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3월에 눈이 오는 건 일상이 되었나보다.

예전 대학에 갓 들어갔을때 모든 것이 낯설었었다. 집에서 나와서 낯설고 크기만한 서울에서 살아가는게 조금 두렵고 슬프기도하고 힘들었던 그때

3월 내 생일날 눈이 왔다.

낯선 곳 형제말고는 아무도 모르는 내 생일에 내리는 눈을 맞으면서

이게 내 생일을 축하하는 눈인지 아니면 내 마음을 더 스산하게 만드는 눈인지 알 수 없었다.

워낙에 눈이 귀한 지방에서 와서 눈이 낯설어서일까 그 눈이 그다지 반갑지 않았다

3월에 눈이라니.. 이런 황당한 일이 있나

그다지 춥지는 않았던 기억이 난다

그날 눈이 얼마나 왔는지 그래도 서울 와서 첫 생일인데 뭘 했는지 잊어버렸다

하지만 그때 느낀 스산함  어찌 할 수 없는 당혹감은 아직 기억난다

 

그리고 그후 이제 3월에 눈이 내리는 것은 당연시 되었다.

지구 온난화로 여러가지 환경문제로 여름과 겨울만 길어지고 봄과 가을이  찰라에 불과한 지금

3월은 이제 겨울이 되었다.

새학기가 시작되고 입춘도 시작되었지만 여전히 춥고 코트를 벗을 수도 없다.그리고 3월에 내리는 눈도 그냥 겨울의 연장일 뿐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젠 3월에 그것도 말에 눈이 와도 그러려니 싶다

그리고 오늘

이젠 4월인데.. 그래도 4월이면 북쪽이라도 꽃망울이 피고 왠지 겨울코트는 어색할 시기인데

눈이 온다.

진눈깨비처럼 내리는 눈이지만 눈이다

게다가 바람도 매섭다.

이런 미친 눈이 있나

몇년전 3월의 눈을 보면서 눈이 미쳤구나 싶었던 생각이 불쑥 .......갑자기 든다

이런 미친 눈이 있나...

마음이 스산하다

우연인지 지금도 도서관 큰 창에서 흩날리는 눈을 보면서 마음이 막막하고 당혹스럽다.

눈은 눈인데

이것이 1월 2월도 아니고 이제 3월도 지난 지금 내리는 걸 보니

과연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나 싶은 생각까지 든다

나중에 또 20년이 흘러가면 4월의 눈도 그냥그렇게 받아들여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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