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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내가 죽은 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영미 옮김 / 창해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독특한 형태의 추리소설
약간 호러물같기도 하고 연애담 같기도 하고 성장담같기도 한 추리소설
닫힌 공간에 딱 두명이 등장하지만 긴박함은 극에 달한다
히가시노 게이노의 다른 작품에 비해 무게가 덜하다는 평도 있지만 내가 보기엔 그 밀도가 이만큼 치밀했던 건 없지 싶다
이야기는 단순하다
나는 예전에 헤어진 여자친구의 전화를 받는다.
그녀는 잃어버린 자신의 기억을 찾아서 어디론가 가야하는데 따라가 달라고 하는 부탁을 한다
그렇게 길을 나서고 둘은 외딴곳에 있는 집을 찾아가게 되고 그 곳에 남겨진 단서를 보면서 여자의 과거를 추리하고 그 집에 대해 추리하기 시작한다
정말 악몽같은 기억은 그렇게 잊혀져버릴 수도 있는 걸까
강한 충격 공포이 기억을 지워버리기도 한다는데
그렇게 기억을 잃고 사는 건 행복할까
사야키는 행복하질 못했다. 늘 어딘가 불안하고 떠도는 기분이었고 진짜가 아닌 삶을 사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그러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태어나고 그 아이를 바라보면서 엄마자격이 없음을 느끼고 과거 자신이 알지못하는 기억 어딘가에 무슨 문제가 있으리라는 걸 느낀다.
강한 충격도 피가 흐르는 시체도 나오지 않지만 이야기는 내내 사람을 몰아가는 기분이었다
유스케의 비밀을 풀어가면서 이제 이야기가 끝이나려나 싶더니 반전이 나온다
두 사람이 막힌 공간에서 밀도있게 풀어나가는 이야기가 모두 드러나면서
서글픔이 밀려왔다.
뭐랄까 추리물을 읽었다기 보다 어떤 불행한 여인의 과거를 들여다 본 기분이고 두 사람 연애의 후일담을 보는 기분이 더 드는 건 무엇때문일까
자신의 과거를 돌아본 사아카는 행복해졌을까
그건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자신에 대한 알 수 없는 불안감은 가시지 않았을까
기억을 봉인해버리면 일시적으로 안정감을 느낄지는 모른다. 그러나 그 무서운 괴로운 기억을 정면으로 대면할때 더 강해질 수 있지 않을까...
주인공의 건투를 빌며..
나의 봉인된 기억은 무엇이 있을까 나는 무엇을 대면하길 두려워하는 걸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