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타는 기분이 좋아요]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로타는 기분이 좋아요 알맹이 그림책 23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일론 비클란드 그림, 김서정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11년 6월
절판


큰 아이에게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2초의 말성임도 없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라고 답한다. 초등 저학년 시절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을 읽은 후 린드그렌의 팬이 되어버렸고, 이 분의 책은 무조건 구입해서 읽을 정도이다. 삐삐 시리즈는 물론이요 <사자와 형제의 모험><미오, 나의 미오><라스무스와 방랑자><산적의 딸 로냐> 등 큰 아이가 모두 사랑하는 책들이다. 어린시절 방영되었던 외화 '말광량이 삐삐'를 보고 자란 나와 같은 부모세대 역시 주인공 삐삐 뿐만 아니라 작가 역시 좋아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 그림책은 작가만 보고 무작정 선택한 책이었는데, 읽는동안 '역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구나~!!' 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그림책치고는 글밥이 좀 많은 듯 싶지만, 흥미로운 이야기라 어린이들이 읽기에 부담은 없으리라 생각된다. 아마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서둘러 읽으려 할지 모른다.(그만큼 재미있다고 확신할 수 있다) 린드그렌의 작품 속에 대부분의 주인공들은 힘든 상황을 꿋꿋하게 이겨나가는 정의롭고 밝으며 용감한 친구들이 많은데, 이 그림책의 주인공 역시 밝고 귀엽다. 삐삐의 어린시절 모습이 로타와 닮아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삐삐는 항상 웃고 모든지 긍정적으로 생각했는데 그런 모습때문에 오랫동안 사랑받는 캐릭터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로타는 제2의 삐삐라는 칭호를 붙혀도 좋을 듯 싶다.

로타는 요나스 오빠와 미아 마리아 언니 때문에 화가 났다. 부활절 방학이 시작되면 함께 부활절 마녀 옷을 입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오전 내내 두 사람을 기다렸는데, 친구 생일에 초대 받았다며 로타를 두고 가버리고 말았으니 말이다. 언니 오빠를 또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에 화가 났던 로타는 조금 지나니까 우습게도 화는 전혀 안 나고 그냥 외롭고 슬프기만 했는데, 갑자기 또 슬프지도 않고 외롭기만 했다. 그래서 로타는 언니랑 오빠가 올 때까지 뭘 할지 생각했고, 부활절 토끼가 달걀을 숨겨 놓을 장소를 미리 찾아보기로 했다.

그리고는 베르크 아줌마네로 가서 아줌마를 위해 헛간에 가서 안경을 찾아다 주고, 크라마흐마허 거리를 한 바퀴 돌아보았다. 사탕가게를 하는 바실리스 아저씨에게 들러보았지만 가게 안에는 사탕이랑 초콜릿은 없었다.
로타는 장사가 안되서 문을 닫게 되어 우는 아저씨 옆에서 함께 울어드렸고 진심으로 위로해 드렸더니, 아저씨는 이제 필요없게 된 크리스마스 천사랑 산타클로스랑 사탕 돼지랑 눈사람 한가득을 선물로 주셨다.

"아저씨가 그리스로 돌아가셔서 정말 슬퍼요."
"난 안 슬프다." "잘 있거라, 로타! 넌 언제나 기푼 좋은 아이였지. 앞으로도 그렇게 살렴!"

너무 행복한 로타는 이 보물을 혼자만 간직하고 싶어 숨겨두기로 했고, 집으로 돌아온 언니 오빠는 부활절 마녀 놀이를 하자고 로타를 불렀지만, 이제 로타는 보물을 숨겨야 하는 더 중요한 일이 있었다.
저녁 식사시간, 아빠로부터 바실리스 아저씨네 가게가 문을 닫는 바람에 부활절 토끼가 토요일에 오지 못하고 일요일에 온다는 이야기를 들은 로타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너, 부활절 토끼가 아빠라는 거 몰랐니? 산타클로스도 아빠야. 네가 궁금해할까 봐 알려주는 거야."

하지만 로타는 그런 건 하나도 궁금하지 않았고, 부활절 토끼도 없고 부활절 달걀도 없는 부활절 토요일이 된다는 사실만이 슬플 뿐이었다. 그러나 로타는 항상 '기분 좋은 아이'이다. 로타에게는 굉장한 보물이 있지 않은가.
로타 덕분에 가족들은 자작나무 아래 풀밭에서 부활절 토끼가 가져다 준 부활절 달걀 대신에 빨간 산타클로스, 하얀 천사, 사탕 돼지, 눈사람을 가득 발견할 수 있었다.

"그래도 나는 기분 좋은 아이야. 바실리스 아저씨가 그랬어. 그리고 지금은 특별히 기분이 더 좋아."

로타는 보고 있자니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하다'라는 말이 있듯이 웃다보면 저절로 기분도 좋아지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말의 의미를 로타를 통해서 이해하게 된다. 사회는 점점 각박해지고 타인과의 소통이나 상대방을 위한 배려, 누군가를 향해 손을 내미는 일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너무도 일찍 경쟁 구도에서 살아가는 어린이들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이기적인 성향이 강해지는 것도 무리가 아닐 듯 싶다.

베르크 아줌마에게 먼저 다가가고 할머니를 위해 심부름을 해주었던 로타는 고마워하는 베르크 아줌마 덕분에 기분이 좋아졌고, 슬퍼하는 바실리스 아저씨를 진심으로 위로해 주었기에 멋진 선물을 받을 수 있었다.
가득 받은 선물을 가족을 위해 서프라이즈 선물로 기꺼이 내놓은 로타는 기분이 더더더 좋아졌다.
나눔으로써 내 마음은 더 좋아진다는 것을 로타가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로타의 모습을 보면서 내 아이들도 슬프고 화나는 일도 훌훌 털어버리고 웃을 수 있는 아이로, 다른 사람에게 진솔한 마음으로 다가설 수 있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읽는 내내 웃음 한가득 머금을 수 있는 유쾌한 그림책이었다. 삐삐 못지않게 로타 역시 세계의 많은 어린이들에게 사랑받는 캐릭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사진출처: '로타는 기분이 좋아요'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