건을 가지고 왔지요. 가비의 물건에 아이들의 눈빛이 반짝반찍 빛났지만 가비는 콧방귀만 뀌네요. 담임 선생님은 마지막 4교시와 점심시간에 팔 물건에 대해 모둠 친구들끼지 쉬는 시간에 각자 팔 물건을 정하고 가격을 붙여 정리하라고 하셨어요. 하지만 가비는 많은 물건을 가지고 왔으니 정리하지 않을거라 하네요.

 

"우리 엄마가 이렇게 좋은 물건 많이 가져가면 힘든 일 같은 건 안 해도 된댔어." (본문 15,16p)

 

 

4교시가 되어 모둠장인 정은이가 물건을 팔 아이들과 다른 교실을 둘러볼 아이들을 순서로 정하자고 했지만 가비는 신기하고 좋은 물건을 많이 가져왔는데 물건을 정리하거나 팔라는 건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며 의기양양하게  교실 밖으로 나갔어요. 하나같이 구질구질해 보이는 물건을 보며 가비는 5,6학년 반으로 가보기로 하지요. 그러다 가비는 여우 지배인을 만나게 되고 친절한 백화점에서 물건을 팔게 되요. 고객으로부터 고맙다거나 미안하다는 말을 들어야 돌아갈 수 있다는 말에 가비는 어쩔 수 없이 물건을 팔게 됩니다. 화장품, 옷, 신발을 파는 동안 가비는 고객의 불평을 들어야했고, 고객의 불만으로 여우 지배인에게 혼나기도 합니다. 그러는 동안 가비는 엄마와 백화점에 가서 했던 행동들을 생각해보게 되지요.

 

 

친구에게, 백화점에서 갑질을 하던 가비의 행동을 통해 독자 어린이들은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될 거에요. 우리는 가족들과 학교에서 친구들 그리고 많은 이웃들과 더불어 살아갑니다. 지금보다 더 따뜻하고 더 나은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필요함을 이 책은 가비를 통해 스스로 깨닫게 도와주고 있네요. 짧은 이야기지만 나 자신을 돌아보고, 주변을 살펴볼 수 있는 마음을 갖게 되는 책입니다. 동화책이지만 부모님들도 함께 읽어보면 좋을 거 같아요. 가비엄마처럼 가비에게 그릇된 생각을 가르쳐 주면 안되니까요. 어른들의 바른 생각이 아이들에게도 올바른 생각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을 가비엄마가 자알~ 보여주고 있답니다. 어른들에게도 꼭 필요한 동화책! 강추합니다.

 

(이미지출처: '친절한 백화점'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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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간 엄마의 시간 우리의 시간이 만나는 ‘지금’ - 엄마와 딸의 유럽 자동차 여행
정가영 지음 / 가치창조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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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버킷리스트 중의 하나는 딸과 둘만의 여행, 아들과 둘만의 여행이다. 지금까지는 네 가족이 함께하는 가족여행을 해왔지만, 두 아이들이 좀 더 크면 둘만의 여행을 하고 싶었다. 딸은 엄마의 친구로서, 아들은 든든한 버팀목으로서 서로 다른 느낌의 여행이 될 듯 싶었다. 그 느낌은 어떨까? 아직은 상상에만 그칠 수 밖에 없는 그 느낌을 나는 《나의 시간 엄마의 시간 우리의 시간이 만나는 지금》이라는 책을 통해 미리 느껴볼 수 있었다. 나도 엄마이기 이전에 딸이었고 엄마라는 든든한 빽이 있었다. 든든한 빽을 잃고 난 뒤 허전함은 겪어보지 못한 이들은 상상하기 힘들 것이다. 다행인 것은 나에게 가족이 있다는 것.

 

 

엄마가 엄마와 이별했다.

길 잃은 아이 같은 엄마의 눈을 보며 그녀가 겪고 있을 허전함을 달래주고 싶었다. 그리고 말해주고 싶었다. 엄마가 떠난 빈자리에 딸이 있다고. 마음껏 내게 기대도 된다고.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그 허전함, 내가 전부 다 채워줄 수는 없겠지만 엄마와 함께 그 슬픔을 나누겠다고. 그리고 옆에 있겠다고.

그래서 엄마에게 추억을 선물하고 싶었다.

그것이 내겐 엄마와 함께한 여행이었다. (뒷표지 中)

 

이 책은 엄마가 엄마와 이별한 후 그 허전한 빈자리에 추억을 선물하고 싶은 딸과 엄마가 함께 떠난 유럽 자동차 여행을 담은 책이다. 자동차를 몰고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일, 시칠리아, 몰타 등 유럽 여러 도시를 여행하는 엄마와 딸의 소소한 일상을 담아내고 있다.

 

 

가장 오래된 친구이자 인생의 버팀목인 엄마. 그런 엄마와 난 여전히 서로 손을 잡고 길을 걷지만 10년이란 시간은 그렇게 엄마와 딸의 역할을 뒤바꿔놓았다. 엄마와 둘만의 여행길에 올라 모녀간에 너무나 소중한 추억을 남길 수 있었던 건 어찌 보면 내가 아직 오롯한 엄마의 딸이기 때문에 가능한 가장 큰 행운이 아닐까 한다. (본문 7p)

 

때로는 사이좋게, 때로는 티격태격 여느 모녀 사이가 그렇듯 여행 중의 소소한 일상이 많은 모녀들에게 공감을 줄 수 있을 듯 싶다. 여행은 저자에게 경험이자 깨우침이고 성장이라면, 엄마에게는 더 깊은 지식과 지혜를 배울 수 있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여행 그 자체에 머무르지 않고 여행지에서 얻은 깨달음을 담고 있어 독자들은 당연하게 여겼을 때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것들, 함께 나눌 수 있는 고민과 공감, 엄마와 딸의 모습을 통해 부모와 자식, 가족이라는 특별한 인연 등에 대한 따뜻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여행을 하며 가장 많이 떠오르는 가르침 중 하나는, 바로 내가 익숙한 것들로부터 한 발만 떨어져서 보면 스스로가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를 온몸으로 깨닫게 된다는 점이다. 내 나라를 떠나면 나는 그저 한 사람의 외국인에 불과하다. 생김새도 언어도 소수자의 신세가 되고, 내가 누리는 풍요로움과 안락 그 모든 외적인 것들이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순간을 경험한다. 이러한 경험이 쌓여 내면이 더욱 단단한 사람으로 성장해간다는 걸 느낄 때, 나는 비로소 여행이 내게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새삼 마음에 되새기게 된다. (분문 34,35p)

 

 

여행으로 담아낸 사진들은 또다른 볼거리가 된다. 마치 여행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 그리고 나중에 딸과 함께 이곳을 방문하고 싶다는 소망이 함께 어우러진다. 더불어 엄마와 함께 여행을 해보지 못했던 것에 대한 아쉬움, 후회 등도 자리잡았다. 딸아이가 자라면서 엄마가 떠나간 빈자리를 더욱 메워주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이 책을 통해 딸과의 관계에 대해 더 깊은 생각하게 되고 더 깊은 유대감을 갖게 되었다. 가까운 미래에 있을 우리 두 사람의 여행길이 기대된다.

 

(이미지출처: '나의 시간 엄마의 시간 우리의 시간이 만나는 지금'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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