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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후드티 소년 북멘토 가치동화 6
이병승 지음, 이담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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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도 코를 훌쩍이고 있다. 감동, 분노, 안타까움, 슬픔 등으로 인한 감정으로 인해 결국 눈물을 떨어뜨리고야 말았다. 영국의 사상가 에드먼트 버크는 "악이 승리하는 데 필요한 유일한 조건은 선량한 사람이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 것이다." 라는 말을 했다. 만약 제이, 니콜 그리고 하비가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 마틴은 불량한 흑인 소년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채 잠들었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행동할 때 세상은 아주 천천히 느리게 변화한다. 그러나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세상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다. 

<<검은 후디티 소년>>은 2012년 2월 미국 플로리다주 샌포드에서 히스피닉계 백인 자경단장이 쏜 총탄에 17살 흑인 소년이 후드티를 입고 거리에 나섰다는 이유 하나로 죽은 '트레이본 마틴 사건'과 '백만 후디스 운동'을 소재로 한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창작 동화다. 이 작품에서 마틴, 마틴의 가족, 짐머만을 제외한 인물은 모두 창작된 것인데, 이야기는 인종차별을 주제로 하고 있지만, 그 속에 폭력, 우정, 가족, 정의, 평화 등 다양한 이야기를 접목시킴으로써 생각거리를 제공한다.

 

한국에서 입양된 제이는 자기보다 한참이나 키가 큰 하비에게 괴롭힘을 당한다. 흑인인 니콜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며 대놓고 유색 인종을 비하하는 하비가 정신이 번쩍 나도록 혼쭐이 나도록 해야한다고 하지만 제이는 니콜의 행동이 비겁하다고 생각한다. 제이는 이웃집에 사는 흑인인 마틴 형에게 하비를 주먹으로 혼쭐 내 줬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마틴은 눈에는 눈이 아니라 눈에는 가슴! 이에는 이가 아니라 이에도 가슴! 임을 강조하며 하비의 생각과 마음을 바꿔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지금처럼 해가 질 무렵이면 흰 구름과 먹구름과 붉은 구름이 뒤엉켜 멋진 노을을 만들지. 어때, 아름답지 않니? 나는 우리가 사는 세상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 모두가 어울려 사이좋게 지내야 해. 멋진 노을처럼 말이야." (본문 17p)

 

 

엄마가 돌아가신 후 아빠는 웃음을 잃어버렸고, 제이는 자신을 쳐다보는 아빠의 눈빛에서 마치 주인을 잃어버린 강아지를 어디론가 또다시 떠나보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하는지 걱정하는 눈빛을 보게 된다. 하지만 마틴은 제이에게 "넌 버려진 아이가 아니라 발견된 아이야. 너를 간절히 원했던 부모님의 사랑으로." (본문 30p) 라며 제이를 다독였고, 제이는 그런 마틴에게 의지하게 된다.

마틴은 엄마와 이혼 후 따로 살고 있는 아빠 트레이시를 만나러 샌포드에 가게 되었지만 단둘의 어색함으로 인해 후드티를 걸치고 편의점에 가게 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편의점에서 예비 강도로 보는 백인 주인의 경계심 가득한 대우를 받아야했을 뿐만 아니라,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낯선 십 대 흑인 아이를 언제나 위험한 인물로 보는 자경단장 짐머만의 과잉 행동으로 사망하게 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담당 경찰관 베어 경위에 의해 짐머만은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 법에 의해 정당방위로 인정되어 무혐의로 석방되고야 만다.

 

 

제이는 마틴을 살해한 범인은 체포되어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니콜과 하비와 함께 탄원서를 가지고 트레이본 마틴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를 만나러 가게 된다. 하지만 이들은 맞은 존 경관은 높은 사람이 되어 다시 찾아오라고 할 뿐이었고, 어렵게 만나게 된 당시 짐머만의 신고를 접수받은 911상담센터 수잔 베이커 역시 순간의 감정 때문에 직장을 잃을 수 없다며 참고 기다리라고만 말한다. 사고 장소를 찾아간 이들은 목격자를 찾게 되지만 목격자 할머니 역시 증언을 해줄 수 없다고 한다.

그런 와중에 짐머만은 지역 케이블 방송국에서 자신이 이 사건의 피해자라고 주장하게 되고, 이 방송을 본 트레이시는 분노로 트레이시를 찾아갔다가지만 도리어 다리에 총상을 입고만다. 지금까지의 모든 일들이 무용지물이 되었지만, 제이는 자신이 무언가 할 일이 꼭 있을거라 생각하게 했고, 마틴이 입었던 것과 가장 비슷한 검은색 후드티를 구입하여 샌포드 시청 앞에서 피켓을 들고 서있게 된다. 제이의 모습을 보게 된 니콜과 하비 역시 제이와 함께하게 되고, 점차 911 상담원 수잔 아줌마, 존 경관, 목격자 할머니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함께 정의 없이 평화없음을 외치게 된다.

 

 

하늘은 검은 구름과 흰 구름이 뒤섞여 요동치며 검붉은 색으로 물들어 가고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을이었다. (본문 193p)

 

<<검은 후드티 소년>>은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을 통해 폭력, 편견, 정의, 평화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유색인종을 비하하는 하비가 아버지의 아버지, 그 아버지의 아버지로부터 시작된 편견으로 아무 이유없이 친구들을 괴롭혔음을 깨달아가는 과정을 통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잘못된 선입견에 대해 되짚어보게 한다. 어쩌면 우리는 상대방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으로 그 누군가를 괴롭히고 있을지 모른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마틴은 마음과 가슴으로 폭력에 맞서는 법과 진정한 평화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인물이었다. 마틴이 제이와 니콜에게 들려주는 일화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아닌 가슴으로 그들의 마음을 변화시켜야 하는 것이 중요함을 일깨워주었는데, 마틴의 가르침대로 행동했던 제이는 폭력에 맞서는 진정한 '힘'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된다.

 

"다들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니까 그런 끔찍한 일을 저지르는 거야. 잘 모르는 사람이니까 흑인을 잡아다 노예로 부렸겠지. 소, 돼지 취급하면서 채찍으로 때렸겠지.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니까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사람을 집어넣고 독가스를 뿌렸을 테고....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니까 피부색만 보고 무시하고 차별을 했겠지. 맞아, 그게 이유야. 나는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니까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나도 다들 그냥 그런가 보다 하는 거야." (본문 149,150p)

 

 

폭력 앞에 폭력이 아닌 가슴과 마음으로 다가가는 법을 일깨워 준 마틴,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보여준 용기와 희망이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물한다. 너무 느릴지 모르지만, 이러한 행동이 세상을 바꾸게 할 것이다. 우리의 행동이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될 수 있음을, 초등학생인 작은 제이를 통해서 배울 수 있었다.

 

(사진출처: '검은 후드티 소년' 본문에서 발췌)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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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캣 2013-05-24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서평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