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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역사 박물관에 간 명화 - 명화가 된 역사의 명장면 이야기
박수현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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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와 역사가 하나로 엮은 작품 <<미술간에 간 역사 박물관에 간 명화>>는 역사의 명장면을 그린 명화를 감상하며 그 안에 숨은 이야기를 읽는 책이다. 그림을 통해서 사건을 이해하도록 이끌고, 역사를 읽으면서 명화를 감상할 수 있는 독특한 구성을 가진 작품으로, 명화와 역사를 함께 봄으로써 그 의미를 이해하기가 더 용이할 듯 싶다.
표지 그림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다. 표지 그림은 1796년경 위베르 로베르의 <루브르 대회랑 보수 계획>이라는 작품이라고 하는데, 흡사 미술관에 온 듯 작품을 보며 감상하는 시간동안 마음에 여유를 가져다 주는 느낌이든다.
이렇게 표지를 넘기는 것에도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하는 작품이지만, 오랜동안 책을 보며 감상하는 시간이 참 좋았다.

이 작품은 대홍수 뒤의 세상, 3천 년 전 트로이의 비극, 델리라와 클레오파트라,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 알렉산더 대오아의 전쟁, 로마 제국의 탄생과 멸망, 문명을 덮친 자연재해, 동방 박사와 아기 에수, 황제의 모습, 신대륙에 발을 디딘 사람들, 엘리자베스 여왕의 시대, 나폴레옹의 탄생과 몰락, 프랑스 민중의 혁명, 과학의 발전, 평화를 위해 붓을 든 화가들..이라는 역사적 순간을 이야기와 명화를 통해 보여준다.
특히 같은 사건이나 인물을 전혀 다른 느낌으로 표현환 명화 두 편을 함께 소개하고 있어, 같은 역사,인물 속에서 또 다른 시각으로 보여지는 이야기가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저자는 이 작품의 구성을 소개함으로써 이 책을 좀더 잘 볼 수 있는 법을 알려주고 있는데, 명화 두편을 아우리는 개요 글을 먼저 읽고, 명화를 감상하면서 무엇을 그린 그림일까를 상상해보도록 권한다. 명화 속 역사 이야기를 읽고 난 뒤, 사건의 뒷이야기나 화가에 대한 흥미로운 일화들을 읽고, 명화를 어떤 기법으로 그렸으며, 무엇을 그린 그림인지 자세히 알아보며 두 명화를 비교하며 감상하는 재미까지 느낄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런 과정은 작은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명화와 역사를 오롯이 이해하고, 보고 읽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중요한 안내서가 된다.

사람들이 죄를 짓고 교만에 빠졌을 때 하느님이 세상을 심판하고 벌하는 이야기는 수많은 화가에게 영감을 주었는데,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의 <대홍수>, 피터르 브뤼헐 <바벨탑>는 대홍수 뒤의 세상을 담아낸 작품이다. 놓칠 수 있을 명화의 구석구석에 작은 부분 하나하나가 주는 의미에 대한 설명은 명화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도록 이끄는 tip이 된다.

매력적인 여자 앞에서는 한없이 약해지는 남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페테르 루벤스 <삼선과 델릴라>, 제라르 드 래레스의 <클레오파트라의 연회>는 목판에 그린 유채와 캔버스에 그린 유채를 통해 서로 다른 미술기법이 주는 작품의 느낌을 구별하는데 좋은 예가 된다.

알렉산더 대왕의 전쟁 이야기를 담은 <이수스 전투><알렉산더 대왕의 이수스 전투>의 두 명화 역시 큰 차이를 보이는데, 모자이크 작품인 <이수스 전투>에 비해 목판에 유채로 그린 <알렉산더 대왕의 이수스 전투>는 전쟁의 생생함이 그대로 전달된다. 특히 어마어마한 수의 군사를 표현한 부분은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구도인 '부감 기법'을 사용했다고 하는데, 표현력이 압권이다.

로마 제국의 탄생과 멸망을 담은 <샤비니 여인의 약탈>과 <로마 인의 타락>은 모두 캔버스에 유채로 그린 작품이지만, 그 분위기가 사뭇 다른다. <로마 인의 타락>을 그린 토마 쿠튀르는이 한 점의 그림으로 최고의 명성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사치와 항략에 빠진 지도층이 술과 노래에 취해 흥청망청 지내면서 로마는 뿌리부터 흔들려 명말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는데, 이 명화를 보면서 어린이들은 역사 속 로마의 멸망 과정이 쉽게 이해될 듯 싶다.

이 명화 속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한국에서 일어난 학살을 담은 파블로 피카소의 <한국에서의 학살>이라는 작품이다. 한국 전쟁 속에 대학살이 벌어지면서 황해도 신천에서 3만 명이 넘는 무고한 사람들이 죽임을 당한 사건이 외국으로 보도되었고, 이 소식을 접한 피카소가 목판에 유채를 이용한 기법으로 그림을 통해 사건의 끔찍함을 알렸는데, 군대와는 상관없는 무고한 시민들의 고통이 처참하게 담겨져 있다.
특히 피카소는 이들이 죄없는 선량한 사람이라는 걸 '나체'로 표현했다고 하는데, 놀란 어린아이와 임신한 여인을 통해서 인간이 저지른 전쟁과 학살의 참혹함을 절절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림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뒷이야기를 담은 부분은 보고, 읽을거리가 참 많다. 역사 속에 한 장면이겠거니, 하고 생각했던 부분에는 화가 나름대로의 생각이 담겨져 있기도 했으며, 그림 속 사람들은 화가 아내가 모델이 되기도 하고, 다른 명화 속 장면을 재현하는 등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어 명화를 보는 또 다른 즐거움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미술관에 간 역사 박물관에 간 명화>는 미술관에서 만나보는 명화의 감동이 그대로 전달되어졌으며, 역사와 명화 속에 담겨진 다양한 이야기를 아우르며 감상할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 된 듯 싶다.
무엇보다 이 책을 통해 우리 어린이들이 명화를 감상하고 이해하는 폭을 넓히고, 화가들이 보여주는 역사 속 이야기를 통해서 다른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생각이 폭도 함께 넓혀가는 유익한 시간이 되리라 생각된다.

(사진출처: '미술관에 간 역사 박물관에 간 명화'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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