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 (2015년판) - 김영하와 함께하는 여섯 날의 문학 탐사 김영하 산문 삼부작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소설을 읽는다는 것

이야기를 읽는다는 것

남의 이야기를 보고 듣고 아는 것

남의 삶을 바라보는 것 혹은 훔쳐보는 것

어떤 효용성도 없고 실용적인 이득  교환가치가 없는 것이다,

내가 책에서 얻는 감정이나 생각은 다른 사람들과 다를 수 있고 작가의 의도와도 다를 수 있다, 같은 책을 읽으면서 누구나 저마다의 책을 읽고있다

어쩌면 읽는다는 것은 의미를 찾을 수 없고 무가치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읽는다는 것은 바로 그 지점 무가치하다는 것에서 시작된다,

어떤 가치나 이득을 따지지 않고 남의 삶을 바라보고 이해하게 되는 것 타자를 이해하면서 나를 돌아보게 되는 것

나는 한없이 약하기도 하고 악하기도 하고 귀하기도 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된다,

책.. 그 중에서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결국 타인을 통해 나를 바라보는 일이다,

부끄러워지고 무모해지고 깊어지고 절망하고 행복해지는 것

소설속의 어떤 인물도 이해되지 않은 인물이 없게 되면서 나의 모든 면을 이해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자꾸자꾸 책을 보게 된다,

이야기속에서 나만큼 아픈 사람을 발견하거나 나만큼 힘든 사람 나만큼 가진 것이 없는 사람 나만큼 위선적이고 악랄한 사람을 보면서 나만 그렇게 아니라는  조금은 치사한 안도를 하기도 하고 나를 부끄러워하기도 하면서 나를 알아가는 것이다,

사람들은 가끔 소설 나부랑이라고 하기도 한다.

삶에 없어도 그만인 이야기들 누군가 나 아닌 타인의 삶을 적어놓은 그 이야기들을 심심풀이라고 여기고 시간낭비라고 여기기도 하지만

그 이야기들은 힘이 있다,

적어도 시간을 견디고 사람을 견디면서 조금씩 삶을 버티게 하는 힘이 있다,

많이 읽는다고 좋은 건 아니겠지만

읽는다는 일은 여전히 매혹적이다,

 

여기서 한가지

나를 알게되는 지점에서 내가 변하는 지점은 한없이 멀 수도 있다는 것

머리에서 가슴까지는 생각보다 가깝기도 하지만 머리에서 가슴 그곳에서 발까지는 닿을 수 없는 거리일 수도 있다,

어쩌면 아직 내가 나를 잘 몰라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김영하는 글만큼 말도 참 잘 하는구나를 알게 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