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아이가 크면서 글밥이 많은 동화책으로 넘어 간후 그림책을 보지 않았다.

아이와 함께 나도 성장하고 단계를 밟아가고 마음이 조급해지면서 그림만 많은 그림책을 잊었다.

그러다 상담 공부를 하면서 무엇보다 그림책만큼 쉽게 마음을 열기 쉬운 도구가 없다는 걸 알았다

그림책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글을 알아도 글을 몰라도 상관없다,

시간을 쪼개내지 않아도 휘리릭 볼 수 있고

하루종일 책을 끼고 앉아 아까운 곶감 빼먹듯이 두고두고 볼 수도 있다,

그리고 그림책에서 받은 느낌은 제각각이다,

나의 처지난 상황 감정에 따라 누구도 발견하지 못한 무언가를 볼 수 있다,

누구나 주목하는 가운데 커다란 주인공 대신 구석에 아무도 모르게 숨어있는 누군가에게 마음이 가기도 하고 흘려그리듯 대충 그린 구석의 꽃 하나 혹은 배경 하나에 꽂힐 수도 있다,

그게 다 괜찮다고 말해주는게 그림책이다,

다시 아이가 되고 싶은 내 아이에게 읽어주기도 편하고 듣기도 편하다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때 그냥 그림책 한권을 슬쩍 밀어넣어도 괜찮다,

나는 이런 의미를 주고 싶은데 아이는 혹은 상대는 저런 의미를 발견해도 상관없다,'

서로 미처 보지 못한 그 그림에 그 한 줄에 의미를 나눌 기회가 된다,

 

                  

 

 

 

 

 

 

 

 

 

 

 

 

 

 

두 작가의 그림책 이야기를 읽는다,

미스다 마리는 자기가 어렸을 때 읽은 그림책을 이야기한다,

그때 미처 발견하지 못했거나 어떤 편견으로 읽다 만 혹은 들춰보지도 못한 그림책을 이야기하며 그때의 감정과 추억을 이야기한다,

지금 알게 된 것을 그때 알았더라면 어땠을까 ..

그때 그 친구가 준 그림책의 의미를 알았더라면 우리 사이는 달랐을까

그때 무서워서 펼치지 못한 책을 내가 읽었더라면

그때 너무 아끼던 그림책을 아직 가지고 있었더라면

다 부질없지만 그래도 의미는 있다,

그때의 미련이나 후회가 다시 그림책을 들추게 하고 그 때 발견하지 못한 혹은 느끼지 못한 감정이나 의미를 다시 알아본다,

그림책은 나의 과거로 가는 문이기도 하고 내가 미처 열지 못하고 망설이던 저 아래의 무의식을 건드리기도 하고 아주 어이없이 간단하게 타인을 공감하게도 만든다,

그림책속의 인물중에 내가 이해하지 못할 인물은 이제 없다,

단 한줄 혹은 귀퉁이의 조그만 인물도 그냥 허투루 넘어가지지 않는다,

그때 못 본걸 지금은 볼 수 있다,

내가 못 본걸 누가 보고 이야기 해 줄 수도 있다,

단순하다. 그래서 더 깊고 넓다,

 

<그림책에 흔들리다> 저자도 마찬가지다,

누군가의 아픔에 그림책으로 위로하고 스스로도 위로받는다,

아팠던 과거나 속상했던 순간 그림책이 함께 한다,

그림책을 읽으며 주인공에게 동질감을 느끼고 주인공을 따라 불안하고 어려움을 겪지만 결국은 그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마치 내가 모든 걸 해낸것 처럼 공감하게 된다,

그림책의 주인공에게 공감해본 사람은 타인을 이해할 수 있다,

미스다 마리보다 이 책의 저자는 그림책이 주는 위로와 공감을 더 내밀하게 이야기해준다,

아이를 키우며 느끼는 여러가지 감정들   죄책감  불안  패배감 등등을 그림책을 통해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 감정이 잘못이 아님을 알고 안도한다, 내 감정에 솔직해지고 나만 겪는 어려움이 아님을 아는 것 그래서 나를 조금 더 사랑하게 되는 일 '

그 어려운 일을 그림책이 해낸다,

 

미스다 마리의 책을 보면서 나도 다시 그림책을 읽어봐야지 마음을 먹게 되고

김미자 저자의 책에서 나는 나도 나름 괜찮은 엄마고 괜찮은 살이라는 위로를 받는다,

누군가의 내밀하지만 솔직한 고백이  나에게도 힘이 되기도 하나보다,

 

별 거 아니라면 아니겠지만

소소하고 자잘한 자기고백이 때로는 힘이 될 때도 있다,

그림책도 그렇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