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고전읽는 책모임을 시작했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데 책이 매개가 된다는 건 썩 괜찮은 선택이다.

마침 이번 주제도 고전에 대한 것이라 더 만족스럽다.

 

함께 읽기로 한 격몽요결을 먼저 읽어본다.

나의 무식이 하늘을 찔러서 이것이 이이 선생의 것이라는 것도 몰랐다.

그저 서당에서 어린 아이들이 배우는 것 정도만 알았지 내용은 알지 못했다.

공부의 한 방편으로 내가 읽은 부분을 정리해본다.

 

선조 10년 1577년 쓴  책

격몽이란 몽매한 자들을 교육한다는 것이고

요걸이란 그 중요한 비결이란 뜻으로

풀어보면 어리석은 자들을 교육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지침서 정도가 아닐까 싶다.

처음 무언가를 배우는 사람에게 방향을 제시하려는 책이다.

 

1. 입지장 (立志章)

 처음 학문을 하는 사람은 반드시 맨 먼저 뜻부터 세워야 한다.

사람의 성품이란  본디 착해서 차이가 없다. 그러나 어찌 성인은 성인이 되고 나는 혼자서 성인이 되지 못하는가.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뜻이 제대로 서지 못하고 아는 것이 분명치 못하고 또 행실이 착실하지 못하기때문이다. 그러나 이 뜻을 세우고 아는 것을 분명하게 하고 행실을 착실하게 하는 ㅁ일들은 모두 나 자신에 잇는 것이니 어찌 이것을 다른 이에게 구하겠는가.

사람이 타고난 다른 것은 바꾸지 못하지만 한가지 변할 수 있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마음과 뜻이다. 이 마음과 뜻은 어리석은 것을 바꾸어 지혜롭게 할 수가 있고 못생긴것을 바꾸어서 어진 사람으로 바꿀 수 있다. 사람의 마음이란 그 비어있고 차있고 한것이 본래 타고난 것에 구애되지 않기때문이다. 그러므로 뜻을 세우는 것이 가장 귀하다고 말하는 것응ㄴ 내가 이 뜻을 가지고 부지런히 공부하면서도 오히려 내가 따라가지 못할까 두려워아여 조금도 뒤로 물러나지 말라는 것이다.

 

(고로 무엇보다 내가 먼저 뜻을 세우고 의지를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것인가 하는 고민이나 의심도 하지말고 일단 우직하게 시작하고 밀고 나가라 사람은 자기가 노력하기에 따라 스스로 성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믿으라)

 

2.혁구습장 (革舊習章)

사람이 비록 학문에 뜻을 두었다고 해도 용맹스럽게 앞으로 나아가고 전진해서 무슨 일을 이루지 못하면 옛날의 습관이 그 뜻을 막아 흐려버리고 만다.

엣날 묵은 습관을 버려라

(일단 뜻을 세웠으면 내가 가진 나쁜 습관을 스스로 고쳐야 한다. 게으르거나 남탓하는 것 그리고 미루는 것등등 내가 가진 습관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3. 지신장(持身章)

학문을 하는 자는 반드시 자기 마음을 정성껏 가지고 올바른 도를 행해서 나아가야한다.

그리고 세속의 자질구레한 잡된 일을 가지고 자기의 뜻을 어지럽혀서는 안된다.

언제나 아침 일찍 일어나고 밤에는 일찍 자야한다. 옷과 갓은 반드시 단정하게 하고 얼굴빛은 반드시 엄숙하게 가져야 한다. 손을 마주잡고 반듯이 앉아 있을 것이며 걸음걸이는 꼿꼿해야 한다. 말하는 것은 언제나 신중히 하고 한 번 움직이고 한 번 쉬는 것이라도 언제나 경솔하게 해서는 안 되며 도 구차하게 아무렇게나 지나쳐버려서는 안된다.

 

자기몸을 이겨나가는 공부는 날마다 행동하는 일을 삼가는 것보다 더 소중한 것이 없다.

(뜻을 세웠으면 기본 행동들도 바르게 해야한다. 가장 기본적이고 일상적인 것이라 잊기 쉽고  헤이해 지기 쉬운 것일수록 더욱 신경을 써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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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비판하고 공격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정작 무엇을 해야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공감하는 무언가를 내어놓는 일은 어렵다.

이번 선거에서 분명히 현 정권을심판해야한다는 정서는 높았는데 그게 전부였다.

마침 집이 역전에 있어서 늘 후보들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만약 나를 뽑아주신다면 이렇게 저렇게 하겠다.

그런 공약들을 보면서 과연 이게 지켜질 수 있다고 스스로도 믿고 있을까 싶게 냉소적으로 바라보기도 했고 2번이후의 후보들은 안될줄 뻔히 알면서 저렇게 나오는 이유가 궁금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는 야당의 목소리는 한결같았다.

이러저러한 현 정부의 잘못이 있으니 우리가 이번 기회에 심판해야한다. 뒤집어여 한다. 우리의 힘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런데

그렇게 뒤집고 심판하고 힘을 보여주고 나서 그 다음은?

그 다음이 없다.

그렇게 우리가 되면 무엇을 하겠다는 말이 없다. 아니 없지는 않았지만 늘 상대의 약점을 잡고 잘못을 지적하고 공격하고 그리고 그다음은 스리슬쩍 넘어간다.

그 다음이 궁금한데 정작 그 다음이 없다.

대안이 없는 공격은 초등학생들도 다 하는 것이고

아이들에게 토론을 가르칠때 상대를 공격하기보다 상대의 의견에 대한 나의 대안을 생각을 내 보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데

이 사람들은 논술세대가 아니라서 그걸 모르는 걸까

 

하긴 이 사람들만 아니다.

집에서 나도 마찬가지다. 부부싸움을 하면서 상대의 단점이 모자라는 점이 너무나 잘 보인다.

이러저러해서 집안에 신경도 쓰지 않고 아이들에게 무관심하고 어쩌고 저쩌고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내가 너의 이러한 잘못을 다 알고 있으니 너는 알아서 잘 해야한다?

입장을 바꿔 내가 뭔가를 잘못했는데 상대가 나의 그 잘못한 점들만 마구마구 공격하고 비판하고 이다음에 알아서 잘해라 지켜보겠다고 하면 헐~

정말 시셋말로 헐~ 뿐이다.

어쩌라고 내가 잘못한걸 안다고 해도 그걸 공격당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없고 도리어 내가 잘하려고 했는데 결과가 잘못되었으니 나더러 어쩌란 말이냐 라고 되려 내가 역공당할수도 있다.

뭔가 앞으로의 계획이나 대안이 없는 공격은 그래서 허무하고 입만 아프다.

뭔가 마구 상대방에게 쏟아 부었는데도 내 속이 허하고 하나도 진전된것이 없다.

지난 나의 싸움이 그렇고 지난 선거가 그랬던거같다.

 

대안을 내놓는다는 건 쉽지 않다. 내가 이걸 지킬수 있을까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있어야 하고 내가 먼저 나서야 한다는 의지도 있어야 하고

그것이 빠진채 무조건 상대방의 잘못만 내 눈앞에 가득해서 그것만 공격고 화를 내고 퍼붓는것 그건 절대 이기지 못한다. 설령 이겼다 하라도 나 스스로에게는 진게 아닐까

스스로가 부끄러워질 뿐이다.

 

싸움에서 이기려면 한 발 물러서서 나를 먼저 돌아보고 내가 가진 장점과 할 수 있는 것을 파악하고 상대의 단점과 문제점을 인지한다음 그 허술한 면을 내가 어떻게 매꾸어 줄수 있는지를 생각해야한다. 그리고 공격하되 그 공격을 뒷받침할 근거와 나름의 해결책도 제시해야한다.

그것이 상대가 받아주든 무시하던 나는 준비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를 잡고 내 논리를 내 생각을 흥분하지 말고 말하기

무엇보다도

진보적이진 못할지라도 진부해지지는 말자

 

선거판에서든 부부싸움에서든 이게 가장 중요할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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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차일드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3-1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3
존 하트 지음, 박산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책을 읽는내내 마음이 무겁다.

이야기가 무거워서 일까 아니면 글을 써내려가는 필체가 무거운 이야기임에도 너무나 담담해서 그게 더 무겁게 느껴졌던 걸까.. 모르겠다

조금씩 나누어 읽으면서 책장을 덮을때마다 오래 달려왔다는 느낌이 들면서 무척 피곤했다.

책에 몰두하면서 내가 조니가 되어보고 헌트가 되어보고 잭이 되어보면서 너무 힘들다.

이제 쓰러저 잠들면 좋겠는데 그게 더 힘들어진다.

자꾸 다음장을 봐야하고 모질게 마음을 먹고 책을 덮어도 계속 피곤하고 마음이 무겁다.

다 읽고 괜히 눈물이 나고 서글펐다. 나이탓인가?

아주 흥미롭거나 재미있게 긴박함이 흐르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재미없다는 건 아니지만 무엇보다 더 흥미진진하다.. 그런건 아니다

그런데 중간에 끊기는 몹시 힘들었다,.

조니가 짊어지고 가는 생의 무게가 내게 전달되는 거 같아서였는지도 모르겠다.

 

믿음직한 아버지 아름다운 엄마 그리고 자기와 똑같이 닮았던 아름다운 쌍둥이 여동생

비극은 어느날 쌍둥이 여동생이 실종되면서 시작된다.

가족은 무너지고 아버지는 가출을 하고 어머니는 버티다 약물과 알콜로 무너진다.

그리고 소년이 남았다

여동생만 돌아온다면 내가 그 아이만 찾아낸다면 가족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

지금 나만이 가족을 다시 예전으로 만들 수 있다.

아이는 영악하게 때로는 본능적인 순진함으로 사건을 파고든다.

죽을 고비를 넘기고 메스컴에 노출되고 여러가지 사건을 휩싸이고 그러면서 뜻밖의 결말이 나온다.

사건은 모두 해결되었다. 조니는 다시 행복해졌을까

이젠 아빠도 여동생도 없는 둘 만의 가족으로 다시 행복해졌을까

 

어떤 일을 겪으면서 사람들은 두가지 반응을 보인다.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워서 그것을 그냥 덮고 지워버리려는 사람과 피를 철철 흘리면서 그 고통을 똑바로 응시하고 대면하는 사람이 있다.

지금 어떤것이 더 옳은거라고 하긴 힘들다.

어쩌면 그렇게 덮고 지워버리면서 살아갈 필요가 있는 사람도 있고 차라리 정면으로 응시하고 고통을 견디는 것이 필요한 사람도 있으니까

내가 기억에서 지워도 옛흔적은 내 몸이 기억하고 내 습관이 기억해서 언젠가 나도 모르게 드러날 수도 있다. 덮어버리는 것은 그 고통으로부터 도망치는 것이뿐이라 해결책은 될 수 없다

고통을 응시하는 것..그것을 바라보고 응시하고 견디는 건 해결책이 될까. 그 과정의 고통은 어쩌고... 조니는 현실을 외면하면서 그 현실을 바라본다

실종된지 1년 아무런 단서도 남기지 않은 동생이 사라져버렸다는 것.. 그러나 그 동생이 아직 살아있을거라고 그리고 그래야만 한다고 믿고 있다. 현실적인 문제들을 그냥 덮어버렸다.

그러나 그렇게 마냥 기다리지만은 않는다. 경찰의 눈을 피해서 마을 돌아다니고 혐의자들을 관찰하면서 동생을 찾아다닌다.

그렇게 외면하고 응시하면서 조니의 소원은 하나다. 다시 가족이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

엄마가 더이상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 악마같은 홀웨이가 죽어버리고 다시 편안한 일상을 찾는것

 

사건은 조니가 범인을 찾고 범인이 죽으면서 해결되는가 싶더니 엉뚱한 곳으로 튀어서 반전을 만들어낸다.동생의 실종은 ... 죽음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었다.

조니가 동생을 찾아다니며 겪은 여러가지 모험과 죽음에 대한 곹포따위는 그 현실에 비해 아무것도 아닐것이다. 내 몸에 가해지는 물리적인 폭력과 위험들이 주는 두려움보다 어쩌면 내 곁에 가장 믿었던 누군가에게 당하는 배신감이 더 큰 고통을 주고 좌절을 준다.

조니는 언론이 만든 영웅도 되었다가 정신 이상자도 되었다가 사건을 해결하는 수사관도 되지만 결국 13살의 여리고 상처받기 쉬운 소년일뿐이었다. 동생을 찾아나서면서 보고 알게된 세상의 악들이 결코 나와 다른 존재가 아니라는 것 어쩌면 그렇게 들어나는 악인들 대신 내 옆에서 나와 닮은 선량하고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의 우발적이고 이기적인 악행에 더 상심하고 상처 받았는지 모르겠다.

잭도 결국 13살 소년일 뿐이었다. 마음속에 자리잡은 죄의식이 모든 것들이 그의죄를 묻는 것처럼 느껴지는 건 당연하다. 차라리 조니처럼 폭력을 당하고 공포와 맞서는 것이 더 낫다. 내 속에 뱀처럼 또아리를 튼 뱀같은 죄의식은 더 나를 공포로 몰아넣고 두려움에 떨게했다. 단순한 까마귀  레위의 중얼거림이 그렇게 자신을 가르키는 것 처럼 들리는 건 그가 아직도 13살 소년이기 때문이다.

조니는 가족이 망가져서 고통을 받지만 그래도 가족으로 인해 위안받은 기억이 있었고 그 가족에 대한 희망이 있지만 잭은 가족에게 어떤 기대도 희망도 가질 수 없었다.

조니는 여러가지 일을 겪고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하나의 희망이 있어 모든 것을 견뎠지만 잭은 술을 마시고 욕을 하고 학교를 빠지면서 반항을 해도 어디에 기댈데가 없었다. 종교에 빠진 엄마 형만 편애하는 아빠 그리고 불구의 몸까지.. 강한척 하지만 한없이 여린 아이가 바로 잭이다.

 

책을 덮으면서 나는 그 두 소년이 여전히 서로의 친구이기를 ... 바란다.

누군가는 상처를 입었고 누군가는 상처를 주었지만 시간이 흐르면 그 상처들은 그저 딱지가 앚게 되고 작은 흔적만 남길것이다. ;순간이나마 조니의 외면도 이해가 가고 끝없이 편지를 보내는 책도 이해가 된다. 어떤것으로도  용서가 안되고 어떤 것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는 관계가 다시 허물없는 친구가 되기엔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 언젠가 다시 두 아이가 함께 어울리고 키득거리고 손잡고 갈 날을 생각해본다.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들에게 가장 믿는 구석이 되는 건 (어쩌면 어른도 마찬가지고) 가족이고 집이다. 거기서 희망을 가지면 어디서든 용감할 수 있고 무엇이든 정면으로 응시할 수 있다.

술과 약으로 허물어진 캐서린이 다시 설 수 있는 것도 아이에게 힘이 되기위해서이고 헌트가 현실을 똑바로 보고 옳은 결정을 하는 것도 아들을 위해서였다.

어떤 허물이 있든 그것을 이겨내고 함꼐 견딜 수 있는 힘은 상투적이지만 결국 가족이다.

레위조차 자기의 어머니 아기를 위해 (결국 그것이 두 소년을 위한 것이기도 했지만) 죽지도 못하고 먼 길을 오게 했다.

읽는 내내 긴장하고 피로했지만 결론은 상투적으로 된다, 그러나 그건 언제나 해답이고 진부하지만 빛나는 진실이다.

가족이 희망이고 가족이 가장 큰 고통이다.

어떤 길을 택할지는 모든게 각자에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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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3월에 눈이 오는 건 일상이 되었나보다.

예전 대학에 갓 들어갔을때 모든 것이 낯설었었다. 집에서 나와서 낯설고 크기만한 서울에서 살아가는게 조금 두렵고 슬프기도하고 힘들었던 그때

3월 내 생일날 눈이 왔다.

낯선 곳 형제말고는 아무도 모르는 내 생일에 내리는 눈을 맞으면서

이게 내 생일을 축하하는 눈인지 아니면 내 마음을 더 스산하게 만드는 눈인지 알 수 없었다.

워낙에 눈이 귀한 지방에서 와서 눈이 낯설어서일까 그 눈이 그다지 반갑지 않았다

3월에 눈이라니.. 이런 황당한 일이 있나

그다지 춥지는 않았던 기억이 난다

그날 눈이 얼마나 왔는지 그래도 서울 와서 첫 생일인데 뭘 했는지 잊어버렸다

하지만 그때 느낀 스산함  어찌 할 수 없는 당혹감은 아직 기억난다

 

그리고 그후 이제 3월에 눈이 내리는 것은 당연시 되었다.

지구 온난화로 여러가지 환경문제로 여름과 겨울만 길어지고 봄과 가을이  찰라에 불과한 지금

3월은 이제 겨울이 되었다.

새학기가 시작되고 입춘도 시작되었지만 여전히 춥고 코트를 벗을 수도 없다.그리고 3월에 내리는 눈도 그냥 겨울의 연장일 뿐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젠 3월에 그것도 말에 눈이 와도 그러려니 싶다

그리고 오늘

이젠 4월인데.. 그래도 4월이면 북쪽이라도 꽃망울이 피고 왠지 겨울코트는 어색할 시기인데

눈이 온다.

진눈깨비처럼 내리는 눈이지만 눈이다

게다가 바람도 매섭다.

이런 미친 눈이 있나

몇년전 3월의 눈을 보면서 눈이 미쳤구나 싶었던 생각이 불쑥 .......갑자기 든다

이런 미친 눈이 있나...

마음이 스산하다

우연인지 지금도 도서관 큰 창에서 흩날리는 눈을 보면서 마음이 막막하고 당혹스럽다.

눈은 눈인데

이것이 1월 2월도 아니고 이제 3월도 지난 지금 내리는 걸 보니

과연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나 싶은 생각까지 든다

나중에 또 20년이 흘러가면 4월의 눈도 그냥그렇게 받아들여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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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내가 죽은 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영미 옮김 / 창해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독특한 형태의 추리소설

약간 호러물같기도 하고 연애담 같기도 하고 성장담같기도 한 추리소설

닫힌 공간에 딱 두명이 등장하지만 긴박함은 극에 달한다

히가시노 게이노의 다른 작품에 비해 무게가 덜하다는 평도 있지만  내가 보기엔 그 밀도가 이만큼 치밀했던 건 없지 싶다

이야기는 단순하다

나는 예전에 헤어진 여자친구의 전화를 받는다.

그녀는 잃어버린 자신의 기억을 찾아서 어디론가 가야하는데 따라가 달라고 하는 부탁을 한다

그렇게 길을 나서고 둘은 외딴곳에 있는 집을 찾아가게 되고 그 곳에 남겨진 단서를 보면서 여자의 과거를 추리하고 그 집에 대해 추리하기 시작한다

정말 악몽같은 기억은 그렇게 잊혀져버릴 수도 있는 걸까

강한 충격 공포이 기억을 지워버리기도 한다는데

그렇게 기억을 잃고 사는 건 행복할까

사야키는 행복하질 못했다. 늘 어딘가 불안하고 떠도는 기분이었고 진짜가 아닌 삶을 사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그러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태어나고 그 아이를 바라보면서 엄마자격이 없음을 느끼고 과거 자신이 알지못하는 기억 어딘가에 무슨 문제가 있으리라는 걸 느낀다.

강한 충격도 피가 흐르는 시체도 나오지 않지만 이야기는 내내 사람을 몰아가는 기분이었다

유스케의 비밀을 풀어가면서 이제 이야기가 끝이나려나 싶더니 반전이 나온다

두 사람이 막힌 공간에서 밀도있게 풀어나가는 이야기가 모두 드러나면서

서글픔이 밀려왔다.

뭐랄까 추리물을 읽었다기 보다 어떤 불행한 여인의 과거를 들여다 본 기분이고 두 사람 연애의 후일담을 보는 기분이 더 드는 건 무엇때문일까

자신의 과거를 돌아본 사아카는 행복해졌을까

그건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자신에 대한 알 수 없는 불안감은 가시지 않았을까

기억을 봉인해버리면 일시적으로 안정감을 느낄지는 모른다. 그러나 그 무서운  괴로운 기억을 정면으로 대면할때 더 강해질 수 있지 않을까...

주인공의 건투를 빌며..

나의 봉인된 기억은 무엇이 있을까 나는 무엇을 대면하길 두려워하는 걸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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