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5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박찬기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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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도 했던 말

베르테르는... 우리영화 "봄날은 간다"의 상우와 닮았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대로변에서 벙찐 얼굴고 그렇게 외치던 키만 멀대같이 큰 소년도 아니고 청년도 아닌 그 어정쩡한 인물이 바로 몇년을 건너뛰어 저기 독일에도 있었구나

 

 친구여  이번에 이런 사소한 일에서도, 오해나 태만이 어쩌 술수나 악의보다 이 세상에 다툼을 더 많이 일으키고 있는지를 다시 한번 깨달았다. 적어도 술수나 악의 때문에 문제가 일어나는 일이 휠씬 드문 것만은 사실이다.  P12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것 더구나 피끓는 젊이이가 사랑에 빠지는 건 당연한일이다. 이것저것 재지않고 무조건 앞으로 달려드는 것 그리고 그대로 두눈 질끈 감고 풍덩 빠지는 것  그게 당연하고 옳다. 아 아니다. 젊음의 특권만은 아니다. 아니 젊다는 것이 물리적인 더 살았고 덜 살았고의 문제가 이나라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뭔가가 날것으로 내게 다가오는 것  그래서 처음으로 경험하는 떨림, 황홀함.  흔들림, 변덕, 격정 그런것들이 무어라 이름짓고 정의할 틈도 없이 닥쳐오고 물러나기를 반복하는 것... 첫사랑

그것에 한번 사로잡히면 누구나  눈을 가리고 달리는 경주마처럼 뒤나 옆은 보이지 않는다. 누군가가 해주는 충고 한마디 하나도 들리지 않는다.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고 오로지 내 모든 촛점은 단 하나 그것에 매달릴 수 밖에 없다.

어쩌면 사소한 만남 스침이 그렇게 인생을 뒤흔들만큼 큰 파도로 다가온다.

속된 표현으로 귀에서 종소리가 들리고 온 세상이 갑자기 일시정지 버튼을 눌러놓은 듯한 상황 번데기가 찢어지는 아픔같은거... 뭐 그런거 아닐까

그렇게 인생의 문제는 계획에도 없이 다이어리에 기록되어진 것도 아닌것이 그렇게 성큼 다가온다.

상우도 그랬고 베르테르도 그랬다.

무심하게 관심없던 누군가가 내 눈으로 들어왔고 내게는 그녀밖에 보이지 않는다.

 

 

나는 사람들이 평등하지 못하고 또 평등해질 수도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존경받기 위해서 이른바 천한 사람을 일부러 멀리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자들은 , 마치 패배하는 것이 두려워서 원수를 보고 도망치는 비겁한 친구나 마찬가지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정의롭고 세상의 비겁함에 분노한다. 그리고 나 자신은 비겁하게 살지 않겠노라고 그렇게 다짐하며 세상을 비난한다.

 

 

그들은 상당한 시간이 지난 다음에야 비로소  돌이킬 수 없이 좋은 시간을 낭비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늦은 것이다. P 54

 

인간은 역시 인간이오 약간의 분별력을 가졌다더라도 일단 정열이 끓어오르고 인간성의 한계가 몸에까지 닥쳐온다면 그런 것은 별로 아니 전혀 문제가 되지 않지요 그렇기는 커녕,,,,,

 

 

사랑에 빠닌 그들에게는 세상이 아름답다. 그녀를 기다리는 것도 지루하지 않고 돌아서는 그 순간부터 그녀가 몹시 그립다.

그런데... 현실은 만만한 것이 아니다.

함께 라면을 먹자고 꼬셨던 그녀가 내가 등을 돌리고 냉정해지고  나와 한몸처럼 생각이 같고 감성이 통하던  그녀에게는 멋지고 이성적인 약혼자가 있다.

세상에 어찌 난관없는 사랑이 있으랴

어려움은 사랑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고 두 사람을 친밀하게 만들어준다.

그렇게 믿었다.

그리고 철없이 뛰어들었던 그 사랑안에서 이번에는 대책없이 괴로워하고 힘들어하고  고통받는다.

그리고 한 청년은 옛추억에서 행복해하는 치매 할머니를 보며 위안을 얻고 또 바다 건너 사는 한 청년은 자신의 머리를 권총으로 누른다.

 

한 청년은 그렇게 소년에서 쳥년으로 자랐고 그가 철철 피흘리던 상처는 이제 쓰라림이 사라지고 보기흉한 딱지를 남겼다가 이제 희미한 흉터가 되어 청년을 단단하게 만든다.

한 청년의 상처는 그대로 해집어지고 방치되어 썩어들어가고 구더기가 끓게된다.그리고 그 상처는 영혼까지 갉아먹는다.

 

베르테르의  이야기는 괴테가 자신과 친구의 경험을 바탕으로 단숨에 14주만에 썼더고 한다. 젊은 시설의 괴테 작품으로 그의 젊음과 열정 그로인한 미숙함이 가득한 작품이지만 그래서 동년배들에게 더 잘 와닿았고 쉽게 열광케하고 뒤따르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여인을 만나서 첫눈에 사랑에 빠지고 그리고 즐거웠다고 고뇌하고 괴로워하고 스스로의 인생을 그렇게 상처투성이로 만들었다가 누구의 충고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고 다른 누구의 모습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그 순간 그 철없고 서투르고 무모한 사랑이  이 작품속에 있다.

 

예전 내가 잘난척 하고 읽었던 것이 그런 서투르고 치기어린 시기에 아직 다다르지 않은 때여서 공감이 힘들었고 지금은 이미 그런 젊음을 지난 시간이여서일까

그의  서투르고 뜨겁기만 한 사랑이  와닿지 않는다. 유감스럽게도....

 

그냥 누군가의 글 한귀절이 생각났다.

누군가를 만나 사랑한다면 잘 헤어질 수 있는 사람과 만나라

사람이 만나 사랑할때는 무엇이든 용서가 되고 다 이해가 되지만 사랑역시 사람의 일인지라 서로가 싫증나거나 이해관계가 달라지거나 주위의 반대가 심해지거나 등등의 이유로 헤어질 상황이 다가올때  예의바르게 잘 헤어질 수 있는사람...

지금은 이별의 감정으로 세상에서 가장 밉고 저주스러운 사람일지라도 언젠가  시간이 흘러 되돌아 보면 아름답고 좋았다고 기억되는 사람을 만나라고...

그의 그 책 다른 구절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지만 그 부분만은 격하게 동감하면서 기억한다.

상우에게 은수는 지금은 이해할 수 없는 이기적인 여자지만 그래도 좋은 기억이 될 것이다.

로테에게 베르테르는 어떨까

마음이 잘 통하고 함께 있으면 즐거웠던,,, 그러나 사랑이라고 미처 생각치 못한 그 상데를 내가 사랑하고 있었구나 나를 사랑하고 있었구나 하고 알아버린 그 순간 죽어버린 상대

그는 로테에게 아름다운 추억이 될까 아니면 그대로 봉인하고 싶은 쓰라린 상처일 뿐일까

내가 로테가 아니니 알 수는 없지만  지금 베르테르의 그 나이를 훨씬지난 지금... 그의 태도는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알 거 같다.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먼저 죽어버리는 것 그 이상 상처도 배신도 없지 않을까

물론 그녀가 유부녀이라 더이상 아름다운 결실을 바랄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죽어버리는 건 정말 무책임하고  어리석은 짓이 아닐까

 

한때 사랑했고 그리고 헤어졌고 세상살이에 지쳐 그 기억이 희미해져가도 어쩌다  갑자기 그 사람은 지금 어떻게 살까? 하고  궁금해지고 괜히 입가에 희미하게 미소가 만들어지는 것...

시간은.. 어떤 사랑이든 상처든.. 그렇게 덤덤하게  조금은 아름답게 치장해주는 것이기에

지지리 궁상맞고  남루하더라도 그 기억을 지고 살아가는게     도리가 아닐까싶다.

 

나중에 내 아이가 어떤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고 상처를 입고 입히는 입장이되든

그렇게 견디라고... 니가 누군가를 사랑했다는 사실 그것만으로도 빛나는 보석이 될거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헤어짐의 상처도 그 보석의 아름다움을 가리진않는다고. 혹 그 빛나는 아름다움에 생채기를 내고 얼룩을 만들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어딘가 패이고 얼룩진 그 보석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너만의 것이라는 걸.. 너를 너답게 빛내주는 거라고 말해주고 싶다..

 

아.. 대책없이 주책맞게 이 가을 나도 사랑이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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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환영
김이설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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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화려한 언변을 구사하는 사람에게 끌렸다. 누구에게나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듣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멍해져서 그대로 빨려들것같은 말, 글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모든 수식어를 떼어내고 바로 명사와 동사로 문장을 이어가고 말을 이어가는 사람에게 끌리기 시작했다. 담담하게 어떤 감정도 섞이지 않고 톤도 일정하게 어찌보면 졸릴지 모르겠다 싶다 낮으면서 단단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이야기

그 낮은 목소리 단단하고 건조한 말투에 자꾸 귀가 다가간다.

 

환영

이 책이 그랬다.

어떤 환상도 설레임도 없이 담담하게 한 여자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남편대신 백일도 채 되지 않은 아이를 두고 백속집에 일하러 가는 여자 윤영.. 처음 그렇게 시 경계를  드나들 때는 희망이 있었다.

지금은 내가 이렇게 젖몸살을 앓으면서 뼈마디가 으스러지도록 일을 하지만 언젠가 남편이 공무원이 된다면 모든일은 추억이 되리라... 그건 정말 잔인한 고문이었다.

어디서 들었을까

첨부터 뜨거운 프라이팬에 올라가는 쥐는 놀라서 펄쩍 뛰지만 서서히 온도가 올라가고 데워지는 프라이팬 위의 쥐는 전혀 놀라지 않는다고 점차 올라가는 온도에 적응에 가면서 자기가 어떤 상황인지 어떤 방향으로 가는 건지 알지 못하면서 그렇게 익숙해간다는 것이다.

그건 정말 섬뜩하다.

나의 고통을 내가 알지 못한다. 나는 그저 희망을 가지고 있을 뿐인데 그 희망이 나를 옳아매고 나를 점점 어두운 구멍으로 등을 떠밀고 있다.

분명 "희망"을 품었는데 그렇게 가슴에 품고 한참을 정신없이 내달라디 문득 내려다 보면 내가 안고 있는 것은 빛나는 희망이 아니라 냄새나고 물러터져버린 절망이고 눈앞이 갑자기 깜깜해진다.

내가 바라보고 정신없이 달려왔던 불빛은 어디로 갔는가.

윤영은 돈때문에 그렇게 점점 가랑이를 벌리고 그 치욕을 스스로 죽여나간다.

어떤 사람이 그녀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어떤 화려한 수식도 없고 절망의 비명도 없고 그냥 덤덤하게 해가 뜨고 지듯이 아침을 먹고 나면 점심때가 되는 것 처럼 그렇게 어느순간 어쩔 수 없이 그런 순간이 왔다.

별채에 들어가고 가랑이를 벌이고 그리고 다시 옷을 입고 물가에 섰다가 다시 홀에서 빈그릇을 치우는 상황... 그건 별난게 아니었다.

그렇게 주머니에 들어온 꼬깃한 만원짜리 몇장이 내 밥이 되고 내 아이의 옷이 되고 우유가 되고 방세가 된다. 그러니 그게 어찌 별난 일이 될 수 있으랴.. 그냥 덤덤한 일상이 되어버린다.

그런 덤덤함이 일상처럼 흐르는 시간이 그렇게 쌓아가고 견뎌가는 시간일 뿐이다.

그리고 윤영은 거기서 나올 방법은  점점 사라진다

 

누가 윤영은 나와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

지금 이순간 내 가정이 무너지고 내 앞이 막막해지고 내 새끼가 배가 고파서 울고 있다면 나...

왕사장이  돈냄새를 뿌리면서 은밀한 제안을 해온다면

나는..

나는 과연 윤영과 다른 선택을 한다고 당당하게 말  할 수 있을까

그저 따뜻하고 평화롭던 불빛이 순간 사라지고 내앞에 깜깜한 앞이 보이지 않는 벽이 나타 나버리면 나는 ..  어쩌면 윤영같은 기회조차 없다고 우울할지도 모른다.

 

문체가 너무 담담하다. 한 여자를 이렇게 감정없이 따라가면서 묘사하고 보여주는 글이 아프면서도 쉽게 책을 놓기 힘들었다.

그래서 어떻게 될까..왠만한 다른 글들처럼 막연한 희망이라도 암시하면서 끝나지 않을까, 다 그렇지 뭐 하면서 투덜거릴지언정 그렇게 유치하고 휴유~ 하고 한숨 돌리는 결말을 기대했는데  이야기는 끝까지 몰고 간다.

어쩌면 김기덕의 영화를 보면 이런 느낌이 들지 않을까

울 수도 없고 소리 칠 수도 없고 도망갈 수도 없는 ... 사방이 막혀버린 상황..

그렇게 더 이상  떨어질 수도 없는 시간을 견디고 살아내는 그녀에게 내가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

내가 설령 그렇게 되더라도 내게 뭔가를 해 줄 누군가도 없을 것이다.

지금 은  세상이 그렇게 꽉 막혔다.

눈물조차  보이지 않는다.

저 많은 불빛들 속에 내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

그것이 절망이라는데... 누군가에게는 어쩌면 내게는 그게 일상이기도 하다.

누구나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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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내가 이름만을도 책을 고른다면 당연히 이 이름이 아닐까

"구병모"

 

 

드디어  "고의는 아니지만"을 다 읽었다.

내내 찜찜하면서도 감동한다. 아니 감동이라는 말은 틀렸다.

뭐랄까 이 작가의 끝은 어디일까 궁금하다.

현실을 상황을 우리의 일상을 이렇게 바라볼 수도 있구나 이렇게 비틀어볼 수도 있는거구나  계속 감탄하면서 책장을 넘긴다.

왜 첨 샀을 때는 이 책이 그렇게 넘어가지 않았을까? 그런데 지금 이렇게 잘 넘어가는 이유는 뭘까?

 

그의 글속에는 현실이 우리의 일상이 아닌 것이 없다.

비유가 사라져버린 언어의 도시. 늘 뭔가를 공평하게 해야하고 아이들 모두를 사랑하려고 노력하며 강박증에 갖혀버린 유치원 교사 육아가 너무나 고달픈 엄마. 곤충으로 변하는 성폭력자 등등

내가 일상을 살면서 한번은 스쳤던 생각들 순간순간 느낀 분노 절망이 이 책속에 고스란히 들어있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늘 절망했다. 아이는 육아책에 등장하는 메뉴얼대로 절대 진화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나를 돌아보게 하면서 내가 어디가 부족한가 모성이 부족한가 엄마로서의 자격이 없는 것이 아닌가 ,,,, 끊임없는 죄책감이 시달렸다. 그리고 나의 욕망과 상반되는 육아법들은 끊이없이 내 안에서 충돌하면서 죄의식을 만들고 내 속을 갉아먹어갔다.

"어떤 자장가"를 읽으면서 나는 이상한 위로를 받는다. 나만이 아니다.

적어도 난 아이를 세탁기나 오븐 냉장고에 넣지는 않았다,

어두운 방에 그냥 내버려둔 적도 있었고 아이가 눈을 떠서 혼자 놀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아이가 울지 않는다는 이유로 내 몸이 피로하다는 이유로 그냥 모른 척 한 행동들은  이 여자에 비하면 정말 새발의 피가 아니었던가.. 그렇게 혼자 위안했다.

그리고 나도 이 여자처럼 아이를 사랑했노라고

 

내가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더 선명하게 체득하게 되는 것

진짜 상처를 주는 사람은 선한 사람들이다. 착한사람의 착한 행동은 우리가 뭐라고 욕을 할 수도 없다. 그저 그 행동과 비교되어 내가  조금 더 나쁜 사람이 되고 내가 이상하고 불만이 가득한 사람이 될 뿐이다. 내가 논리적이지 못해서 지식이 딸려서 반박할수도 없지만 그러면서도 억울함이 하나구석에서 스멂수멀 올라오는 건 어쩔 수 없다.

물론 그 착한 사람도 상대적으로 악한 나도 "고의는 아니었"다. 아니었을 것이다.

"고의는 아니지만"의 유치원교사 f처럼 항상 공정하고 누구라도 상처없이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을 만들어내기 위해 애쓸 뿐이었다.

이러이러한 일들이 공정하고 누구에게나 불평없는 상황을 만들어 내는 거라고 하면 할말이 없다.

그러나 그 공정함이 주는 냉정함 무심함이 누군가에게는 날카로운 종이 모서리에 베이는 느낌으로 다가갈 수 밖에 없었다. 나도 모르는 새 상처가 생기고 붉은 피가 배어나온다. 내가 아픔을 느끼는 순간은 이미 피가 주르르 흘러내리는 순간이다. 상처가 생기는 그 순간을 인지하지도 못하고 상처를 가진다.

사실 F가 잘 못한건 아니다. 하지만 그 공명함이 선함이 아이들에게 상처가 된다는 걸 모른다. 난 늘 아이들을 사랑하고 공정하게 대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내가 순간 힘든다는 것 그리고 내 사비를 들여서가면서 나는 노력하고 있다고... F는  그렇게 항변할 자격이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상대가 받는 상처가 가치없거나 잘못된 것도 아니다. 공정함이라는 이름으로 대항마저 할 수 없는 아이들은 마지막 F의 불운앞에서 "미농지같은 미소"를 짓게 만든다.

누구를 탓할것인가...

세상에 사람들이 부대끼면서... 더구나 배경도 다르고 개성도 다른 사람들이 부딪치면서 어떤 억울함도 부당함도 없는 인큐베이터 속같은 무균질의 사회란 있을 수 없는 것 아닌가.. 어디선가 누군가는 상처받고 억울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내 감정선들으르 그렇게 드드럭 박아버리는 일도 옳지는 않았다. 그렇게 감정을 죽이는 것이 살아가는데 부당함을 받는 것이라 믿고 밀어버린다. 그로인해 우리가 잃어야 하는 것 그런것 까지 헤어리는 여유가 없을 것이다. 언제나 후회는 나중에 문이 닫히는 순간 쑤욱~ 들어오는 법이니까.

 

그래서 희망을 이야기하면서 우리를 서서히 고문에 익숙하게 만드는 이 사회에서 "조장기의 그 학생처럼 모든 나의 불행이 오로지 나만의 책임이고 나만의 문제로 귀착된다. 내가 못나서 돈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고 그래도 나아지지 않는 현실에서 차라리.. 불행의 냄새를 풍김으로 새들의 공격대상이 대기를 갈망하게 되는 이 현실이 슬프고 무섭다.

이미 새들에게 공격당한 인간의 살덩이에 부러움을 느껴야 하는 현실이 단지 이야기속의 것일뿐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

 

딸아이를 키우면서 무서운게  행여 아이의 동심에 순수에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남지 않을까 전전긍긍한다는 점이다. 내가 능동적으로 행하는 성에서도 상처를 입을 수 있는 현실에서 내가 원치 않는 상황으로 몰려서 가지는 상처들이 미루어서 여전히 두렵고 무서웠다.

세상을 흉흉하게 하는 여러 사건사고를 보면서 이러한 언제든 호르몬의 작용으로 악마로 변하는 인간들을 격리시키고 혼내줄 방법을 상상하게 한다. 사형집행이라든가 종신형 거세법을 떠나서 아예 이사람들이 단한번의 실수조차도 용납하지 않도록 강학 독하게 하는 무슨 방법을  간절히 바라는 지금 "곤충채집"을 읽었다. 작가가 이 작품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든 나는 이 방법이 몹시 맘에 든다(어쩌면 내 속의 악마가 원하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사람으로서 한번의 기회를 더 준다던가.. 사람이 사람을 죽일 수는 없다던가 그들에게도 인권은 있다는 말들은 다 개소리라고 생각케 하는 요즘세상에 이보다 더 단순하고 위협적이며 모든 잠재적 범죄자를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이 또 있을까....

 

책속의 이야기는 허구이고 끝없이 펼쳐지는 환상이지만  더불어 지극히 현실적이고 일상적이었다. 지금 이 순간 내가 상상하고 내머릿속을 스쳐갔던 것들이 이야기속에 들어있다.

누군가를 향해 마구 찔러대고 싶은 칼날들 가끔은 나를 향해 휘두르는 몽둥이가 이 속이 있다.

읽고서 작가의 부족함인지 나의  아둔함인지 그래서 어쩌라고... 하는 결말을 내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래 이런거지... 이럴때가 있었고 이런 순간이 있었고 이럴 필요가 있다고.. 함께 동조하고 함께 날카롭고 반짝이는 것을 휘두르고 싶게 하는 것

그것이 이 책에 있다.

 

이 작가의 생각의 끝은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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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이제 떠나지만
너의 뒤에 서 있을 거야
조금은 멀리 떨어져서
조금도 부담스럽지 않게

 

박진영의 저 노래가 딱 맞는 영화였다.

"기다려" 이 한마디에 46년을 기다려주는   늑대소년

순이가 주고 간 숙제를 완벽하게 해내면서 기댜렸던 순이의 첫사랑

 

사실 마지막 장면을 두고 너무깬다든가 신파의 극치라고 하면서 영화전체가 별로라는 평도 많았지만 나는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가장 극적이고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사실 46년이 흘렀으면 어여뻤던 순이도 할머니가 될 수밖에 없질 않은가

그렇게 머리위에 서리가 내리고 얼굴이 자글자글 해진 순이를 아름답다고 말해주면서

니가 부담스럽지 않을 딱 그만큼의 거리 뒤에서 이렇게 너를 기다렸노라고 하는 늑대소년의 아직도 말간 얼굴은 정말이지 신파의 극치이면서 동시에 모든 여자들의 로망이며  하이틴 로맨스풍의 최고가 아닐까

내가 변해도 내가 떠나도 나를 잊지 않고 기다려주는 누군가....

이건 비현실이면서도 지극한 바램이니까..

(나만 그런거 아니길... ^^)

 

영화는 사람들 말처럼 가위손을 적당히 가져다 만든 영화이기도 했고

옛날 향수를 적당히 도배하면서 뭔가 미진한 부분은 그렇게 예전이니까... 하면서 넘어간 부분도 많았다.

늑대소년이 소녀를 도와주고 괴력을 발휘하는 건 가위손이고

아이들이 천진난만하게 노는 건 어딘가 동막골을 닮았고

뭐 그랬지만 그게 어쨌단 말인가

송중기가 내내 화면을 뽀사시 하게 채우고  단지 얼굴만 내미는게 아니라 말없이도 눈동자로 표정으로 모든 감정을 보여주고 설레게 하고 그러면 된거지

감독으로서는 송중기를 가지고 그의 매력을 최대치로 이끌어내면서 이야기도 나름 달달하고 감상에 젖게 만들어 내면서 더불어 이 배우 연기도 정말 꽤 하는구나 하게 느끼게끔 한거..

그것만으로 꽤 성과가 괜찮지 않나 싶다.

적어도 함께 간 40대 여성과 13세 10세 소녀는 눈물을 찔끔거렸고 옆에 앉았던 알 수없는 20대와 10대 고교생들도 코를 훌쩍였고 적어도 앞에 앉은 10대 남학생들이 중간에 나가지는 않았으니까

다 아는 뻔한 이야기라고 하지만 오히려 알만한 스토리고 내용이라 더 감정이입이 잘 되고 몰입하고 느끼게 되는 것도 있다. 게다가 화면이 뽀사시하고 가슴설레게 하는 누군가가 계속 나를 그윽한 눈으로 바라봐준다면야....

 

보고 나오면서 실없는 소리를 했다.

"어쩌면 늑대아이의 유끼 다음 이야기가 아닐까... 산으로 갔던 그 유끼가 마을로 내려와서 어떤 소녀를 사랑하게되었다면 이런 스토리가 되지 않을까?"

아이는 한마디 한다

"적어도 유끼는 학교도 다녔고 사람처럼 살았으니까 저렇게 동물적이지는 않을거야"

그렇구나..

 

평생 한 암컷과만 다니고 가족애가 강하고 짝이 죽으면 홀로지낸다는 늑대..

영화 두편을 그렇게 봤더니

사람보다 늑대가 더 나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흔히들 남자는 늑대... 라면서 말들 많지만 차라리 늑대같은 남자가  사람같은 늑대보다 나은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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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가 - 헨리 포드부터 마사 스튜어트까지 현대를 창조한 사람들
전성원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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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트루먼쇼"가 허구가 아닐지 모른다.

지금 내가 있는 이곳  바로 이시간 누군가가 나의 일상을 엿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엿보고 있는게 아니라 누군가가 나의 행동반경을 생각을 이미 다 파악하고  느긋하게 앉아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잘 세팅되고 세련된 가사 용품들을 갖고 싶어하고  휴가가 되면 세련되고 멋진 체인호텔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고  아이들의 영어실력을 위해서라고 하면서 디즈니 채널을 아무 생각없이 틀어놓고  백설공주에게는 늘 일곱난장이가 있어야 한다고 믿고 있었다.

12월이 되면 배가 나온 뚱뚱하고 맘좋게 생긴 싼타가 빨간옷을 입고 나타나길 바라기도 하고 내가 뭘 먹든 입가심으로는 코카콜라만한게 없다고 철석같이 믿는다.

미국의 부자들의 기부문화를 부러워하면서 우리나라 재벌의 촌스러움에 대해 수군거리기도 하고 세상의 절반이 굶는다는 현실보다는 질좋은 고기에 더 관심이 많았고 현대를 누리고 문명의 이기를 잘 쓸 줄 아는 자신이 멋진 인생이라고 믿고 있었다.

이런것들이 어쩌면 누구가가 만들어놓은, 우리의 무의식으로 심어놓은 것이라는 건 생각하지 못했다. 당연히 그런것들은 존재했고 우리 생활에 어떤 의문도 없이 당연히 있어왔고  그것들이 있어 편리하고 행복하고 나자신이 가치있어보였다는 것 그것만 중요했다.

이 모든 것이 트루먼쇼였다는 느낌이 이 책을 통해 나왔다.

빈손으로 모든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성공한 사람들

그래서 간혹 위인전에도 나오는 사람들..

그런 성공이 다수의 희생이 있었고 알지못하는 사이에 잃어버린 무언가를 댓가로 한다는 걸 몰랐다.지금 내가 누리는 것이 그래서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뭘 잃어버렸는지 우리가 뭘 뺏겼는지 알지못하고 알 필요도 없이 성공한 저들이 주는 것들에 만족하고 고마워하고 존경하고 있었나보다.

 

아마 우리나라에서 존경받는 다는 기업들 사람들에 대해 이런 책이 나온다면  역시 비슷한 수순으로 서술되지 않을까

그들은 위기를 기회로 성공했고 이름을 얻었고 사람들에게 베풀었다그런데....

 

책을 다 읽고도 모든걸 바꿀 수 없으니 트루먼쇼는 계속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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