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들리에
김려령 지음 / 창비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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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김려령이다.
요즘 아이들을 이토록 내밀하게 안아주는 작가가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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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아이가 크면서 글밥이 많은 동화책으로 넘어 간후 그림책을 보지 않았다.

아이와 함께 나도 성장하고 단계를 밟아가고 마음이 조급해지면서 그림만 많은 그림책을 잊었다.

그러다 상담 공부를 하면서 무엇보다 그림책만큼 쉽게 마음을 열기 쉬운 도구가 없다는 걸 알았다

그림책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글을 알아도 글을 몰라도 상관없다,

시간을 쪼개내지 않아도 휘리릭 볼 수 있고

하루종일 책을 끼고 앉아 아까운 곶감 빼먹듯이 두고두고 볼 수도 있다,

그리고 그림책에서 받은 느낌은 제각각이다,

나의 처지난 상황 감정에 따라 누구도 발견하지 못한 무언가를 볼 수 있다,

누구나 주목하는 가운데 커다란 주인공 대신 구석에 아무도 모르게 숨어있는 누군가에게 마음이 가기도 하고 흘려그리듯 대충 그린 구석의 꽃 하나 혹은 배경 하나에 꽂힐 수도 있다,

그게 다 괜찮다고 말해주는게 그림책이다,

다시 아이가 되고 싶은 내 아이에게 읽어주기도 편하고 듣기도 편하다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때 그냥 그림책 한권을 슬쩍 밀어넣어도 괜찮다,

나는 이런 의미를 주고 싶은데 아이는 혹은 상대는 저런 의미를 발견해도 상관없다,'

서로 미처 보지 못한 그 그림에 그 한 줄에 의미를 나눌 기회가 된다,

 

                  

 

 

 

 

 

 

 

 

 

 

 

 

 

 

두 작가의 그림책 이야기를 읽는다,

미스다 마리는 자기가 어렸을 때 읽은 그림책을 이야기한다,

그때 미처 발견하지 못했거나 어떤 편견으로 읽다 만 혹은 들춰보지도 못한 그림책을 이야기하며 그때의 감정과 추억을 이야기한다,

지금 알게 된 것을 그때 알았더라면 어땠을까 ..

그때 그 친구가 준 그림책의 의미를 알았더라면 우리 사이는 달랐을까

그때 무서워서 펼치지 못한 책을 내가 읽었더라면

그때 너무 아끼던 그림책을 아직 가지고 있었더라면

다 부질없지만 그래도 의미는 있다,

그때의 미련이나 후회가 다시 그림책을 들추게 하고 그 때 발견하지 못한 혹은 느끼지 못한 감정이나 의미를 다시 알아본다,

그림책은 나의 과거로 가는 문이기도 하고 내가 미처 열지 못하고 망설이던 저 아래의 무의식을 건드리기도 하고 아주 어이없이 간단하게 타인을 공감하게도 만든다,

그림책속의 인물중에 내가 이해하지 못할 인물은 이제 없다,

단 한줄 혹은 귀퉁이의 조그만 인물도 그냥 허투루 넘어가지지 않는다,

그때 못 본걸 지금은 볼 수 있다,

내가 못 본걸 누가 보고 이야기 해 줄 수도 있다,

단순하다. 그래서 더 깊고 넓다,

 

<그림책에 흔들리다> 저자도 마찬가지다,

누군가의 아픔에 그림책으로 위로하고 스스로도 위로받는다,

아팠던 과거나 속상했던 순간 그림책이 함께 한다,

그림책을 읽으며 주인공에게 동질감을 느끼고 주인공을 따라 불안하고 어려움을 겪지만 결국은 그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마치 내가 모든 걸 해낸것 처럼 공감하게 된다,

그림책의 주인공에게 공감해본 사람은 타인을 이해할 수 있다,

미스다 마리보다 이 책의 저자는 그림책이 주는 위로와 공감을 더 내밀하게 이야기해준다,

아이를 키우며 느끼는 여러가지 감정들   죄책감  불안  패배감 등등을 그림책을 통해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 감정이 잘못이 아님을 알고 안도한다, 내 감정에 솔직해지고 나만 겪는 어려움이 아님을 아는 것 그래서 나를 조금 더 사랑하게 되는 일 '

그 어려운 일을 그림책이 해낸다,

 

미스다 마리의 책을 보면서 나도 다시 그림책을 읽어봐야지 마음을 먹게 되고

김미자 저자의 책에서 나는 나도 나름 괜찮은 엄마고 괜찮은 살이라는 위로를 받는다,

누군가의 내밀하지만 솔직한 고백이  나에게도 힘이 되기도 하나보다,

 

별 거 아니라면 아니겠지만

소소하고 자잘한 자기고백이 때로는 힘이 될 때도 있다,

그림책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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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하루

이 영화의 원래 제목이 '최악의 여자'라고 한다,

영화를 보기전 여러가지 정보를 종합해보면

주인공 은희가 제각각의 남자들에게 하는 거짓말에 포인트가 맞춰져 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난 후 생각은

은희가 언제 거짓말을 했지?

은희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제각각의 대상에게 제각각 어울리는 역할을 한 것 뿐이다,

누구나 그렇지 않은가?

나도 엄마로서 아내로서  학생으로서 친구로서 동료로서 제각각 다른 모습을 보인다,

친구들에게 엄마처럼 굴 수  없고 내 아이들에게 동료처럼 대할 수도 없고 남편에게 딸처럼 어리광을 부리지 않는다, 그건 상대에 대한 예의라고도 할 수 있다,

맞는 상황에 맞는 에디튜트를 갖추는 것

그건 상황과 장소에 맞는 옷차림처럼 당연한게 아닐까

그리고 종합해보면 현오나 운철에게 각각 다른 모습을 보일 수 밖에 없다,

대상이 다르지 않은가?

같은 사랑하는 애인이라고 해도 생김새가 다르고 성격이 다르고 처한 상황이 다르고 관계가 다르다, 그렇다면 상대에게 맞게 맞춰 줄 수 잇다,

그게 어떻게 거짓말인가

그리고 어째서 은희가 최악의 여자란 말인가

은희는 찌질하고 철없고 자기만 아는 남자를 만난 최악의 상황에 처한 여자일 뿐이다,

어쩌면 현오도 운철도 은희로 하여금 거짓말을 하게 만들지 않았는가?

남자들은 자기 언행은 생각하지 않고 양다리를 걸치고 서로에게 다른 말을 한 은희를 거짓말장이로 만들고 쌍년으로 만들어버린다,

은희 하나가 희생하고 욕을 듣게 되면서 스스로는 괜찮은 남자가 되고 교모하게 상황을 빠져나간다 은희에게 땅을 파고 들어가라고 막말을 해대면서 자기는 매우 선하고 아무 잘못이 없는양 군다,

현오는 철이 없다, 철없음이 젊음이라고 착각한다. 자기의 거짓말이나 자기의 혼돈은 전혀 개의치 않고 자기가 은경이라고 부른 사실은 냉큼  잊어버리고 은희에게만 타박이다,

운철도 이혼도 안한 자기 상황을 무슨 순애보처럼 꾸미고 운명앞에 거부할 수 없는 순정남처럼 행동한다, 그렇게 보이고 싶어하고 은희가 그렇게 받아주길 바라면서 은희에게 젊은 애인이 있음을 알고는 은희만 타박이다,

두 사람은 전혀 자기의 본 모습을 볼 수도 없고 볼 생각도 없고 알려는 의지도 없다,

그냥 은희 하나 이상하고 최악의 여자로 만들고 유유히 빠져나간다,

 

은희는 그렇게 혼자 남산에 남겨졌다,

물론 은희가 두 사람에게 진실하고 진정성이 있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살면서 매순간 진성성을 보이나?

나를 꾸미고 싶고 내가 다른 사람처럼 행동하기도 하고 또 그게 난가? 하는 착각도 하면서 사는 거 아닐까

은희에게 최악이란 하필 자기가 가진 여러가지의 페르소나를 한꺼번에 마주햇다는 우연같지 않은 우연뿐이다,

그게 뭐 어쨌다고.....

료헤이의의 대화에서는 낯선 언어때문에 거짓말을 할 수 없지만 의사소통은 언어만 있지는 않다, 거짓말을 하고 속이려면 언어는 문제도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은희는 그 앞에서는 조금 진실하고 본모습을 드러낸다,

어떤 보여지는 모습을 기대하지 않는 그에게 편안함을 느낀다,

때때로 나를 전혀 모르는 누군가가 가장 편할 때가 있는 법이니까,

 

이 하루가 은희에게 료헤이에게 현오에게 더구나 운철에게도 최악의 하루일 수는 있다,

제각각의 이유로

하지만 은희가 최악의 여자라는 건 절대 동의할 수 없다,

 

이런 아침 극장안은 달랑 두명의 관객이  있었다,

두 명은 앉혀놓고 상영해서 뭐가 남을라나 하는 생각도 문득 들었지만 대형 멀리 플랙스에 대한 걱정까지 할 필요는 없겠다 싶었다,

둘 다  비슷한 나이의 동성이라.. 정말 편안하게

먹어가며 눈치보지 않고 웃음을 터뜨려가며 영화를 봤다,

주로 현오나 운철을 보며 기가 막혀 웃고

은희의 영악하게 굴어도 아직 세상을 모르는구나 하는 모습에 혀를 차며 웃었다,

니네들 세상을 더 살아봐야겠구나

겨우 그걸로 최악이니 어쩌니 하는 걸 보니... 하는 아줌마스러운 마음으로 영화를 봤다,

말은 나누지 않았지만 또 한명의 관객 역시 같은 마음 아니었을까

우리는 같은 포인트에서 웃었으니까...

 

삶이란 가까이서 보면 최악이고 더할 수 없는 비극이겠지만 멀리서 물을 마시고 오징어를 씹어면서 보면 더 할 수 없는 코메디고 희극이더라

타인의 최악의 하루에 웃어댄게 조금 미안하긴 하지만

주인공들이 10년 정도 더 살고 나면 웃을 수 밖에 없겠구나 하고 알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예리는 예쁘진 않지만 참 매력적이다,

어디에 있어도 참 잘 어울리고 스며드는 배우다,

 

영화는 최악의 하루지만... 그날 나의 하루는 영화로 인해 최악만은 아니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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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신의 사람 공부 공부의 시대
정혜신 지음 / 창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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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떧한 상황에서든 사람이 우선이다,

무슨일이든 사람과 사람사이의 일이다,

내가 상대하는 것이 어떤 집단이고 어떤 논리이고 어떤 가치관이고 어떤 대상일지라도

내가 직접 이야기하고 얼굴을 마주보고 쌍욕을 하고 삿대질을 하는 건 결국 사람이다,

내가 안아야 할 대상 내가 귀를 기울여야 할 대상 내가  인정하고 배려해야하는 대상 역시 사람이다

사람과 사람의 일이라 갈등이 생기고 미움이 생기고  단절이 생기겠지만

사람과 사람의 일이라 다시 이어지고 소통하고 이해할 수 있다

늘 사람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면

내가 상대하는 이가 나랑 다름 없는 사람이라는 걸 잊지 않는다면

거기서 상담과 치유가 시작하는 게 아닐까

 

옆에 두고 내가 잊어버릴 때마다 읽어보고 싶다,

 

 

개별적 존재로서의 한 사람의 삶과 사회적인 연대를 하는 공익적 삶 사이의 갈등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건 건강한 갈등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끊임없이 갈등합니다

우리 부부가 트라우마 현장에서 매일 얘기하는 것도 대부분은 결국 그 문제예요. 줄타기하는 광대를 멀리서 보면 여유롭게 줄 위에 서 있는 것같지만 가까이 가서 보면 한손에 쥘부태를 들고 끊임없이 중심을 잡고 있는 거잖아요. 끊임없이 흔들리기 때문에 떨어지지 않고 정물처럼 서 있는 거죠 옆에서 보는 분들은 제가 참혹한 형장의 특성과 달리 여유롭고 편안해 보이는 모양이예요 그렇게 봐주셔서 다행이긴 해요 제가 불안해 보이면 안되니까 그런데 저는 이런 현장에서 갈등없이 안정적인 상태라면 그게 더 위험하다고 봐요 그러면 곧 줄 아래로 떨어질 운명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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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가 뭘까

워낙 일본소설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뭐

누군가는 너무 지루하고 별로였다는 평가도 있었는데 나는 정말 좋다고 하는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 책에는

'도데체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니?"

' 왜 자꾸 그래?"

"말 귀를 못 알아듣니?"

 

이런 말이 없다,

기억이 80분으로 한정된 박사에게 모든 일은 새롭다

그에게는 몇번을 되풀이 해야할 잔소리가 없고 몇 번을 말해도 해결될 기미가 없는 묵히고 묵힌 문제가 없다, 모든 것이 새롭다는 것은 그런 것인가 보다

사실 잔소리가 상대를 변화시키는 경우는 거의 없고

두고두고 반복하는 나의 실수나 습관은 사실 쉽게 바꿀 수도 없다,

그냥 오랫동안 함꼐 가야할 뭐 그런거다,

 

이 책에서 누구도 지겨워하거나 귀찮아하거나 짜증내지 않는다

심지어 미망인조차,..

그게 참 좋았던 거다,

 

그냥 늘 새롭게 바라봐 주고  그 정도면 괜찮다 라고 말해주는 것

 

잔소리가 없고 지루함이 없는 그래서 불안하고 긴장되지만 그럼에도 새롭고 설레는 하루가 있는

소설이었다,

그래서 좋아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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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6-09-04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좋게 보신 분들이 많네요. 저는 아직 안 읽었는데.. 함 읽어봐야겠네요..

푸른희망 2016-09-05 10:08   좋아요 0 | URL
개인적인 취향일 수도~~곰발님 리뷰가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