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경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엘릭시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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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빙과 시리즈를 열심히 읽고 있어서 함께 읽을까 하고 빌려온 책이다,

빙과 시리즈는 표지만 본게 전부이긴 하지만  표지 분위기상 젊은 작가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아니 나이 든 작가인가? 싶었다,

78년생  빙과 시리즈를 보면 그 나이대가 느껴지지만 이번 이야기는 조금 올드하다,

아이와 함께 읽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하고,....

 

 

책의 전체적인 흐름은 돌이킬 수 없는.... 비밀에 관한 것이다,

비밀은 어쩌면 비밀이라는 감추어진 특성때문에 그 무게가 커지는 것이다,

드러내버리면 아무것도 아닌 것일 수도 있지만 감추고 감추다보니 물에 빠진 솜뭉치처럼 점점 무거워지고  다리가 휘청거릴만큼 나를 짓누르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솜처럼 부드럽고 가벼운 것이 물속에 감추어져 있으면서 무게만 늘어가는 것

그것이 비밀이다,,,

그런데 이 책에 나오는  이제는 돌이킬 수도 없고 말 할 수도 없는 비밀들은 드러낼 수 없는  일들이다, 심증은 있으나 물증은 없고 (야경. 만등 ) 내 마음에 흐르는 감정의 미묘함이기도 하고 (석류)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라 누구에게 말할 수 없는 것들 ( 문지기 만원) 혹은 나도 알 수 없는 내 감정(사인숙)이 그것들이다,

그런 미묘하지만 말 할 수 없고 그렇다고 없는 일처럼 깨끗하게 잊기에는 돌이킬 수 없는 그런 일들이 그려진다,

어딘가 찜찜하고 개운하지 않은 뒷맛을 남기는 미스테리이고 추리물이다,

비밀이 비밀이어야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들이 제각각 사연속에 있다,

 

경찰은 자기가 한 행동이 과연 상대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늘 고민하지만 그 고민이 좋은 결론으로 향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런 고민과 문제를 아는 건 나밖에 없고 이건 누구에게 말해서 풀리는 일이 아니다,

산골 여인숙으로 엣연인을 찾으러간 남자는 누군가의 자살을 구하지만 누군가의 자살은 몰랐고

세계속에서 의미있는 일을 한다고 믿는 상사맨은 자기의 허물을 덮기위해 무모한 계획을 세우지만 결국 제가 덫에 걸리는 꼴이 되고 만다, 호러스러운 휴계소의 노파는 가족의 미밀을 덮어야만한다는 절박함이 공포를 만들어내고  절은 하숙집 여주인은  죄를 지어가며 지켜야 할 무언가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야경과 만원이 가지는 아이러니한 반전은 마음에 든다,

그러나 석류는 가장 찝찝하고 기분이 좋지 않다,

아이들이 순수하기만 한건 아니라고 생각은 하지만 이렇게 일본스러운 (?)사고를 일본인 남자 작가가 한다는 것이 너무 불쾌하다,

 

별 이야기 아닌듯 흘러가지만 인물들이 가지는 사소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비밀들 모두 가진다,

무시해버려도 되는 것같으면서도 묘하게 신경을 긁어대는 작지만 깊은 흉터처럼 그렇게 비밀들은 은밀한 냄새를 풍긴다,

조금 묘하고 불쾌하기도 한 기분,,..

그냥 나 혼자 읽고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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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 (2015년판) - 김영하와 함께하는 여섯 날의 문학 탐사 김영하 산문 삼부작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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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소설을 읽는다는 것

이야기를 읽는다는 것

남의 이야기를 보고 듣고 아는 것

남의 삶을 바라보는 것 혹은 훔쳐보는 것

어떤 효용성도 없고 실용적인 이득  교환가치가 없는 것이다,

내가 책에서 얻는 감정이나 생각은 다른 사람들과 다를 수 있고 작가의 의도와도 다를 수 있다, 같은 책을 읽으면서 누구나 저마다의 책을 읽고있다

어쩌면 읽는다는 것은 의미를 찾을 수 없고 무가치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읽는다는 것은 바로 그 지점 무가치하다는 것에서 시작된다,

어떤 가치나 이득을 따지지 않고 남의 삶을 바라보고 이해하게 되는 것 타자를 이해하면서 나를 돌아보게 되는 것

나는 한없이 약하기도 하고 악하기도 하고 귀하기도 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된다,

책.. 그 중에서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결국 타인을 통해 나를 바라보는 일이다,

부끄러워지고 무모해지고 깊어지고 절망하고 행복해지는 것

소설속의 어떤 인물도 이해되지 않은 인물이 없게 되면서 나의 모든 면을 이해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자꾸자꾸 책을 보게 된다,

이야기속에서 나만큼 아픈 사람을 발견하거나 나만큼 힘든 사람 나만큼 가진 것이 없는 사람 나만큼 위선적이고 악랄한 사람을 보면서 나만 그렇게 아니라는  조금은 치사한 안도를 하기도 하고 나를 부끄러워하기도 하면서 나를 알아가는 것이다,

사람들은 가끔 소설 나부랑이라고 하기도 한다.

삶에 없어도 그만인 이야기들 누군가 나 아닌 타인의 삶을 적어놓은 그 이야기들을 심심풀이라고 여기고 시간낭비라고 여기기도 하지만

그 이야기들은 힘이 있다,

적어도 시간을 견디고 사람을 견디면서 조금씩 삶을 버티게 하는 힘이 있다,

많이 읽는다고 좋은 건 아니겠지만

읽는다는 일은 여전히 매혹적이다,

 

여기서 한가지

나를 알게되는 지점에서 내가 변하는 지점은 한없이 멀 수도 있다는 것

머리에서 가슴까지는 생각보다 가깝기도 하지만 머리에서 가슴 그곳에서 발까지는 닿을 수 없는 거리일 수도 있다,

어쩌면 아직 내가 나를 잘 몰라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김영하는 글만큼 말도 참 잘 하는구나를 알게 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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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거짓말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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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예쁜 작가들이 많아졌지만 첫인상이 꼭 깍아놓은 밤톨같이 단단하고 야무져서 작가라기 보다는 깐깐하고 똘똘한 직장인같았다,

서울 토박이 어렵지 않게 자란 환경 예쁜 얼굴 그리고 적당한 필력

어쩌면 그런 외모때문에 많은 선입견이 생겼는지 모르겠다,

작가는 어찌 생겨야 한다는 법이 없지만 그래도 예쁜데다 책도 내고 그 책이 평가까지 좋은데다 환경도 불우하지 않다면 조금 밉살스럽다는 질투가 생긴것도 사실이다,

읽었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읽은 건

"너는 모른다'와 '안년 내 모든 것' 이었는데 나쁘지도 좋지도 않았다,

딱 내가 생각하는 만큼 도시적이고 세련되고 중산층 가정에서 잘 자란 작가가 쓰기 좋은 이야기들이라고 치부해버렸다,

그런데 팟케스트에서 삼풍 백화점을 들었다,

그 곳에서 가깝지는 않지만 멀지도 않은  곳에서 20대를 보낸 내게 그 글에서 나는 어떤 동질성을 느꼇다,

그녀의 환경이나 외모는 그녀의 선택이 아니다, 어쩌면 그 환경이나 성장과정이 주는 것들은 그녀의 선택이 아니라 주어진 것이 더 많은 몫을 차지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한 때 주제넘게 든든한 부모가 있다는 것이 부끄러움이었고 한계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내가 가진 환경을 누리면서 왠지 모를 어색함을 느끼기도 했고 그것이 정의라거나  어떤 경각심같은 거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 뿐 그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나는 작가를 잘 모른다,

그저 주워 들은 것이  강남의 정서를 잘 표현하는 작가라는 것 어쩌면 그동안 없던 새로운 스타일이고 소재라는 것 그러나 이미 우리 주변에 익숙하고 흔한 것들을 기록하는 작가라는 것이었다,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오만해 보이고 잘난척 하는 것처럼 보일것이고 공감하기 힘든 정서라거나 깊이가 없다는 말을 쉽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 역시 그런 선입관을 가지고 있었다는 걸 고백한다,

우연히 그녀가 진행하는 팟방송을 들으면서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모습과 많이 다른 모습을 가진 사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어딘가 편안하기도 했고 그녀가 하는 농담이나 말들이 수긍이 가기 시작했다,

어쩌면 그녀는 그녀가  알고 있는 것 누리고 있는 것들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잘 써내는 작가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속물스럽고 허영심이고 헛되다고 여기는 것들 그래서 모른 척하려고 했던 허위의식들 누구나 은밀하게 숨기고 있는 욕망을 그녀는 아주 천연덕스럽게 그녀가 할 수 있는  만큼 써내고 있었던걸까

 

위에 언급한 장편들은 그냥 그랬지만

이 단편들은 좋았다,

제목인 오늘의 거짓말처럼 모든 이야기에서 주인공들은 거짓말을 하고 짐짓 자기에게 일어난 미세한 균열을 모른 척 한다,

이혼한 부부는 함께 교통사고의 경험을 공유한 채 헤어지고 중산층 중년 부부는 아들의 사고를 없었던 일처럼 덮어버리고 젊은 음악가는 자기의 처지를 모른 척하고 절은 아내는 남편의 범죄에 대한 추궁을 어영부영 덮어버렸다, 미제물건을 팔고 딸에게 비밀괴외를 시키던 엄마는 사라졌고 그 딸은 모르는 척 과외선생에게 밀린 과외비를 주어버리고 임상병리사는 남자친구의 추문을 확인하지 않은 상태로 도와주리고 한다,

모든 사람은 모른척 하지만 이미 미세한 균열을 시작되었다,

그 균열이 그냥 하나의 실금으로 끝나버릴지 아니면 둑을 무너뜨리는 거대한 사고의 원인이 될지는 알 수 없다, 그냥 덮여진 것이다,

그런 외면의 뿌리에는 불안이 있다,

내가 딛고 서 있는 이 단단한 기반이 무너질까 두렵고 내 가족을 보호해야 하고 내 삶을 이렇게 어제처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런 균열쯤은 무시해버려야 했다,

우울한 한때를 보낸 옛 동창을 잊었던 주인공은 거대한 백화점이 무너지고 나서 마음이 무너져버리지만 그 뿐이다, 한때 방황하고 힘들어했던 주인공은 그 현장을 벗어나서 글을 쓴다,

어쩌면 삼풍백화점을 제외한 나머지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아직도 그 상태에 머물러 있기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저 꿩처럼 얼굴만 가린채 모르쇠로 일관한다,

뽑을수도 없고 그대로 둘 수도 없는 어금니같은 것들

침대의 양끝을 공유하는 평안함을 택하는 것

그러다 문득 88 그때처럼 닭벼슬 머리를 세우고 뽕이 심하게 들어간 재킷을 입으며 어쩌라고 하는 심정으로 폭주하기도 한다,

모두 불안하다,

불안을 직시하지 못해서 진실을 알고 싶은 마음보다 그냥 그 진실조차 알지 못했던 때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이다, 그 불안은 그렇게 사라지는 것이 아닌데 자기의 맨얼굴보다 자기가 바라는 얼굴을 믿으며 그렇게 외면하고 거짓말을 하고 눈을 감는다,

그녀의 글들은 섬뜩하기도 하고 냉정하기도 하고 오만하기도 하다,

너희들도 다 이렇게 살면서 아닌척 하지? 하고 위에서 내려다 보는 기분?

읽고 나서 기분이 나빠지고 내 내면의 한부분이 들킨것도 같고 그래서 결국 작가를 잡는다,

잚은 사람이 뭘 안다고.... 편하게 살아온 니가 삶을 알아?

위악떨지말라고,.....

 

가만히 내 속을 들여다 본다, 나도 불안한가?

그래서 모른 척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을까?

내 울타리는 무너지지 않기를 내 기반은 흔들리지 않기를

내 가족은 무사하기를...

다만 누군가 타인이 세상을 바로 세우기를 무언가 정의를 실현해주기를

세상이 바뀌어도 내 주변은 바뀌지 않기를 바라는 이중성  그것이 그녀의 단편을 통해 보인다,

감정적이지 않고 매말라보이는 문체가 그래서 더 쿡쿡 찔러대기도 했던거 같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 아픈 말을 뱉아내는 얄밉게 똘똘한 친구처럼 불편했던 거같다,

그럼에도 감정적이지 않아서 너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하는 게 아니어서 좋았다, 나는

솔직히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알지 못하면서 가졌던 편견을 깨기에 그리고 꽤 괜찮은 단편들을  알게 된 것으로 충분히 좋은 독서였다,

 

어쩌면 내가 악랄한 구석이 있어서 누군가에게 생기는 미세한 균열을 엿보고 좋아하는  변태적 성향이 있어서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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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정보없이 아이와 이름이 같은 작가라 읽게 된 책이다,

표지 그림이나 속의 삽화도 마음에 들었다,

아이가 슥슥 그린 것같으면서도 꽤나 세밀하게 잘 그린  친근한 그림체가 내용과도 잘 어울렸다,

엄마의 미국연수때문에 6개월간 외가에 지내게 된 린아는 변화된 모든 환경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낯선 사투리도 그렇고 꽤재재하고  억세보이는 아이들 낯선 풍경 모든 것에서 린아는 이방인이었고 어짜피 정해진 기간동안의 생활이라 굳이 이 속에 스며들 의지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다,

전학 온 첫날  자기에게 적대감을 보이는 사월이도 싫고 다정하게 대해주면서 자꾸 자기 바운더리를 넘어오는 유하도 싫었다,

서울로 돌아갈 날만 기다리던 린아에게 어느날 밤에 유하가 줄게 있다는 전화가 걸려온다,

그것이 무엇인지 알기도 전에  사고로 유하가 죽어버렸다,

미처 친해지지도 못한 친구의 죽음앞에 린아는 울 수가 없었다,

그리고 우연찮게 발견한 유하의 비눗방울을 불면서 다시 유하를 만난 린아

그리고 그 비밀을 나누게 된 사월이와 지호와 함께 유하의 목걸이를 찾는 모험을 시작한다,

낯선 성황당앞, 돼지 우리 , 학교 운동장 숲길까지 내켜하지 않으면서 서로 으르렁거리면서 함께 다니는 세 아이는 어느 새 친구가 되었고 함께 땀흘리고 의지 하면서  서로에게 의미가 되어갔다,

서울에서 온 린아는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건 낯선 환경에 던져진 아이의 자기 방어라고 생각했었는데  린아에게도 아직 풀어내지 못한 아픔이 있었다, 아빠가 죽었고 그걸 미처 애도하지 못한 채 속에 보따리로 묶어서 치워버렸다,

그때도 흘리지 못한 눈물을 미처 알지 못한 유하가 죽었다고 흘러내리지 못한 건 당연했다,

슬픔이라는 것이 린아에게는 봉인된 감정이었다,

그저 그 감정을 모른 채 그저 화를 내고 늘 불만이었다,

그리고 그 불만이 주위 환경탓으로 친구들 탓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목걸이를 찾는다는 이유로 함께 다니지만 사월이와 린아는 서로 다르다는 것만 절실하게 느낀다,

키가 다르고 피부색도 다르고 가족상황이나 형제 관계도 다르다,

서로 어울릴 수 없는 두 아이는 산속에서 구덩이에 빠지면서 체온을 나누고 마음을 함께 나눈다,

별 말을 한 것도 아니고 속내를 보인것도 아니지만 함께 끌어안고 오돌오돌 떨면서 서로에게 의미가 되어주었다,

자기들도 모르는 사이에.....

목걸이를 찾는 방학동안 그들은 친구가 생겼고 누군가 다른 사람을 공감할 수 있게 되었고

서로에게 여린 힘을 보태줄 수 있었다,

작가는 아이들의 회복탄력성을 믿고 있는 것 같다,

여리고 보잘것 없는 힘들이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구원해준다,

유하는 소에게 쫓기는 린아를 구하고 사월이는 철봉에서 떨어지는 린아를 구하고 린아는 떨고 있는 사월이를 안아주고 이 뒤에는 배경처럼 든든하게 지호가 버티고 서 있었다,

이제 헤어지는 날 비로소 린아는 눈물을 흘린다,

슬퍼서가 아니라 부쩍 커버린 자신에 대한 대견함의 눈물이 아닐까

이별이 이별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고 사람사이의 정을 나눈다는 것 마음껏 슬퍼하는 감정을 알았다는 것이 눈물로 나타난다,

등장인물들이 아이다워서 좋았다,

영악하지 않고 순수했다,

위악을 떨고 미워하고 이해하지 않으려는 그 모습이 오히려 아이다웠다,

마음껏 감정을 드러내고 어른 흉내를 내지 않고 미워하는 상대를 극렬히 미워하고 좋아지면 그대로 표현해버리는 아이들이 너무 이뻤다,

린아도 사월이도 지호도 그리고 짧게 왔다 가버린 유하도

 

 

 

 

이 만화에서는 너무 눈물울 많이 흘리는 소녀가 등장한다,

언제든 원하는 때에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소녀

그는 아무 부러울것없는 부모와 환경을 가지고 있지만 단 하나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

언제든 눈물을 흘릴 수 있지만 그건 그저 눈에서 흐르는 물이다,

눈물때문에 감정이 풍부하고 정서적인 아이라고 사람들은 믿지만 정작 아이사와는 어떤 감정도 없다, 그리고 그 아이사와 뒤에는 따뜻하지만 불안한 아빠와 다정하지만 매마르고 소통을 두려워하는 엄마가 있다,

아빠의 바람이 엄마를 불행하게 한다고 믿는 아이사와는 새를 죽이려고 한다,

그리고 그 이유로 시골로 보내진다,

린아처럼 아이사와도 낯선 환경에 떨어졌고 절대 그곳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고 동화되지 않을 거라고 다짐한다,

낯선 사투리와 자기만의 공간을 가지지 않은 경계없는 사람들을 경멸하면서 누구에게도 마음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 주변 할머니와 친척들 그리고 어린 꼬마 학교에서 그녀를 싫어하던 친구까지 아무런 경계없이 그녀의 공간으로 불쑥불쑥 들어온다,

어처구니 없이 소문난 교복을 바꾸지 않은 이유로 불쌍하고 보호해야할 소녀가 되고 말없고 도도한 표정이 어떤 꼬마에게는 매혹적이고 좋아하는 누나의 모습으로 비친다,

누구도 그녀에게 뭐라고 하지 않는다,. 그냥 그러려니.. 하는 무심함도 있다,

어떨 때는 터무니 없이 무심하고 어떨 때는 터무니없이 훅 들어오는 사람들때문에 아이사와는 너무 힘들지만 절대 엄마에게 먼저 돌아가겠다고 말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면서 여기엔 오래 머물 생각이 없으니 교복조차 바꾸지 않는다, 그 교복은 아이사와 자신이고  여기에 동화되지 않겠다는 고집이다,

그러나 아이사와 역시 린아처럼 스르르 무장해제된다,

아픈 꼬마는 너무나 사랑스럽게 누나를 따르고 사람들은 그녀의 마음을 오해한채로 잘 챙겨준다, 바람이 아니라 햇살이 나그네의 옷을 벗기듯이 그녀의 마음을 무심한 따뜻함이 채워준다,

이제 아이사와는 마움대로 눈물을 흘리는 능력을 잃었다,

그런데 대신 마음속에 갖가지 감정들이 자라기 시작했다,

낯설고 두려운 것들이 훅훅 들어왔지만 아이사와는 가만히 그것들을 지켜보리로 한다,

아직은 쿨하고 시니컬한 태도를 버리고 싶지 않지만 작은 변화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린아는 변하고 아이사와도 변할 것이다,

그것을 성장이라고 불러야 하는 지는 모르겠다,

또 언젠가 넘어지고 다치고 마음을 닫을 일이 생길것이고 그리고 또다시 열어야 한다는 걸 알게 될 일들이  반복될 것이다,

모든 것이 한순간에 훅 하고 바뀌거나 좋아지지는 않는다,

지루한 일상에서 반복되고 계속되어지면서 어느날 돌아보면 한뺨 커져있고 깊어질 것이다,

아이들은 자란다고 믿는다, 믿는 만큼 자란다고 누군가 말한 것처럼

 

린아 엄마도 잘 해쳐나갈 것이다,

그런데 아이사와의 엄마는 불안하다,

자기를 꽁꽁 싸매고 누구에게도 상처 주지도 받지도 않겟다는 그 철벽같은 마음이 자꾸 걸린다

남편의 바람에 화를 내지도 않고 쿨하게 인정하면서  상대를 더 외롭게 만들거나

엣 남자를 이용하면서 더 쓸쓸해지는 걸 내버려두는 것

아이사와의 변화가 그녀에게도 작은 햇살이 되면 좋겠다,

 

의외로 나를 비롯한 사람들은 자기 감정을 잘 모른다,

내가 화가 난 이유가 불안인지 인젇받고 싶은 욕구인지 슬픔인지를 모른다

그냥 화가 났다고만 한다,

화를 낸다고만 한다,

그리고 알아주길 바란다 나 역시

내 화 뒤에 숨은것들을 나도 모르면서 타인이 알아주길 바란다,

내 눈물이 너무 두려워서 수도꼭지 잠그듯이 그렇게 꼭꼭 돌려서 한방울도 흐르지 않은 상태를 만들어 놓고 안도한다, 슬픔따위는 절대 접근 불가

그래서 마음은 자꾸 메마르고 흙바람이 분다,

내가 내 감정을 읽지 못하니 타인의 마음을 읽을 수도 없다,

그저 남의 감정은 불편하고 피하고 싶다,

내 아이에게도 그렇게 된다, 아이가 징징거리는 것이 짜증나고 말잘 듣기만을 바란다

어른처럼 세련되게 감정을 숨기기를 바라고 있었다,

예전엔 말이 많고 자기 마음을 시끄럽게 떠벌리는 사람들이 불편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들의 솔직함이 부러워졌다,

여전히 불편하고 정신이 멍해지는 건 있지만 그렇게 자기를 솔직하게 드러내고 말하고 소리치는 사람들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나도 아이사와의 엄마도 그렇게 시끄러운 사람은 되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뭔가 소리를 내고 입밖으로 뱉는 걸 연습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소통은 나를 드러내는 것에서 시작한다

내 감정을 아는 것부터 시작이다,

울지 않는 소녀. 마움대로 울 수 있는 소녀들이 내 마음에 노크한다,

이렇게 햇살 좋은 날 꽁꽁 싸매둔 감정을 잘 펴서 말려보라고

보송보송해진 감정을 가만히 들여다 보라고..

아이때문에 읽었다가 내가 감동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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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잘 지내는 연습 - 빅터 프랭클에게 배우는 나를 지켜 내는 법
김영아 지음 / 라이스메이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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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열두해 인생에서 가장 밑바닥을 치고 있는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게 없었다.
누군가는 생과사를 오가는 문제도 아니고 사지가 찢겨지는 아픔도 아니고 가족을 잃은 것도 아닌데 호들갑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 또래에서 부모보다 더 중요한 친구 관계의 불안은 아이 인생 최고의 위기다.
개인적인 일이라 소상히 쓰진 못하겠다만
내가 억울하고 아픈만큼 나도 누군가에게 화가나고 속상해서 고의적으로 저지른 잘못도 있다는죄책감이 자기가 따돌림을 받는다는 것보다 더 크게 오는 고통이었다.

 바늘 끝처럼 예민하고 까다로운 성정에 내게 있는 잘못이 내가 당한 억울함 보다 더 크게 느껴지고 있다는 걸 알아서 뭐라고 하기도 힘들었다,

계속 미안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억울함도 점점 커지고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느냐는 마음 너희들도 같이 되받아치지 않았느냐는 마음이 뒤엉키면서 아이는 몹시 힘들어 했고 극단까지 생각하기도 했다,
그저 이 또한 지나가는 성장통이길 성숙해지는 거름이 되길 바랄 뿐 나서서 해결해 줄 수가 없었다 .
이번에 많이 배우길 바랄 뿐이었다,

누군가 타인의 마음을 공감해주는 법 내 마음을 세련되게 표현하는 법

내 감정에 대해 잘 콘트롤 하는 법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사회에서 처세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타인의 눈에 비치는 내 모습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도 알아가기를 바랬다,

부모의 마음과 속물스런 마음이 늘 교차했다,


전에는 이런 책을 읽으면 그저 남의 이야기였다,

아 이렇게 아픈 사람도 있었구나 이렇게 극복하고 노력했구나 하는 걸 머리로 알았다면

이번 책읽기에서는 그게 마음으로 콕콕 와서 박히기 시작했다,

누군가의 극복방법을 내가 배울게 없을까 가져올게 없을까 싶었다,

 

빅터 프랭클이 창안한 로고테라피의 중심 내용을 압축한다면 다음과 같다,. 첫째 어떤 조건에서든 우리의 삶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둘째 사람은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의미있는 선택을 한다. 셋째 사람은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며 그 성취를 통해 행복이 온다,

 

최악의 상황인 수용소에서도 의미와 희망을 발견한 빅터 프랭클을 아이는 아직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도 결국 내 안에 자원이 있고 그것이 나를 일으키는 힘이 되는 것이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나도 있고 내가 싫어하는 나도 있다,

자랑스러운 나 , 부끄러운 나,  불안한 나,  만족스러운 나, 나도 몰랐던 나, 남들에게만 보여지는 나의 모습을 어느 것하나 외면하지 않고 그 모든 것이 나라는 것을

그리고 그런 "나"는 참 소중하고 의미있다는 걸 알았으면 하는 욕심에

아이 방에 책을 놓아주였다,


다 이해하지 못 할거고 할필요도 없지만
스스로를 믿을것
예쁜 나 미운 나 후회하는 나 자랑스러운 나 불안한 나
편안한 나 죄스러운 나 당당한 나 그 모두가 나자신이라고 믿었으면 좋겠다.

지금의 실수가 그리고 상처가 후회도 좋은 사람이 되는 바탕으로 여기면 좋겠다고

많이 욕심을 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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