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비판하고 공격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정작 무엇을 해야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공감하는 무언가를 내어놓는 일은 어렵다.

이번 선거에서 분명히 현 정권을심판해야한다는 정서는 높았는데 그게 전부였다.

마침 집이 역전에 있어서 늘 후보들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만약 나를 뽑아주신다면 이렇게 저렇게 하겠다.

그런 공약들을 보면서 과연 이게 지켜질 수 있다고 스스로도 믿고 있을까 싶게 냉소적으로 바라보기도 했고 2번이후의 후보들은 안될줄 뻔히 알면서 저렇게 나오는 이유가 궁금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는 야당의 목소리는 한결같았다.

이러저러한 현 정부의 잘못이 있으니 우리가 이번 기회에 심판해야한다. 뒤집어여 한다. 우리의 힘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런데

그렇게 뒤집고 심판하고 힘을 보여주고 나서 그 다음은?

그 다음이 없다.

그렇게 우리가 되면 무엇을 하겠다는 말이 없다. 아니 없지는 않았지만 늘 상대의 약점을 잡고 잘못을 지적하고 공격하고 그리고 그다음은 스리슬쩍 넘어간다.

그 다음이 궁금한데 정작 그 다음이 없다.

대안이 없는 공격은 초등학생들도 다 하는 것이고

아이들에게 토론을 가르칠때 상대를 공격하기보다 상대의 의견에 대한 나의 대안을 생각을 내 보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데

이 사람들은 논술세대가 아니라서 그걸 모르는 걸까

 

하긴 이 사람들만 아니다.

집에서 나도 마찬가지다. 부부싸움을 하면서 상대의 단점이 모자라는 점이 너무나 잘 보인다.

이러저러해서 집안에 신경도 쓰지 않고 아이들에게 무관심하고 어쩌고 저쩌고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내가 너의 이러한 잘못을 다 알고 있으니 너는 알아서 잘 해야한다?

입장을 바꿔 내가 뭔가를 잘못했는데 상대가 나의 그 잘못한 점들만 마구마구 공격하고 비판하고 이다음에 알아서 잘해라 지켜보겠다고 하면 헐~

정말 시셋말로 헐~ 뿐이다.

어쩌라고 내가 잘못한걸 안다고 해도 그걸 공격당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없고 도리어 내가 잘하려고 했는데 결과가 잘못되었으니 나더러 어쩌란 말이냐 라고 되려 내가 역공당할수도 있다.

뭔가 앞으로의 계획이나 대안이 없는 공격은 그래서 허무하고 입만 아프다.

뭔가 마구 상대방에게 쏟아 부었는데도 내 속이 허하고 하나도 진전된것이 없다.

지난 나의 싸움이 그렇고 지난 선거가 그랬던거같다.

 

대안을 내놓는다는 건 쉽지 않다. 내가 이걸 지킬수 있을까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있어야 하고 내가 먼저 나서야 한다는 의지도 있어야 하고

그것이 빠진채 무조건 상대방의 잘못만 내 눈앞에 가득해서 그것만 공격고 화를 내고 퍼붓는것 그건 절대 이기지 못한다. 설령 이겼다 하라도 나 스스로에게는 진게 아닐까

스스로가 부끄러워질 뿐이다.

 

싸움에서 이기려면 한 발 물러서서 나를 먼저 돌아보고 내가 가진 장점과 할 수 있는 것을 파악하고 상대의 단점과 문제점을 인지한다음 그 허술한 면을 내가 어떻게 매꾸어 줄수 있는지를 생각해야한다. 그리고 공격하되 그 공격을 뒷받침할 근거와 나름의 해결책도 제시해야한다.

그것이 상대가 받아주든 무시하던 나는 준비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를 잡고 내 논리를 내 생각을 흥분하지 말고 말하기

무엇보다도

진보적이진 못할지라도 진부해지지는 말자

 

선거판에서든 부부싸움에서든 이게 가장 중요할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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